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오일을 교체하며 알게 된 놀라운 사실
남자라면 일반적으로 차에 대한 관심이 많다. '어떤 브랜드에서, 언제쯤, 어떤 차가 나오는데, 어떤 퍼포먼스가 있어서, 동급 비교했을 때 어떤 점이 낫더라' 하는 정보들을 술술 풀어 놓는다. 하지만 나는 일반적인 남자들과는 달리 차알못인데다 차량의 정보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다. 그냥 차가 필요시기가 되면 조금 검색해서 적당히 내 취향에 맞으면 그냥 크게 비교 안 하고, 적당한 차를 골라서 타는 편이었다.
올 초에 차를 바꾸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역시 크기였다. 기존 카니발 리무진보다 최소 같거나 커야 하는데, 그 기준이라면 몇 개의 차종이 남지 않았다. 현대 GV80 & 펠리세이드, 기아 모하비 & 카니발, 쉐보레 트래버스, 볼보 X90 정도가 가능한 후보군이었다. (일본차는 평생 불매이므로 탈락, 독일차 4사의 경우는 가성비에서 현저히 떨어져 탈락)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처음 뚜벅이 3년을 제외하면 약 15년 가까이 국산차를 탔다. 이번엔 실용과 합리, 안정성 등을 고려하여 볼보 XC90이 유력 후보로 거론이 되었으나, 1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에 안타깝게 후보군에서 제외했다. 그리고 코로나로 회사 경영이 잠시 어려운 상황에서 굳이 1억짜리 차를 끌고 다니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기도 했다.
내 차는 가끔씩 행사 있을 때 짐차의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그러기엔 GV80은 또 너무 고급스러워 탈락! 카니발은 이미 3년이나 탔으므로 탈락, 모하비는 서스펜션 어쩌고 하면서 승차감에서 고루 낙제점을 받아 탈락. 최종 후보로는 현대 펠리세이드와 쉐보레 트래버스가 경쟁을 했다.
가격은 펠리세이드가 약간 비싼 편이고, 크기에서는 트래버스가 확실히 큰 편이다. 현대차 특유의 곡선 감성과 유려한 디자인, 디테일한 편의 사항이 펠리세이드의 강점이라면, 트래버스는 미국차 특유의 투박하고 강인해 보이는 익스테리어와 투박하다 못해 클래식해 보이는 인테리어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각종 편의 사항만 놓고 보면 트래버스가 현대기아차에 비해 현저히 부족한 건 사실이다.
나는 특유의 반골 기질이 있어서 인지,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고 선택하는 펠리세이드 보다는 다소 투박하지만 믿음직해 보이는 트래버스에게 더 마음이 끌렸다. 시승을 해봤을 때 의외의 부드러운 승차감에 또 다른 반전 매력도 느꼈다. 아마 마음을 이미 정했기 때문에 모든 게 좋아 보였을 수도 있다. 그렇게 나의 새 차는 트래버스로 낙점이 되었고 현재 6개월째 문제없이 운행을 하고 있다.
한국 사람한테 쉐보레는 대부분 국산차로 인식된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머릿속에 GM 대우를 기억하고 있어서이다. 그런 지점이 내가 트래버스를 선택한 중요한 결정 요인이기도 했다. 남들이 많이 타는 현대기아차는 싫고, 고급 수입차를 타기엔 아직 주변의 수많은 시선들이 신경 쓰이기 때문이다. 나중에 조금 더 시간이 흘러 누군가의 시선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지면 그때는 한번 고급 수입차를 고민을 해볼 듯하다.
아무튼 트래버스는 국산차이기도 하면서, 수입차이기도 했다. 가격은 펠리세이드보다 착한 국산차인데, 실제 트래버스를 포함한 대형 SUV 라인은 미국 생산해서 역수입되고 있는 차량이다. 특히 트래버스는 북미에서는 워낙 잘 팔리는 차라 국내 수급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을 정도이다.
6개월 만에 12000km 정도를 타니 계기판에 엔진오일을 교체하라고 알림이 떴다. 믿을만한 카센터로 아무 생각 없이 차를 가져갔다. 카센터에 가기 전 검색을 해보니 엔진오일 교체하면서 에어컨 필터와 오일 필터를 함께 교환하는 게 좋다고 했고, 대략 공임 포함 10만원 안쪽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카센터 사장님은 쉐보레 순정 부품 대리점에 전화해 부품을 주문하다가 깜짝 놀라서 나에게 물었다.
"이거 혹시 엔진오일 처음 교환하시는 건가요?"
"네, 12000km라 처음이에요"
"혹시 이거 미국서 수입해 온 차인 것도 알고 계시죠?"
"네, 그렇게 들었습니다."
"그래서 엔진오일이나 부품도 쉐보레 정품으로 하면 국산이 아니고 수입 부품이라 가격이 좀 쎄네요"
"..."
대충 예상은 했었지만 트래버스는 수입차가 맞았다. 엔진 오일뿐 아니라 대부분의 차량 순정 부품도 수입차 가격으로 책정되어 있어서 한 번 수리하게 되면 부품 비용이 많이 깨질 테니 카센터 사장님은 내게 조심해서 운전하라고 신신당부했다. 물론 내가 아무리 방어운전을 해도 100% 완벽하게 사고를 방지할 수는 없겠지만 나는야 T맵이 인정한 베스트 드라이버 아닌가. 하하하
안 그래도 안전 운전, 때로는 소심 운전을 시전하고 있지만, 더더욱 조심&소심 운전에 매진해야 할 이유가 생겼다. 부품 가격을 떠나서 안전하게 운전하는 거야 당연한 일이지만 앞으로는 '수입차 오너'로서 안전한 운전 매너를 갖출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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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버스 시승기 1 : https://brunch.co.kr/@zinzery/60 (3일)
*트래버스 시승기 2 : https://brunch.co.kr/@zinzery/63 (1주일)
*트래버스 시승기 3 : https://brunch.co.kr/@zinzery/78 (1개월)
*트래버스 시승기 4 : https://brunch.co.kr/@zinzery/108 (100일)
*트래버스 시승기 5 : https://brunch.co.kr/@zinzery/203 (6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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