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4권의 책을 동시에 읽고 있다. 책도 궁합이 있다. 브랜딩을 잘하면 서로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현재 읽고 있는 책은
1. <죽음의 수용소에서>(빅터 프랭클, 청아출판사)
2. <운동회 신은 뇌>(존 레이티, 에릭 헤이거먼, 북섬)
3. <황야의 이리>(헤르만 헤세, 민음사)
<죽음의 수용소에서>, <운동화 신은 뇌>는 자기계발 관련 독서모임 ‘하이퍼포먼스’ 에서 읽고 있는 책이다. 2021년 한 해 동안, 1인 기업가로서 나의 잠재적 고객에게 깊이 뿌리내리기 위한 ‘50권 전략 독서’를 위해 참여한 독서모임이다. <백만장자 메신저>의 저자이며, 세계적인 자기계발 분야 전문강연가인 브랜든 버처드의 교육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독서와 토론이 주를 이루는 ‘연간 독서모임(매월 1권)’과 이에 비해 코칭의 비중이 높은 ‘베이직 리딩(매월 2권)’을 병행하고 있다. 이 모임에서만 매월 3권은 읽게 된다.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재독이다. 얼마 전에 끝낸 3년에 걸친 로고테라피 공부의 주교재이기도 했다. 역시 재독이 주는 색다른 즐거움이 있다. 예전에 집중했던 문장이 아니라, 다른 문장들이 들어왔다. 특히, ‘시련의 완수’라는 글귀에 마음이 향했다. 시련이 아름다워 보이기까지 한다. 젊은 날의 시련의 경험은 내 안에 빛으로 스며들어와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 어떤 경험도 나에게서 빼앗아가지 못한다.
<운동화 신은 뇌>는 운동이 뇌와 학습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 알려준다. 학습과 운동은 동일한 무게를 가지고 있다. 몸과 마음, 정신은 연결되어 있고 상호 간에 영향을 준다. 공부에 몰입하며 시간이 없다고 몸에 신경을 쓰지 않은 것이 얼마나 비효율적인지를 알게 되었다.
<황야의 이리>는 대안연구공동체(CAS)에서 ‘헤르만 헤세와 융’ 강독 수업에서 읽는 책이다. 헤세의 소설들과 융의 분석심리학을 함께 공부하는 모임이다. 기존의 헤르만 헤세의 소설과는 조금 느낌이 다르다. <데미안>, <수레바퀴 밑에서> 와 같은 청춘 성장소설이 아니라, 중년의 변화와 새로운 발견에 대한 이야기이다.
자유에 대한, 시간과 자아를 초월한 경험의 이야기가 있다. 주인공 하리할러는 자기내면에 공존하는 두 존재, 인간과 이리 사이에서 고독하게 지내오다가 마침내 사랑하는 여성과의 관계를 통하여 그동안 외면해왔던 다른 색깔의 자아를 인식하고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어떤 사람과의 만남을 통하여 자신 안에 있는 다른 존재를 만나면서 경험의 확장, 내면의 확장을 하게 된다.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자아를 만나고 통합하는 것이 중년의 과제라는 점에서 이 소설은 무엇이 인간을 깨우는가 하는 생각에 빠져들게 했다. 내게는 어떤 사람이 이렇게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어떤 사이에 끼여 있는 인간의 숙명. 그리고 시련이 주는 성숙. 요즘 깊이 생각하는 주제이다.
「할러는 두 시대 사이에 끼여 있는 자였고, 일체의 안정감과 순수함을 상실한 자였다. 인간의 삶이 지닌 모든 문제를 자신의 개인적인 고통과 지옥으로 승화시켜 체험하는 것. 이것이 그의 숙명이었다」(황야의 이리, 36쪽)
그래서, 이 3가지 책의 브랜딩 주제는
'사이에 끼인 어떤 것들'이다. 시련과 경험 사이, 몸과 마음 사이, 인간과 이리 사이에서 비로소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