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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버스를 선택한 진짜 이유

기능적 관점이 아닌, 철학적 관점으로

by 아이엠 저리킴

나의 다른 매거진 발행 글에서 수차례 밝혔듯이 5년 전인 2016년에 3명으로 작은 회사를 시작했다. 말 그대로 시작(start)했으니까 스타트업이지, 사실 그냥 구멍가게에 불과한 수준이었다. 누구나 처음엔 그러하듯 그저 잘 될 것이라고 상상만 했을 뿐 구체적인 플랜은 부족했다. 당연하게도 약 2년간 극악의 힘든 시절을 견뎌냈다. 나 혼자 견뎌낸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였기에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이다. 2018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회사가 회사다운 모습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국내외에서 각종 글로벌 이스포츠 대회 운영에 참여하면서 회사는 정상 궤도에 올라섰고, 먹고사는 문제는 고민하지 않아도 될 정도가 되었다.


나는 차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는 편이다. 회사를 시작하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더라도, 모닝(2004) → 스포티지(2009) → 싼타페(2014) → 싼타페(2016 창업) → 카니발(2018)로 이어지는 자동차 라인업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2018년 카니발로 차를 바꿀 당시, 회사는 어느 정도 정상궤도에 올라서 있던 시기라 내가 차에 대한 욕심이라는 게 조금만 있었다면 수입차로 바꿀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나는 일말의 망설임 없이 카니발을 선택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2021년 다시 트래버스를 선택했다.




회사가 어느 정도 안정권에 접어들고 사옥으로까지 이전을 하면서 수입차로 바꾸라는 권유를 주변에서 엄청 많이 받았다. 때로는 비난에 가까운 말을 들은 적도 있다. '제발 그지 코스프레 좀 그만하라'는 말까지 들어봤다. 물론 애정이 있어서 하는 말임을 잘 알고 있었다. 사업을 하려면 없어도 있는 척을 해야 할 때가 있는데, 있어도 없는 척을 너무 하면 오히려 밉상이 될 수도 있다는 애정 어린 충고였다. 경험상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수입차로 갈아타지 않은 이유는 내 철학이나 소신과는 맞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이렇게 사업을 안정적으로 영위할 수 있는 이유는 모두의 헌신적인 노력과 협업으로 된 것인데 나 혼자서만 그 과실을 따먹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아무의 도움도 없이 그저 나 혼자 열심히 해서 성공할 수 있었더라면 아무 눈치도 보지 않고 바로 수입차를 탔을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처음 2년 엄청 힘들고 고생할 때도, 2018년부터 회사가 한창 성장할 때도, 2020년 코로나로 다시 새로운 위기가 찾아왔을 때도 언제나 묵묵히 자리를 지켜주던 직원들, 항상 우리 일을 최우선적으로 도와주시는 협력사, 변함없는 신뢰로 계속해서 멋진 일들을 제안해주는 클라이언트까지 모두가 믿어주고, 도와주고, 협력해서 이루어낸 일이다. 이 어려운 시기에 나 혼자 잘났다고 떡 하니 수입차로 바꿨다면 그들 모두에게 배신감과 상처를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 그냥 내가 수입차를 타지 않으면 모두에게 변함없는 신뢰를 줄 수 있을 텐데 굳이 괜한 욕심이나 호기심으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


신뢰라는 것은 한 번에 와르르 무너지는 것이 아니다. 처음엔 아주 작은 틈이 생기고, 그것을 방치하면 조금씩 균열이 생기다가 어느 한 번의 작은 계기로 쩍 하고 갈라지는 유리창 같은 것이다. 애초에 그 작은 틈을 만들지 말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실수로라도 틈이 만들어졌다면 방치하지 말고 바로 해결을 하던지 꾸준한 관리를 해줘야 한다. 그래야만 든든한 신뢰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함께 성장하고, 함께 즐거운 회사를 만들자고 입으로는 떠들면서 결국 다른 대표들과 똑같이 혼자서 수입차 타고 다니면서 상생을 논하고, 성장과 비전을 얘기한들 그게 직원들 마음에 제대로 전달될 리가 없다. 물론 또 혹자는 그러기엔 트래버스도 과한 거 아니냐는 반문을 할 수도 있다. 물론 그럴 수도 있다. 그런 부분까지 세세하게 정해놓은 매뉴얼이 없으니 생각하기 나름인 것이다. 직원들의 심리적 저항선까지도 면밀히 살피는 일도 대표자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트래버스의 선택은 탁월했다고 볼 수 있다. 직원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과시보다는 기능적인 측면을 고려했음을 충분히 이해해주는 분위기였다. 오히려 왜 수입차를 안타느냐고 반문하는 직원도 있다. 기능적으로도 회사일로 가끔 엄청난 짐을 실어야 할 때가 있는데, 트래버스는 그런 측면에서 최적의 자동차이다. 가끔 직원들이 운전하기에도 부담이 적고, 짐은 넣으면 넣는 대로 계속 들어간다. 수입차는 싫지만, 전형적인 반골기질인 나는 현대-기아차도 벗어나고 싶었기에 그런 측면에서 트래버스는 여러모로 나에게 최적의 차임에는 틀림없다.


앞으로 3년 동안 속 썩이지 말고, 잘 달려주길... 그깟 높은 유지비와 압도적 크기는 내가 잘 감당해 볼 테니 부디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건강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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