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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두가특별한교육 May 24. 2023

모두가 특별한 교육 창간호

여는 글

시대를 고민하겠습니다


- 강삼영 모두가특별한교육연구원 원장


  올해 봄은 유난히도 한꺼번에 왔다가 가버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3년 만에 마스크를 쓰지 않고 맞이한 봄이라 더 아쉬웠는지도 모릅니다. 지난 3년 우리 일상을 멈춰 세웠던 코로나 19 팬데믹은 우리 사회의 빈틈과 함께 우리가 얼마나 가깝게 연결되어 있는지 보여줬습니다. 


지금 우리는 전환점에 놓여 있습니다

  "기초학력은 민주시민의 인권이다." 이 말은 지식을 배우고 익히는 과정이 행복한 삶에 꼭 필요한 바탕이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더욱 벌어진 격차는 학습해야 하는 까닭과 내용을 다시 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로 연결됩니다. 이러한 요구가 나오는 까닭은 우리가 공교육으로 평화로운 삶과 평등한 교육기회를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음을 뜻합니다.


  인류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경제성장은 자연환경에 돌이키기 어려운 상처를 냈고, 결국 인간의 삶 자체를 위협하는 기후위기 상황을 불렀습니다. 부러운 것 없을 것 같은 윤택함 한편으로 골 깊은 가난과 소외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공적인 일에 참여하고 있지만, 곳곳에서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혐오의 말이 쏟아지면서 민주주의의 기본 구조마저 흔들리고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과학기술은 시시때때로 삶의 장면들을 바꿔내고 있지만, 다름을 포용하는 넉넉한 민주주의로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현재와 미래 세대 모두에게 무거운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그 책임은 인간의 존엄이라는 보편적 가치에 더해 개인의 특별함이 결핍이 아닌, 고유함으로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어야 합니다. 


    때맞춰 유네스코는 보고서 ‘교육의 미래 2050’을 통해 앞으로 교육을 ‘공공재(public goods)’를 넘어 ‘공동재(common goods)’로 규정하자는 의미 있는 제안을 했습니다. 이는 모든 교육의 무상화와 함께, 왜곡된 경쟁주의와 개인주의를 극복하고 인류 공동의 가치와 과제 실현을 위해 실천적 주체를 형성하자는 호소라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특별한 교육연구원은 이러한 사회적 호소를 외면하지 않고 답을 찾겠습니다. 


  여기에 더해, 우리 연구원은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지역 소멸이라는 위기상황에서 학교의 또 다른 역할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던지려고 합니다. 


  표준화된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교사별 교육과정을 넘어,
학생 개인별 교육과정의 가능성을 열어야 합니다. 


  한 학급 30명에 섞여 있는 한 명이 아니라, 기질과 수준이 다르고, 사회경제적 배경이 특별한 아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봐야 새로운 교육을 펼칠 수 있습니다. 학습의 이유와 방법, 내용과 시기, 배움이 일어나는 장소까지도 각각의 학습자에 맞춤형으로 적용될 때 우리는 아이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각각의 학생 성장에 주목하는 개별 맞춤형 교육은 많은 비용과 노력이 들어갑니다. 학급당 학생 수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동시에 더 많은 자원이 지역사회와 학교, 학급으로 들어가야 가능합니다. 합계출산율 0.78명. 조부모, 부모, 자녀 3대에 걸쳐 학생이 하나뿐인, 두 집 건너 아이가 하나인 시대입니다. 그동안 쌓아 올린 공동의 사회·경제적 부를 어디에 먼저 써야 하는지 답은 명확하지 않습니까.


  아이들은 부모보다 시대를 닮는다고 합니다. 모두가 특별한 교육연구원, 시대를 고민하겠습니다. 학부모, 지역사회, 선생님,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대안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곁을 내주시고, 응원해 주시고, 희망을 이야기해 주십시오.




모두가 특별한 교육 매거진 목차

여는 글_모두가 특별한 교육 창간호
1. 시론
2. 특집
3. 학교이야기
4. 인터뷰
5. 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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