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성윤 Sep 06. 2017

청년들이 뭘 알아?
"우리도 알 건 압니다!"

"그래서 우리가 모르는 건 또 뭔데?"

청년들의 의회 진출은 쉽지 않다. 청년 할당제 없는 점, 정당 내 청년위원회 위상이 낮은 부분 등 제도상의 문제도 있겠지만, 우리 사회 만연에 퍼져있는 '청년들이 뭘 알겠어?!'라는 인식의 문제도 분명 존재한다. 지역구에 청년과 시니어 두 후보가 나오면 유권자들의 마음엔 '어린애보다는 어른이 아무래도 더 잘 알겠지'하는 심리가 작동한다. 그래서 오늘은 조금 비굴할지 몰라도 "청년도 맡겨주면 잘할 수 있다.", "우리도 알 건 다 안다."를 얘기하고 싶어 글을 쓴다.


"청년들이 뭘 알아? 너희들이 뭘 알기나 하냐?"

정치를 준비하는, 혹은 정치인을 직업으로 삼으려는 청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청년들은 정치를 몰라!"라는 뼈 아픈 말은 내게 여러 질문들로 파생되었다. '우리가 정말 뭘 알고 정치를 하는 걸까?', '어른들도 책임지지 못하는 정치를 청년들이 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묻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가 모르는 건 또 뭔데?

단군 이래로 최고의 스펙을 자랑하는 우리가 아니었던가. 세계에서 가장 평화로운 방법으로 대통령의 탄핵하고, 정권교체를 이룬 세대가 지금의 2030이 아니었던가. 군부독재 시절 때와 달리 정부나 특정 개인이 정보를 독점할 수 있는 시대도 지나지 않았나. 핸드폰만 켜면 세계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데 도대체 우리가 모르는 게 뭐가 있다는 건지.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대만, 홍콩 등 이미 청년들이 의회에 진출해서 정치를 하고 있는데 왜 자꾸 우리는 부족하고, 하면 안 된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청년들에게 '자꾸 늬들이 뭘 아냐고 공부나 해라'라고 묻는 사람들에게 나도 묻고 싶다. "도대체 우리가 뭘 그렇게 모르나요?" 


18세까지는 정치적 판단 능력이 없다가 19세에 '짠'하고 나타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청년 때 모르는 정치가 중년이 된 어느 날 '뿅'하고 알게 되는 것은 아니다. 경험이 중요한 것이지, 나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초선 국회의원들 중에서도 정치 경력이라고는 1도 없었던 사람들이 있다. 가령 평생을 바둑을 두다가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로 당선된 국회의원. 디자인 광고기획을 하다가 여성할당제로 금배지를 단 국회의원이 그 예다. 이들도 '정치를 모른다는 점'에서 청년들과 별 반 다를 게 없다. 정치는 자격증이 필요하거나, 시험성적을 잘 받아야만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나 전문적인 영역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경험은 무시할 수가 없다.


"경험을 키우자."

아이러니하게도 "청년들은 정치를 모른다."라는 말을 내뱉게 만든 것은 청년이 아닐까? 22살에 노동당에 입당하여 41살의 나이로 최연소 노동당 전 대표가 된 영국의 토니 블레어나 10대부터 보수당 청년위원회에서 활동한 스웨덴 전 라인펠트 총리나 초등학생 때부터 녹생당 활동을 시작해 19살에 독일 연방 의원으로 당선된 안나 뤼어만 같은 젊지만 경력이 오래된 청년이 우리나라에 있던가. 아무런 정치 경력, 경험 없이 무조건 국회의원부터 도전하는 청년들이 "청년들이 알면 뭘 아냐?"는 말을 만들어내지는 않았을까? 구의원부터 혹은 당내에서 오랜 기간 커온 청년 국회의원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물론 이런 바탕엔 유럽과 달리 정당 내에서 청년을 양성하지 않는 문화가 있겠지만 그래도 이런 점이 안타깝기만 하다. 정치인을 직업으로 꿈꾼다면 지금부터 당내에서, 구의원부터 시작했으면 한다. 20대부터 정치를 시작하면 대통령 피선거권을 갖는 만 40세에 정치경력이 20년이 된다. 30대에 국회의원에 출마한다고 해도 최소 10년의 정치경력이 쌓인다. 우리가 아무리 많이 알고 있다고 얘기를 해도 위 질문은 끊임없이 받게 될 것이다. 그때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는 청년 정치인이 나왔으면 한다.

"내 정치경력을 봐주시라.", "그동안 정치권에서의 내 활동이 10~20년입니다."

잘 하면 더 잘했지, 절대 기성 정치인들과 비교해서 뒤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말이다.


프롤로그 "정치는 볼드모트가 아니야!" https://brunch.co.kr/@youthpolitica/80

우리가 개새끼라고? 왈왈 https://brunch.co.kr/@youthpolitica/82

2016년 청년들은 왜? https://brunch.co.kr/@youthpolitica/83

춤추고 싶으면 홍대 클럽 갈게요. 정당은 아니네요. https://brunch.co.kr/@youthpolitica/84

19금 정치는 직무유기 https://brunch.co.kr/@youthpolitica/85

과연 저들이 우리를 대표할 수 있을까? https://brunch.co.kr/@youthpolitica/88

이번 매거진은 출판을 목적으로 쓰고 있습니다 ^.^
읽어보시고 괜찮으시다면 '좋아요', '공유', '댓글' 부탁드립니다~
연락이 필요하신 분은 s_ylee1109@hanmail.net으로 메일 주시면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과연 저들이 우리를 대표할 수 있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