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재선 Jan 17. 2020

삐친 사람을 헤아리는 일


자신이 화난 이유를 알아주길 바라지만

절대로 설명해주지 않는 존재


‘사랑하는 만큼 내 마음을 풀어줘 봐’라고 기회를 주곤

‘나를 사랑하지 않는구나!’의 결론으로 

이미 향하고 있는 존재


죄책감을 주려는 것에 몰두하다

자연스럽게 웃을 타이밍을 놓치곤

분위기가 역전될까 봐 초조한 존재


서운함, 화, 분노, 기대, 창피함, 두려움...

마음의 형태가 자기도 모르게 계속 변하지만

감지하지 못하는 존재


공기를 차갑게 만듦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어필하고서

삐쳤냐는 물음에 화를 내며 신경 쓰지 말라고 하는

모순적 존재


"그래, 알았어"라고 말하며

못 이긴 척 마무리 짓는

공허한 승리자.


세상에서 가장 난해한 사람. 삐친 사람.



이전 09화 슬픔의 천 가지 이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