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도 스펙이 있다니.
(늘 딸들에게, 존댓말을 써주던 우리 아빠가, 반말로 화를 내다니!)
내가 해야 할 일은 한 가지밖에 없었다.
모든 사물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 것.
모든 사물과 나 자신 사이에 적당한 거리를 둘 것,
그것뿐이었다.
처음에는 그렇게 잘 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아무리 잊어버리려 해도 내 안에는
뭔가 뿌옇게 흐린 공기 덩어리 같은 것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그 덩어리는
단순하면서도 뚜렷한 형상을 갖추기 시작했다.
나는 그 형상을 이런 말로 바꿔 놓을 수가 있다.
죽음은 삶의 반대편 극단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일부로서 존재하고 있다.
- 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교육자 집안에서 자랐지만
외국물 먹은,
4년제 국립대는 나왔지만
공무원 같은 안정적인 직업군에 속하지 않은,
(그 당시) 예쁘고 날씬하긴 하지만
참해보이는 인상은 아닌,
도도해 보이고 차가워 보이는,
고로 안정된 직업군의 현모양처 타입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이렇게 결혼 임박의 여성 분이신지 몰랐어요..
저는 당장 결혼 생각이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