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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영 Jan 16. 2024

상실 2


돌아오지 않기를 바라 기왕이면

다시는 아프지 말라고 


네가 떠나고

다들 한껏 아는 체하며 한마디씩 했어


네가 요즘 어땠는지


그렇다면,

그렇게 말했기 때문이라고


말을 삼키고


너는 늘 변함이 없었는데

애써 웃기를 그만두었을 뿐이라고


또 삼키고


매일 울 수는 없으니까

침묵


뭘 해도 그렇게 되니까

침묵


상실을 가사로 치환


노래를 부른다 


상실은


과거에 잠겨있는 것이 아니다

앞서 나가는 시간이라 해두자


잃어서 비어있는 것이 아니다

너로 채우는 과정이라 해두자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저렇게 많은데

고작 너를 품지 못해서


상실을 리듬으로 치환


뒤늦게 슬픔으로 채우는


못갖춘마디


네가 없어서 평생


나는 노래를 부를 거야 

도착할 때까지


잘 가, 라는 말을 이토록 오랫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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