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몰랐을까
그만두라고 할 걸 당신은
그래도 된다고 말해줄 걸
네가 그러지 못할 거라고
알고 있었으면서 나는
그 한마디를 못 해서
왜, 라고 묻기에는
이미 늦어버려서
선한 사람은
자기 몫을 남겨야 살 텐데
그러지를 못해서
섬세한 사람은
속삭이는 말에도 다칠만큼
너무나 마음이 여려서
참 다정해서
살기 힘든 세상이다
당신이 단단해서 좋다는
그런 말은 하지 말 걸
그게 자꾸만 너를
참고, 또 참게 만들었을 텐데
그 한마디를 더해서
왜, 그랬을까
당신도 어쩌면
그러기 싫었을 수도 있는데
내가 했던 말을
모으면
시린 바람이 될 거야
가진 게 없어서 당신은
저 멀리 갈 수 있었다고
자꾸만
망가지는 정신을
흐릿한 얼굴에게
미안하고 미안하다
흐르지도 못할
그런 말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