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아득히 멀어집니다
한때는 품에 안았던 문장이
아무것도 아니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글자를 넘어 조각조각 이질적으로요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가겠습니다
밑바닥에 닿을 때까지 계속 흘러가겠습니다
느리게 죽어가는 것들을 등에 업고서요
하늘을 보아도 대지를 사랑할 수 있습니다
땅에 닿아도 별을 품을 수 있는 것처럼요
점점 찾을 수 없는 조각이 늘어나더라도
저기 흙에 있을 겁니다
여기 잎사귀에도 있을 겁니다
눈부시게 아픈 시절에 나를 탓할 수 있게요
바다도 가끔 파도 때문에 벅찹니다
하지만 결코 넘치는 법이 없지요 그러니
우리는 만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