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내가 꿈꾸는 그곳 Sep 09. 2021

돌로미티, 외계인이 넘보는 신세계

-하니와 함께 다시 찾은 돌로미티 여행

신세계를 찾아 떠난 사람들..?!!




돌로미티, 외계인이 넘보는 신세계.. 들어가기 전에 읽어보는 2021 돌로미티 여행기



까꿍, 어디에 있었니 딸아 아들아

잊을 수 없는 계곡

돌로미티 야영(野營) 이렇게 했다

그 숲 속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돌로미티, 가르데나 고갯마루에서

돌로미티의 행복한 회상(回想)

돌로미티, 외계인이 넘보는 신세계



2021 돌로미티 여행기를 끼적거리면서 이렇게 썼다. 

서기 2021년 8월 23일 오후 3시경, 하니와 나는 리푸지우 누볼라우 정상에서 몬떼 아베라우(Monte Averau) 암봉 꼭대기를 마주 보며 감회에 젖어들었다. 천국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곳. 조물주는 알삐(ALPI)깊숙한 곳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작품을 숨겨놓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해 8월 8일 돌로미티를 처녀 방문한 이후 두 해만의 일이자, 두 해 동안  대략 30일 동안의 여정 끝에 돌로미티 최고의 비경을 만난 것이다.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특히 금년의 경우 그녀가 한국에서 돌아온 직후 일주일 만에 여독을 안고 돌로미티로 떠난 것이다. 그 기간은 9박 10일이었다. 



서기 2021년 8월 18일부터 8월 27일까지 우리는 길 위에 있었다. 돌로미티의 숲 속에 있었다. 조물주 최후의 걸작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과정을 여러분들과 공유하도록 한다. 마음만 먹으면.. 꿈을 꾸면.. 아무나.. 그 누구도 조물주의 넉넉한 품에 안길 수 있는 곳. 그 여정은 이러했다.



   서기 2021년 9월 8일 저녁나절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에서 다시 돌로미티 여행 사진첩을 열었다. 그곳에는 외계의 우주인이 넘보는 듯한 사진 몇 장이 지난 추억을 소환했다. 인류의 오랜 꿈은 먼데 있었다. 원시의 인류가 밥술을 뜰 때쯤 그들은 요리를 보다 맛있게 만들어줄 향신료를 찾아 목숨을 걸었다. 


당시의 우주관 혹은 세계관으로 봤을 때 그들이 지중해를 떠나 먼바다로 간다는 것은 목숨을 건 모험이었다. 그들의 집요한 노력 끝에 인류는 당신들이 살던 지중해 바다 저 너머에 아메리카 대륙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들은 그 대륙을 신대륙이라 불렀으며 '발견'이라는 수식어를 더했다. 우리 행성에 처음부터 존재했던 대륙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그때 등장한 인물들이 끄리스토포로 콜롬보(Cristoforo Colombo)였으며 아메리고 베스푸치(Amerigo Vespucci)였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오늘날의 이탈리아 사람들이었다. 콜롬보는 오늘날 리구리아 주의 제노봐(Genova)에서 출생했으며, 베스푸치는 피렌쩨(Firenze)서 출생했다. 



그 뒤를 이어 포르투갈 사람 페르디난드 마젤란(Hernando(Fernando) de Magallanes )이 목숨을 건 세계일주를 감행하다가 태평양을 건너 필리핀까지 진출했지만, 결국 그는 원주민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이들 모두 신대륙을 발견할 당시에 '발견'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하지만 그들의 이런 행동은 '침탈' 그 자체였다. 겉으로는 바이블을 들고 선교를 하는 척했지만 결국에는 원주민들에게 성경책을 넘겨주고 그들이 가진 땅과 재산 모두를 빼앗는 일을 저지른 것이다. 오늘날의 시선으로 봤을 때 그들의 이런 행위는 날강도짓이었다. 



그들이 신대륙을 찾아 나선 주목적이 금은보화는 물론 남의 땅을 침탈하는 일이었던 것이다. 그 후로 인류는 도적질로부터 조금 더 진화하여 신세계를 보는 눈을 우주로 돌렸다. 인류가 달 탐험에 나서면서 절구질을 하고 있던 옥토끼를 쫓아내게 된 것이다. 그때가 1969년 7월 20일이었으며 달에 첫 발을 디닌 사람은 닐 올던 암스트롱(Neil Alden Armstrong)과 버즈 올드린(Buzz Aldrin)이었다. 


작품: 고사목(소나무)으로 깍아만든 돌로미티의 우주인


아폴로 11호(Apollo 11)가 처음으로 달에 착륙했던 것이다. 아폴로 11호의 선장은 닐 암스트롱(Neil Alden Armstrong)이었고, 달 착륙선 조종사는 버즈 올드린이었다. 콜롬보나 베스푸치 혹은 마젤란 등이 목숨을 건 신세계를 찾아 떠난 지 대략 500년 전후로 신세계를 찾아 나선 인류의 꿈은 무산되고 있었다.



돌로미티, 외계인이 넘보는 신세계




하니와 나는 꼴포스꼬 알타바디아(Colfosco Alta Badia) 하이킹 루트를 걷다가 묘한 풍경을 만나게 됐다. 그곳에는 한 우주인이 소나무로 조각되어 있었는데 달 탐사를 나선 우주인의 모습을 닮았다. 



그런 한편 누군가 고사목을 이용해 조각한 우주인의 모습 때문에 외계인이 단박에 떠 올랐다. 그럴 리가 없지만 외계의 생명체가 신세계를 찾아 태양계까지 진출했거나 불시착하면서 돌로미티에 첫 발을 디딘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나는 누군가의 이런 상상이 절묘하다는 생각을 했다.



인류가 그토록 염원했던 신세계는 대서양 건너에 있지도 않았고, 우리 행성 바깥 달나라에 있지도 않았다. 콜롬보와 베스푸치.. 그들이 살던 지근거리에 신세계가 버젓이 존재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건 탐험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참 어리석은 일이 인류문화사에 기록되고 있었던 것이다.



하니와 함께 지난해 처음 만난 이탈리아 북부 알삐(ALPI)에 위치한 돌로미티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천국이자 신세계였다. 그동안 나는 삽질을 거듭하고 있었던 탐험가나 우주인들처럼 남미의 파타고니아 만 고집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에게 신세계는 파타고니아였다.



그런데 어느 날 이탈리아에 둥지를 틀고난 후부터 우리의 생각은 두 갈래로 나뉘어 갔다. 


우리 행성에서 죽기 전에 만나봐야 할 천국 혹은 신세계는 파타고니아와 돌로미티로 대못을 막고 있었던 것이다. 조물주가 감추어둔 우리 행성의 비경이 탐험가들 바로 곁에 숨겨져(?) 있었으며, 이곳에 살던 사람들 조차 당신들이 살고 있는 천혜의 장소를 천국으로 여기지 못했던 것일까..


우리는 돌로미티를 다녀온 직후부터 지금까지.. 지난해부터 금년까지.. 입만 열면 돌로미티 타령을 하고 있다.



아마도 이런 타령을 듣고 있는 사람들은 긴가민가할 것이다. 도대체 얼마나 좋으면 돌로미티.. 돌로미티.. 하는가 싶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곳을 다녀온 직후 영상으로 사진으로 칼럼 등으로 예찬을 하고 있다. 그러니 돌로미티는 상상 속의 나라 무릉도원과 견주기에 부족함이 없거나 더했으면 더했을 것이다.



따라서 금년에 일찍 마무리한 돌로미티 여행을 놓고 아쉬움을 토로하며 내년을 다시 기약하고 있는 것이다.



세상은 그러하더라. 우리가 내일을 기약한다고 해서 반드시 내일은 다가오지 않는 것. 오늘만 있을 뿐이다.



그런 까닭에 돌로미티 여행 사진첩을 열어놓고 누군가의 상상으로 발현된 우주인의 조각상을 넌지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나라 혹은 신세계가 돌로미티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다녀갔지만 전혀 때 묻지 않은 자연이 두 팔을 벌려 반기는 곳..



아마도 돌로미티의 영역만으로도 죽을 때까지 즐길 수 있는 하늘의 선물이 아닐까..



장차 머리를 뉠 곳을 계수한 때가 있었다. 그곳은 남미 파타고니아 땅의 엘 찰텐(El chalten)이었다. 때 하나 묻지 않은 그곳에 머리를 뉘고 싶었다. 그곳은 하늘이 환청을 경험하게 만들어준 신의 땅이자 바람의 땅이었다. 육신의 유통기간(?)은 길어봤자 100년이며 80년이면 족하다. 자연계의 일이다.



그러나 육신의 유통기간이 그러하다고 해도 영계의 넋이 머무는 장소는 보다 더 맑고 깨끗한 곳이라 여겼던 것이다. 그곳이 파타고니아의 명산 피츠 로이(Fitz Roy)가 위치한 엘 찰텐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생각이 오락가락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죽기 전에 꼭 한 번만이라도 다시 엘 찰텐을 다녀오고 싶은 욕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다.



지근거리(?)에 위치한 돌로미티는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달려갈 수 있는 곳이었다. 그러나 남미 대륙 끄트머리에 위치한 그곳은 아메리고 베스푸치가 발견한 땅이자, 마젤란은 물론 피츠로이 선장과 찰스 다윈이 돌아본 머나먼 땅이었다.



수많은 상상력이 극대화되고 마침내 돌로미티에 우주인을 보낸 사람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그들의 상상력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외계인이 넘보는 신세계의 비경은 그 어떤 이탈리아 요리의 맛보다 중독성이 강하다. <계속>


Le Dolomiti che ho riscoperto con mia moglie_Colfosco ALTABADIA 
il 08 Agosto 2021,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매거진의 이전글 돌로미티의 행복한 회상(回想)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