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률이 1%라고 할 때, 100명이 걸리는 것과 1000명이 걸리는 것은 사망자 수가 달라지기 때문에 확진자 수를 줄이는 것이 의미가 없는 일은 아닙니다.
또한, 확진자 수의 증가 속도가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버리면 사망률이 급격하게 오르게 되기 때문에 의료붕괴의 위기가 있는 경우 확진자 수를 적정 선에서 유지하기 위해 부분 봉쇄, 혹은 전면 봉쇄 등의 형태로 정부의 개입 필요성이 있습니다.
커브 평평하게 하기 전략으로 의료체계의 포화를 막는 수준으로 확진자 수를 통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백신 접종으로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의 비례관계가 깨졌고, 최근 확진자 수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사망자 수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계속해서 지금처럼 확진자 수 최소화에 집착하게 되면 편익에 비해 너무 많은 사회적 비용을 감당할 우려가 있습니다.
가령, "확진자 제로" 목표에 방해되는 확진자는 죄인이 되고, 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감내해야만 합니다.
(최근 연예계에서 많은 확진자가 나왔는데, 그들은 하나같이 "걸려서 죄송하다"는 입장문을 냈습니다. "걱정끼쳐드려 죄송합니다"도 아니고, 코로나 걸린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닌데, 그들은 왜 걸려서죄송한 걸까요?)
최근 한국의 상황에서 볼 수 있듯, 시민들의 자유가 너무 오랜 기간동안 제약받아왔기 때문에, 확진자 수를 자체를 낮추기 위한 강력한 정책의 수용성이 떨어지고 있고, 동시에 방역수칙을 지키는 사람과 조금씩 어기는 사람들 간의 사회적 갈등이 커지기도 합니다.
(4차 유행의 한복판인 지금의 사망자는 고령층 백신 접종 등으로 일일 한자릿수 대로 내려왔고, 오히려 작년 말~올해 초 매일 두 자릿수대의 사망자가 발생하던 3차 유행보다 안정적입니다)
사망자 수가 안정화되어 있는 최근4차유행은 작년 1~3차 유행보다 강력한 정책이 도입됨에도 불구하고 이동억제 효과가 덜합니다.
이 때문에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고, 코로나로 인한 자영업자의 (생계를 넘어선) 생존문제와 급격하게 커지고 있는 교육 격차, 아동 발달 장애 문제 등 코로나 통제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코로나"와 "다른 사회문제"와의 균형을 찾는 작업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지속 가능한 방역으로의 전환 논의가 필요합니다.
우리 모두가 코로나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은 기저질환이 있거나, 고령층이라면 사망률이 급격하게 높아지지만 젊은 층의 경우 무증상이나 경증으로 지나갈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실 젊은 층은 본인이 기저질환 없이 건강하다면 걸려도 됩니다. 코로나에 걸렸던 300명이 넘는 청해부대원들도 모두 완치되거나 완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감기는 인류의 곁에 언제나 함께했었습니다. 감기 유행으로 봉쇄를 한다면 누구나 코웃음을 칠 것입니다.
그러나 고위험군에게 코로나19는 감기 정도가 아니라 생존을 위협하는 질병입니다. 따라서, 연령별 사망률이 다르기 때문에 봉쇄를 할 수밖에 없는 딜레마가 생깁니다.
코로나는 감염성 질병이기 때문에, 청해부대처럼 고립된 환경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본인에게는 위험이 없다고 할지라도 중증이나 사망 위험이 높은 고령층에게 병을 전파하는 걸 통제하기 힘들고, 따라서 젊은층은 공공보건을 위해 본인의 자유를 희생해야 하는 세대가 되어버리고야 맙니다.
(따라서, 젊은 층은 코로나로 인해 본인의 영향은 없지만 다른 사람들을 위해 희생하고 있는, "가장 고마운 세대"입니다. "난 걸려도 안 죽어!"라며 일상을 즐기는 것은 사실 개인주의적 입장에서는 지극히 합리적인 행동이고, 따라서 일부 젊은 층의 일탈을 무조건 탓하기만은 힘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