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화
올 때마다 맨날 눈이 퉁퉁 부은 채로 나가기 일쑤였는데 어느새 울지 않고 병원을 나서는 날이 왔다.
원장님과 상담하면서 공부가 재밌었다는 이야기를 하니 과외를 해 보는 건 어떠냐고 말씀을 주셨다.
고등학교 과정은 아직 한참 더 공부를 해야 할 것 같아서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을 가르쳐 볼 생각을 해봤다.
<과외구하기> 카페에도 글을 올리고 과외를 알선해 주는 업체에 선생님 소개서도 작성해서 제출했다.
며칠 뒤, 휴대폰 메시지 알림이 울렸다.
안녕하세요,
과외 구하는 카페에서
보고 연락드려요.
OO동 예비 중1 학생인데
혹시 수업 가능 하실까요?
곧바로 시범 수업이 가능하다는 답을 보내고 미친 듯이 유튜브와 네이버를 뒤졌다.
첫 시범과외, 시강하는 법, 과외 구하는 꿀팁 등의 키워드를 모조리 씹어 삼키다시피 했다.
상담을 할 때는 그냥 하는 것보다 상담지가 있는 것이 수월할 것 같았다.
학생이 직접 본인이 생각하는 실력을 적게 하고, 원하는 장래희망이 있는지와 좋아하는 취미가 무엇인지도 적게끔 칸을 만들었다.
아이들은 어차피 공부하기 싫어하니, 좋아하는 게임이나 캐릭터 같은 걸로 비유를 들며 시범 수업을 해야겠다는 전략이었다.
초6에서 중1 난이도의 레벨 테스트지도 준비해 갔다.
집에 프린터기도 없어서 가까운 킨코스 인쇄소에 가서 한 장당 100원을 주고 출력했다.
시범과외 날에는 혹여나 늦을까 봐 너무 넉넉하게 출발한 나머지 학생의 집 앞에 있는 이디야 커피에 가서 30분이나 앉아서 아이스 토피넛라떼를 먹으며 대기하다가 시간 맞춰 방문했다.
시원한 카페에서 아이스 음료를 마셨고 양말을 신었지만 첫 시범과외가 너무 떨려서 혹시 땀이 삐질삐질 나서 발냄새라도 나면 어쩌나 걱정했다.
우선 아이와 먼저 수업을 한 뒤 어머니와 이야기하겠다고 안내하고 준비해 온 상담지와 레벨테스트지를 꺼내 학생과 몇 문제들을 함께 풀었다.
학생 테스트와 학부모 상담까지 마치니 어느새 50분이 가까운 시간이 지나 있었다.
“그럼 아이와 상의해 보시고 수업 진행을 원하시면 연락 주세요. 감사합니다. 그럼 들어가 보겠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선생님, OO이가 수업받고 싶다고 하네요^^
수업 진행 하고 싶은데 언제부터 가능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