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국비유학
케임브리지에도 새해가 밝았다.
2달 가량의 첫 학기가 끝났다. 학기 말은 PGR01(도시계획), PGR02(도시·주택 정책) 수업의 학기말 최종 과제 에세이를 쓰느라 2주 내내 도서관에서 공부만 했다.
이제는 밀린 논문 작업을 하는 동시에 곧 다가올 학기 말 RM01(연구방법론), PGR03(공간경제학) 시험에 대비하여 공부 중이다.
한국에 있는 친구들. 특히 영국 유학을 앞둔 공무원 동료들과 연락하다보면 이 블로그 글을 보고 있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글을 쓰는 주요 목적이기 때문에 잘 되고 있는 것 같다.
익명이 아닌 사실상 기명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계기는 이름을 걸고 쓰는 글에 익숙해져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일을 하며 보고서, 보도자료, 축사는 많이 써왔지만 개조식의 글이나 정해진 포맷에 익숙해져 일상적인 글을 쓰는 것은 더 어색해졌다. 직위가 높아지고 업무범위가 커질수록 필자가 쓰는 글과 말에도 더 큰 책임이 요구될 것이니 이에 대비한 연습을 해야겠다고 느꼈다.
익명이 아니기 때문에 적지 못할 말도 많은 대신, 사실관계나 논리에 더 공을 들이게 된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은 기명으로 적더라도 재미있게 적을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재미까진 바라지도 않고, 읽을 가치가 있는 글을 쓸 수 있으면 족하다.
오늘은 케임브리지대학의 칼리지 시스템에 대하여 적어보려 한다.
케임브리지대학은 옥스포드, 더럼 등과 마찬가지로 칼리지 시스템을 운영한다. 대학 자체가 칼리지의 집합인 Collegiate University라 불린다.
칼리지(College)란 주거(기숙사)와 식사(학생식당) 등 대학 생활에서 교육을 제외한 일상적인 모든 부분을 책임지는 조직 내지는 기관이다. 칼리지는 자체적인 행정조직뿐 아니라 칼리지 멤버 학생을 위한 기숙사, 식당, 체육실, 커뮤니티 공간, 칼리지 주점(!) 등 각종시설을 갖췄다. 칼리지마다 다를 것이지만 칼리지 외부 멤버는 식당이나 도서관 등 시설 이용이 불가하거나 칼리지 내 출입 자체가 불허될 수도 있다. 대신 칼리지 멤버에게는 저렴한 가격으로 식사가 제공된다. (주점을 이용해본 적은 없지만, 주류도 시중보다 저렴한 편이다.)
칼리지 시스템에 대한 설명은 [대학의 歷史③] 유니버시티와 칼리지(2019.04.24.)와 케임브리지대학 사이트, The Cambridge Placebook에도 간략히 나와있으니 더 알고 싶다면 참고 바란다.
케임브리지의 모든 학생은 하나의 칼리지에 소속된다. 즉, 전공학부와는 별개의 소속을 하나 더 갖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가장 간명한 설명은 앞서 대학 지원 글에서 적은 바와 같이 해리포터 세계관에서의 호그와트를 예로 드는 것이다.
호그와트에는 4개의 기숙사(칼리지)가 있으며, 각 기숙사에 소속된 학생은 자유롭게 수업을 듣는다. 호그와트 기숙사의 사감 역할과 같이 칼리지에도 학생들의 적응과 대학생활을 돕기 위한 장치가 있다. 케임브리지대학에서는 이를 Tutor라고 부르며, 학생이 대학생활과 관련하여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우선 Tutor와 상의하여야 한다.
이들은 보통 중년 이상의 연구자 또는 교육자(교수. 때로는 은퇴한 경우도 있다.)인데, 대학에서 학생마다 상담자 또는 멘토를 지정해주는 제도라 보면 된다. 필자의 경우는 직장도 있고 나이도 있어 인생이나 생활과 관련하여 상담을 요청할 일이 없지만, 사회경험이 부족한 대학생들에게는 꽤 좋은 제도라 생각한다.
인간관계와 학교 생활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는 칼리지의 다양한 행사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이를 통해 친구들을 사귀는 것이 유리하다. 칼리지마다 다르지만 교육 지원, 역량 강화, 건강 등 다양한 무상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학생회가 자치적으로 조직하는 행사도 많다. 예를 들어 필자가 속한 루시 캐번디시 칼리지는 학기 중 주 1회 저녁마다 칼리지 주점에서 Karaoke Night을 열어 1등을 한 사람에게 주류 쿠폰 4장을 준다. 도서관에서는 주 1회 아침에 Pastry Morning이라 하여 패스츄리를 공짜로 나눠준다.
나처럼 논문 작성과 졸업만이 최우선인 경우에도 칼리지는 중요하다. 공부 공간인 도서관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모든 대학 소속학생이 사용할 수 있는 대학 중앙도서관(Cambridge University Library)이나 출입제한이 없는 단과대학별 도서관(Faculty of Asian and Middle Eastern Studies Library 등)도 있지만, 기숙사에 거주한다면 가장 가까운 도서관은 단연 칼리지 도서관이다. 대부분의 기숙사와 도서관은 칼리지 울타리 내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아는 모든 칼리지 도서관은 해당 칼리지 멤버(소속 학생, 연구자, 교수 등)만 출입 가능하다. 칼리지마다 역사나 재정 규모가 상이하므로 도서관 시설의 크기나 편의성도 천차만별인데, 역사가 깊고 부유한 칼리지가 더 많고 좋은 시설을 갖고 있는 게 일반 상식인 것 같다.
칼리지는 대학생활에 소속감에 기반한 하나의 겹을 더해준다. 칼리지 간의 스포츠 경쟁(조정, 축구 등)을 응원하기도 하고, 칼리지가 소유한 배를 빌려 캠강에서 노를 젓는 펀팅을 하기도 한다. (단, 배를 소유한 칼리지는 소수이다.) 칼리지마다 각기 다른 전통과 격식을 갖춘 만찬 Formal dinner도 있다. 이는 주마다 정해진 요일 저녁에 칼리지 소유 학생식당에서 신청자들이 참석하여 저녁을 먹는 것인데, 합리적인 가격으로 3코스 정도의 괜찮은 요리가 나온다.
포멀은 칼리지 멤버나 멤버의 초대를 받은 외부인이 참석 가능하며, 드레스코드도 있다. 전통이 있는 칼리지들은 양복 또는 가운 착용 등 까다로운 격식을 요구하지만 루시 캐번디시를 비롯한 현대에 설립된 신생 칼리지들은 이러한 격식이 완화되거나 자유로운 편이다.
오래된 내 대학생활을 떠올려보면, 칼리지가 주는 소속감과 경험은 우리나라 대학에서 동아리 활동이 주는 친밀감에 기숙사 생활이 더해진 느낌 정도인 것 같다. 물론 케임브리지대학 내에도 학생 동아리나 취미 활동은 활발하게 이뤄진다. 그리고 많은 취미 활동은 대학 단위가 아닌 칼리지 단위에서 이뤄지기도 한다.
칼리지 시스템이 갖는 또다른 장점은 학생들에게 자연스럽게 다학제적 경험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전공의 학생, 대학원생이 칼리지에 소속되어 만나 대화하고 교류하며 다양한 생각과 관점이 섞인다. 이는 학문 간 융합을 강조하는 이 시대의 대학들이 참고할 만한 부분이다.
한 대학 안에 여러 칼리지가 있지만, 칼리지에 대해 갖는 소속감을 매개로 대학 커뮤니티에 대한 소속감과 응집력은 더 강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필자가 만나 얘기를 나눈 학생들은 칼리지에 대해서도 물론 소속감을 갖고 있으나, 모두 케임브리지대학이라는 거대한 공동체 또는 브랜드에 애정을 갖고 있다고 느꼈다.
앞서 대학 지원 부분에서도 적었듯, 케임브리지 지원자는 대학 입학 신청서를 제출하며 1, 2지망 칼리지를 선택한다. (학부생의 경우에는 모르겠다만, 석사 지원 시에는 그렇다.) 따라서 역사가 깊고, 많은 인재를 배출했으며, 재정이 튼튼한 칼리지가 인기가 많다.
유명세와 지원 인기는 비례하는데, 케임브리지에서 가장 인기 있는 3대 칼리지는 트리니티, 킹스, 세인트존스다. 보통 케임브리지를 검색하면 나오는 고풍스런 옛 건물 사진들은 이 칼리지의 건물이다. 케임브리지에는 총 31개의 칼리지가 있는데, 각각은 고유 문장과 컬러와 함께 여러 재미있는 전통을 간직하고 있다.
필자가 속한 루시 캐번디시를 비롯한 15개의 칼리지는 New College라 불린다. 1284~1596년에 세워진 16개의 구 컬리지와 대비하여 이는 1768~1977년에 세워진 칼리지를 호칭하는 것인데, 루시는 1965년에 세워졌으며, 이후 김대중 대통령이 방문교수를 하며 명예 박사 학위를 받은 클래어 홀(1966년), 기업인의 기부로 세워진 로빈슨 칼리지(1977년) 이후로 아직 새로운 칼리지는 없다.
누가 정리했는지 나무위키에 각 칼리지에 대한 설명이 아주 잘 나와있다. 출신 인물까지도. 케임브리지에 지원한다면 한번 즈음 확인해보길 바란다.
칼리지마다 추구하는 인재상이 다르다곤 하지만, 인기 많은 칼리지는 더 우수한 지원자를 추려서 뽑을 수 있기 때문에 3대 칼리지에 소속된 학생은 대단하게 보인다. (실제로도 그럴 것이다.) 칼리지마다 가진 인상도 다르다. 3대 칼리지는 부유하고 귀족적인 느낌, 신생 칼리지들은 자유롭고 열린 느낌.. 뭐 이런 식이다.
칼리지마다 학생 정원도 다르기 때문에, 부유하고 인원이 많은 칼리지와 작고 아담한 칼리지가 구분된다. 재정으로나 학생으로나 규모가 작은 칼리지는 부유한 칼리지로부터 재정적 도움을 받기도 한다. 작은 칼리지가 성장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소속 졸업생이 훗날 성공하여 큰 기부를 하는 것인데, 빈익빈부익부 현상은 칼리지 간에도 적용되는 것 같다.
루시 캐번디시는 19세기 후반 영국의 여성 교육 개혁 운동가의 이름을 따서 설립한 만큼 처음엔 여성만 입학 가능한 칼리지였으며 학부생은 만 21세 이상만 받는 Mature 칼리지였다. (아직도 뉴넘과 머레이 에드워즈 칼리지는 여성만 입학 가능하다. 현재도 Mature 칼리지를 유지하거나, 학부생이 아닌 대학원생만 입학할 수 있는 칼리지들도 있다.)
다만, 루시 캐번디시는 2020년부터는 남성과 어린 학부생에게도 문을 열었다. 이에 따라 2020년대 들어 오래된 건물과 시설을 리노베이션하고 기숙사를 증축하며 학생 정원도 늘려가는 등 외연을 확대해가고 있다. 칼리지 설립 배경 때문인지 루시가 추구하는 인재상은 소외된 계층 출신으로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자 하는 학생인데, 그래서인지 영국·미국이 아닌 다양한 출신의 학생이 많이 보인다.
필자가 속한 전공 Mphil in PGR에는 우연이지만 놀랍게도 Lucy Cavendish 소속 학생이 나를 포함하여 넷이나 된다. 전공 정원이 20명 정도이니, 1/5에 해당하는 숫자다. PGR이 영미권 외 문화권 학생들도 많이 지원할만한 전공이고, 루시 역시 이러한 문화권 학생이 많다보니 이렇게 된 것 같다.
처음 루시에서 사람들을 만나 얘기할 때 많이 했던 대화는 "너 이 칼리지에 지원했니?" 물어보거나 질문을 받는 것이었다. 대부분은 아니라고 답했다. 1, 2지망에서 모두 떨어졌다는 답이 일반적이었으며, 간혹 아무 곳에도 지망을 하지 않아 자동 배정되었다는 경우도 있었다. (칼리지 시스템이 뭔지 잘 몰라서 그냥 자동배정을 골랐다는 학생도 있었다.) 나는 한국 지인들에게 루시 칼리지에 대해 설명할 때면 종종 해리포터에 나오는 호그와트의 후플푸프에 비유하곤 한다. 존재감이 얕고 인기도 없는게 비슷한 느낌이다.
루시는 인기에서 하위권에 있다. 시티 센터 밖에 위치하여 강의실에서 거리가 있고 (물론 더 먼 칼리지들도 많이 있으며, 케임브리지 대학 건물은 시내 곳곳에 위치하여 어떤 전공이냐에 따라 가까운 칼리지도 달라진다.) 재정적으로 풍족한 편이 아니며, 무엇보다 역사가 짧고 유명인 동문 등 자랑할만한 거리도 적기 때문이다. 트리니티 칼리지를 예로 들면, 노벨상 수상자 34명을 배출한, 또는 뉴턴이 나온 학교라 자랑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한 마음을 갖고 칼리지에 대한 소속감을 키워가고 있다. 더 우수한 학생이 인기 칼리지에 배정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필자는 실력으로 가기 어려운 대학에 운 좋게 왔기 때문에 칼리지에 불만을 가질 이유가 없다.
단, 하나 배정 받은 칼리지에 아쉬운 점은 가족 기숙사가 울타리 바깥에 꽤 멀리 있고 주택가에 위치하여 도서관이나 시티 센터를 오가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처칠 칼리지는 칼리지 면적도 굉장히 넓고 칼리지 울타리 내에 기숙사와 도서관 등 시설이 위치해있다.
훗날 케임브리지에 올 한국인 학생들에게 칼리지 선택에 대하여 다음의 조언을 하고 싶다.
첫째, 칼리지를 선택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입지(위치)다.
주로 강의를 듣는 곳, 소비와 문화의 중심은 시티 센터, 도서관과 가까운 집을 골라야 한다. 그리고 학교 기숙사에 거주한다면 칼리지 기숙사에 거주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를 고려하여 칼리지를 선택해야 한다. 칼리지를 잘 고르면 대부분의 식사와 공부 등 일상생활을 칼리지 울타리 내에서 다 해결할 수 있다. 칼리지 학생식당은 높은 빈도로 이용하게 될 것이다. 일반 식당들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하고 맛도 괜찮기 때문이다. 칼리지 면적이 크지 않더라도 시티 센터에 위치한 칼리지들은 울타리만 벗어나면 도시에서 제공하는 여러 문화 프로그램과 시설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괜찮다.
둘째, 가족과 함께 와서 2~3인 기숙사를 찾는다면 면밀히 알아보고 빨리 지원을 마쳐야 한다.
인기 있는 기숙사는 빨리 마감될 수 있다. 가족 기숙사는 수량이 많지 않아서 좋은 기회를 잡으려면 지원을 빨리 마치고, 빠르게 대학 합격을 받아 칼리지를 배정 받고 기숙사를 신청해야 한다. 필자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가족 기숙사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한 칼리지들만을 선택했지만 1지망으로 인기 칼리지 중 하나인 곤빌을 지원했고, 2지망에서도 상대적으로 인기가 높은 셀윈에 지원하여 결과적으로 다 안 된 것 같다.
셋째, 학교 수업을 어디서 듣는지는 대강 알아두는 게 좋다.
학기가 시작되면 가장 많이 가는 곳은 강의실이다. 작은 케임브리지 내에서 자전거를 타면 20분 안에 못 갈 곳이 없지만, 필자처럼 동선을 최소화하는 것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집과 강의실을 오가는 경로도 사전에 계획해두어야 할 것이다. 필자는 PGR 전공을 필자보다 2년 앞서 마치고 귀국한 한국인 학생에게 물어 강의실 위치를 대강 짐작하고 있었다. 물론 1, 2지망 모두 떨어져서 의미 없게 되었지만 말이다. 학교 강의실에서 최대한 가까운 칼리지에 지원하다가 결과적으로 시티 센터 바깥 북쪽에 있는 먼 칼리지에 배정되었고, 특히 기숙사는 북으로 더 멀리 있어 강의실을 오가기 번거롭다. 자전거 10분, 도보 30분 거리긴 하나, 필자는 이동을 위한 이동을 정말 싫어한다. 시티 센터 내에서 도보이동은 볼거리라도 있지만, 필자의 기숙사에서 시티 센터 초입까지의 1km 가량 경로(전체 경로의 1/3 가량)는 차가 많이다니는 도로와 주택지만 늘어선 지루한 풍경이다.
넷째, 어린이집이나 학교도 미리 잘 알아봐야 한다.
인기 어린이집은 빈 자리가 잘 나지 않는다. 거소가 정해지면 최대한 빨리 어린이집 여러 군데에 문의 메일을 보내 대기 등록을 해둬야 한다. 케임브리지에는 칼리지나 대학 건물과 같이 울타리로 둘러싸인 단지가 많아 지도상으로 가까워보이는 거리더라도 멀리 돌아가는 경로를 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고려해서 등하원길을 확인하고 어린이집을 선택해야 한다.
필자도 아직 모르는 칼리지가 많다. 하지만 만약 3대 칼리지나 특정 인기 칼리지를 지원하지 않고 안전하게 가족 기숙사가 있는 괜찮은 칼리지에 안착하고 싶다면, 현재 필자는 처칠이나 다윈을 추천한다.
처칠 칼리지는 시티 센터 북서쪽에 위치하여 거리는 먼 편이다. 다만 칼리지 규모가 크고 가족 기숙사도 내부에 있어 칼리지 울타리 안에서 대부분의 생활을 해결할 수 있다. 칼리지 안에 놀이터와 실내 놀이시설이 있고 규모가 커서인지 멤버 간 커뮤니티도 잘 형성되어있다. 칼리지 내 넓은 평지와 공원도 잘 조성되어있다.
다윈 칼리지는 시티 센터 남서쪽에 위치하였으나, 거의 시티 센터 중심지와 닿아있다고 보면 된다. 좁은 캠강을 다리로 건너 서쪽으로 가면 바로 다윈 칼리지가 나타나는데 가족 기숙사는 칼리지 울타리 바깥에 있지만 매우 가깝다. 다윈은 대학원생만 입학 가능한 칼리지라 사회생활을 했거나 가족이 있는 노령(?)의 학생이 많다. 다윈 칼리지 근처에는 케임브리지 내 큰 녹지공원인 라마스랜드와 쉽스그린이 있어 아이를 키우거나 피크닉을 하기에도 좋다.
두 칼리지 모두 근처에 괜찮은 어린이집도 많다. 필자의 자녀는 학령기가 아니라 학교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영국은 보통 주당 15시간을 무료로 제공 받을 수 있는 3살 이후(만 3세 생일이 지난 이후 등록하는 학기부터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부터 아이를 어린이집(nursery. 2~4세)에 보낸다. 이후 Preschool(3~4세)을 거쳐 의무교육인 School(5~11세)에 보내는 구조라는 점만 참고 바란다.
따로 쓸 기회가 없을 것 같아 주거지 선택에 대한 조언도 덧붙인다.
도시생활이 좋다 → 시티 센터 내 칼리지. (하지만 대도시 생활을 생각한다면 옥스포드나 런던을 권한다. 버밍엄, 맨체스터, 리즈, 셰필드, 에딘버러, 글래스고도 케임브리지보다는 훨씬 큰 도시다. 영국 내 유명 대학도시 중 케임브리지보다 작은 곳은 거의 없다.)
기차, 버스 타고 런던이나 다른 해외 도시로 많이 다니고 싶다 → 시티 센터 내 칼리지, 파커스피스 근처(시외버스 정류장이 위치), 기차역 근처 주거지.
가족기숙사에 묵고 싶다 → 위에서 추천한 처칠, 다윈 등 많은 가족기숙사를 보유한 칼리지.
승용차를 구할 계획이다 → 많은 칼리지 기숙사는 주차가 불가하다. 가족기숙사 중에 가능한 곳이 있으려나? 일단 Lucy Cavendish는 불가함을 확인했다. 케임브리지에서 자차를 이용할 계획이라면 시티 센터에서 조금 외곽의 집을 알아봐야 할 것이며 주차 가능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한국 느낌의 깔끔한 공동주택(아파트)에서 살고 싶다 → 에딩턴은 비교적 최근 케임브리지 서쪽에 구성된 계획단지다. 주거비가 높은 편이지만 주차자리도 넉넉하고 하나의 단지로 구성되어 있어 아이가 뛰놀기에도 적합한 환경이다. 좋은 어린이집과 학교가 있어 캠퍼스 강의실이 멀지 않다면 고려할만 하다.
가족 거주를 위해 기숙사가 아닌 집을 구한다면 에딩턴 외에도 시티 센터 둘레로 선택지가 많이 있다. 슈퍼마켓, 시티 센터와의 거리를 고려해야 할 것이며, 학군에 대한 정보는 케임브리지 거주 한인 커뮤니티에서 얻을 수 있다.
먼 훗날 필자가 케임브리지에서 보낸 1년을 떠올리면 기억의 절반은 칼리지에 관한 것일 것이다. 남은 시간 동안 좋은 기억을 많이 담아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