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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연구실

by 윰글

3교시 끝을 알리는 종소리에

발길은 연구실로 종종종


예고 없이 찾아든 한 시간의 공백

휴식이 사탕처럼 달게 녹아들어


빗방울이 유리창을 쓰다듬고

넘기는 차 한 잔에 온몸이 일렁인다


페트병 속 물이 포트로 쪼르륵

전기를 올리는 똑딱임마저

겨울 새벽, 눈송이처럼 포근해


텀블러 안 율무차 두 봉지의 온기,

그 앞에서 나는 어느새

벽난로 앞 눈사람이 되어

이 고요와 따스함에 머물러


빗소리와 차의 조화로움을

뼛속 깊이, 소복소복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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