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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Mar 09. 2022

바람은 풀꽃 요정과 함께

-아드리아해 사구(砂丘) 작은 보고서 VII

사람과 풀꽃이 바람을 대하는 법..?!


사구 곁 산책로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이들 요정들에게 눈길을 잘 주지 않는다. 설령 눈을 마주쳤다고 해도 그때뿐이다. 사람들은 무엇이 그리 바쁜지 팔을 힘차게 흔들며 발도장을 콕콕 찍으며 종종걸음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녀석들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비록 요정들이 인간의 모습과 다를지라도 신께서 보내신 봄의 전령사.. 녀석들이 봄이 왔다는 메시지를 보내는데  사람들은 "내가 너랑 무슨 관계가 있지? 이쁘긴 하네..!" 하며 그냥 지나치는 것이다. 그때마다 녀석들 곁에서 찬바람이 휭~하고 분다.



그런 사람들이 종종걸음으로 집으로 돌아가면 무슨 뾰족한 수가 있을까.. 밥 먹는 일이 끝나고 나면 휴대폰에 눈을 처박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가 눈알을 굴리겠지.. 어떤 사람들은 외로움과 우울이 치밀었는지 관심병자처럼 "나만 바라봐 죠잉..ㅜ " 하는 눈치이다. 사람들이나 풀꽃 요정들이나 사정은 매한가지 아닌가..



우리는 알고 보면 엄청 외로운 존재라는 걸 조물주가 일깨워주셨다. 어느 날 남자 사람을 만들어 놓고 그가 본 세상 만물에 대해 부르는 쪽쪽 이름이 됐다고 했지.. 사구도 그렇고 풀꽃도 그렇고 요정도 그러하며 나 또한.. 



녀석들이 사구에 머리를 박고 자라며 앙증맞은 꽃잎을 내놓은 건 신께서 허락한 일이다. 신께서 봄이 왔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봄이란, 그저 봄나물이나 뜯어먹으라는 신호가 아니다. 봄나물 열심히 뜯어먹고 불로 장생하라는 메시지가 아니다. 신께서 당신의 존재감을 알리는 것이다.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을 통해서 우리가 외로운 존재가 아니라 '선택받은 딸 아들'이란 걸 알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삶을 알파와 오메가까지 책임지신다는 메시지.. 알랑가 모르겠네..! ^^





아드리아해 사구(砂丘)  작은 보고서


아드리아해 사구(砂丘) 작은 보고서 I, 우리 동네 바를레타에 찾아온 봄소식

아드리아해 사구(砂丘) 작은 보고서 II, 달님은 부끄럼쟁이

아드리아해 사구(砂丘) 작은 보고서 III, 마음으로만 볼 수 있는 세상

아드리아해 사구(砂丘) 작은 보고서 IV,  봄나들이 나선 귀여운 요정(妖精)들

아드리아해 사구(砂丘) 작은 보고서 V, 매우 특별한 우리 동네 반찬가게

아드리아해 사구(砂丘) 작은 보고서 VI, 그곳에 칠성무당벌레가 산다

아드리아해 사구(砂丘) 작은 보고서 VII, 바람은 풀꽃 요정과 함께



바람은 풀꽃 요정과 함께




    서기 2022년 3월 8일 저녁나절(현지시각),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서 컴에 로그인하고 우리가 다녀온 바를레타 사구의 풍경을 천천히 감상하고 있다. 그곳에는 바람에 날린 작은 입자의 모래 알갱이가 작은 언덕을 만들고 앙증맞은 풀꽃들과 함께 잘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들이 옹기종기 모여사는 모래언덕에는 누군가 다녀간 흔적이 오롯이 남아있었다. 바람이 남긴 흔적이었다. 굳이 바람의 모습을 말하면 '바람의 발자국'이라고나 할까.. 이 세상에서 바람을 본 사람은 없는 까닭에 우리는 바람에 일렁이는 사물을 보고 '바람이 분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바람이 잠잠해지면 '바람이 불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아무튼 바람은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은 각자의 바람이나 마음에 따라 수많은 바람을 만들어 놓고 이름을 지었다. 바람을 착한 순서대로 나열하면 이러하다. 실바람, 남실바람, 산들바람, 건들바람, 흔들바람, 된바람, 센바람, 큰바람, 큰셈바람, 노대 바람, 왕바람, 싹쓸바람이 그것이다. 실바람이 실버들 가지를 가볍게 흔들리게 하는 정도라면, 싹쓸바람은 앞서 열거한 태풍이나 허리케인 등이다. 그리고 우리말로 된 바람의 종류를 살펴보니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많았다. 이랬지..



샛바람, 하늬바람, 마파람, 높바람, 강쇠바람, 높세바람, 높하늬바람, 갈마바람, 가수알바람, 마칼바람, 뒷바람, 덴바람, 댑바람, 골짜기바람, 산바람, 갈바람, 가을바람, 맞바람, 맞은바람, 건들마, 선들바람, 소슬바람, 서늘바람, 서릿바람, 겨울바람, 밤바람, 옆바람, 비바람, 눈바람, 철바람, 늦바람, 흙바람, 손돌바람, 솔솔바람, 소소리바람, 회오리바람, 돌개바람, 용오름, 칼바람, 살바람, 골바람, 들바람, 범바람, 물바람, 윗바람, 갯바람, 뱃바람, 황소바람, 박초바람, 헛바람, 왜바람, 꽃바람, 색바람, 솔바람, 재넘이, 명지바람, 뒤울이, 훤풍, 훈풍.. 등등 


관련 포스트를 통해 바람의 종류를 알아봤다. 그런데 우리 행성에 불어대는 수많은 바람 가운데 '사구에 부는 바람'은 찾아볼 수가 없다. 그래서 사구에 부는 바람을 '풀꽃 요정의 바람'이라 작명했다. 풀꽃나라에서 아드리아해의 바람에 실어 보낸 바람이 사구에 부는 바람이랄까.



풀꽃 요정의 바람이 사구를 넘나드는 동안 녀석들은 연보랏빛 앙증맞은 꽃잎을 내놓고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녀석들이 사구에서 떼창을 부르는 동안 내 조국 대한민국에서는 차기 대통령을 뽑는 대선이 치러지고 있었다. 그리고 내일이면 대선정국의 대장정이 마무리되고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갈 새로운 지도자가 국민들 손에서 선출되게 된다. 향후 5년 동안 대한민국의 국정을 책임질 새로운 대통령이 등장하는 역사적인 날인 것이다. 



나는 아드리아해가 등 떠민 풀꽃 요정의 바람이 아드리아해를 건너 이역만리 대선정국에 영향을 미쳤으면 하는 바람을 했다. 대통령을 뽑는 바람이 사람들의 바람에 따라 아름다운 결실로 맺어지기 바라는 것이다. 그동안 관련 포스트에 나의 바람을 썼으며 정직하고 유능한 대통령이 당선되기를 소망했다. 최소한 해방 이후 70년 동안 국민들 위해 군림하며 겁박을 일삼았던 정치검사 나부랭이가 두 번 다시 대한민국에 발을 디디지 못하는 아름다운 나라를 만들기 바라는 것이다. 



먼 나라에서 기댈 언덕은 내 조국뿐이다. 어떤 사람들은 억만금을 숨겨놓고 사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랴. 내일모레면 죽음을 맞이할 우크라이나 테러 서건의 주범인 푸틴은 그가 사용하지도 못할 천문학적인 돈을 해외에 빼돌렸다는 소식도 들린다. 정치검사들이 국민 앞에서 대놓고 빼돌린 검은돈도 다르지 않다. 모두 국민들의 세금 혹은 기망한 대가로 도둑질한 것들이었다. 



그런 녀석들이 공정과 상식을 외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이런 과정은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길에 만난 매우 종요한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밥도 못 챙겨 먹던 나라에서 세계 10대 경제대국에 접어들었지만, 세계의 선진국들은 여전히 한국을 후진국으로 부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들 중에 청렴도가 꼴찌라는 것이다. 



청렴도가 무엇을 말하는가.. 공무원들이 정치인들이 검찰이 사법부가 통째로 썩어 자빠졌다는 말이다. 그중에 정부와 국민들의 봉사자가 되어야 할 정치 검찰의 행태는 이미 도를 넘었다. 아예 국민들 앞에서 대놓고 겁박과 사기질은 물론 도둑질을 일삼고 있는 것이다. 마치 영화에서 만난  양아치와 조폭들이 백주 대낮에 칼부림을 하고 있는 모습이랄까. 


이제 이틀 후면, 이런 볼썽사나운 꼴로부터 해방되는 기분 좋은 꿈을 사구에 피어난 풀꽃들과 함께 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대선 바람에 빠져있는 동안.. 사람들이 체력단련을 위한 운동 삼매경에 빠져있는 동안 잠시 잊고 산 풀꽃 요정들.. 녀석들이 이틀 후 다시 우리를 만날 때 방긋방긋 배실배실 웃고 있었으면 좋겠다. 그때 녀석들과 함께 덩실덩실 춤을 추고 싶다.


Notizie di primavera arrivate nel sud d'italia_il Mare Adriatico
il 08 Marzo 2022,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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