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넷 / 새로운학교네트워크 연수위원
2023 새로운학교네트워크 여름 활동가 워크숍
우리들은 그 무슨 이야기라도 다할 것 같다.
우리들은 서로 미덥고 정답고 그리고 좋구나. -백석<선우사>
백석의 <선우사>에는 저녁 밥상에 오른 두 벗, 가재미와 흰밥이 등장한다.
셋이 모이니 정다운 마음의 대화가 오고 간다.
‘학교는 삶을 가꾸고 나누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새로운학교운동의 본질을 놓치지 않기 위해 디딘 발끝에 함께 힘을 주어야 하는 시기이다. 다양한 이슈로 둘러싸인 교육환경 속에서 미래 교육은 어떻게 가야하는 지,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2023 새로운학교네트워크 여름 활동가 워크숍, 그간 걸어왔던 학교혁신의 역사와 새로운학교 운동을 돌아보고 학교 자치와 자율화를 중심으로 새로운학교의 실천과 과제를 공유하는 의미 있는 시간들이었다.
서로 그 무슨 이야기라도 다 할 것 같은 미덥고 정다운 활동가들이 지난 7월 전주에 모였다.
뜨거웠던 지난 7월 22일, 1박 2일간 새로운학교네트워크 여름 활동가워크숍이 전주교대전주부설초등학교에서 열렸다. 각 지역에서 모인 새로운학교네트워크 활동가들이 함께 둘러앉아, 서로 나누며 든든하게 함께 채워 나가는 다채로운 비빔밥과 같은 워크숍 한 상이 차려졌다.
북적북적 즐거운 만남
북적북적 즐거운 놀이로 연수를 안내하여 선물상자를 열 듯 설레는 만남으로 활동가 워크숍이 시작되었다. 겹겹한글놀이, 진진가 놀이, 전국 샘친구 만들기 등 유쾌한 놀이를 통해 각 지역에서 만난 활동가들이 함께 웃음꽃을 피우며 마음을 열고 한층 더 가까워지는 시간이 되었다.
차곡차곡 쌓아온 시간을 나누며, 폴짝~ 도약을 꿈꾸다
많은 사람이 함께 지나가면 길이 되고 그 자리엔 흔적이 남게 된다. 함께 한 지난 이야기를 다시 되돌아보는 과정은 그 삶의 흔적이 역사로 의미화되는 과정이었다. 여름 활동가 워크숍은 전 새로운학교네트워크 이사장 서길원 선생님을 모시고 ‘새로운 학교운동의 실천과 과제: 학교자치와 자율화를 중심으로’ 라는 주제로 하는 기조 강연으로 시작되었다.
먼저, 교육개혁의 과거부터 현재까지 학교혁신의 역사와 새로운 학교운동의 실천과정을 함께 돌아보면서 학교혁신정책과 미래교육의 방향에 대해 살펴볼 수 있었다. 작은 학교의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혁신학교가 탄생한 것처럼 혁신학교의 현재 모습에 대해 제대로 분석할 수 있어야 앞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미래교육의 대안처럼 IB교육, AI맞춤형 교육 등 외국의 사례가 교육청 정책으로 들어오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 현실과 그간의 학교 교육과정 혁신정책에 대한 성찰 없이 무분별하게 도입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기도 한다. 이에 학교 현장에서 혁신교육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과 도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서길원 선생님은 새로운 학교운동의 과제로 학교자치 활성화방안과 학교혁신운동의 자생성 확보를 위한 지역교육네트워크 운영방안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새로운학교네트워크가 교육 정책 역량을 높이고 길잡이로서 방향을 제시하도록 연구와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함을 제안하였다. 또한, 선생님들의 교육과정 다양화 실천사례를 공유하고 강사와 활동가 중심의 연수가 아닌, 누구나 공유하고 연결될 수 있는 방식을 도입하여 사람이 성장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그간의 새로운학교운동이 차곡차곡 쌓아온 길을 돌아보며, 다시 한번 새로운학교네트워크의 운동성을 되새기고 폴짝 도약할 수 있는 과제를 함께 나누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서길원 선생님의 기조 강연이 끝난 뒤 8개의 모둠이 함께하는 모둠토의 시간을 가졌다. ‘학교혁신 네트워크 구축방안’이 공통주제였고, ‘학교 자치 활성화방안:학교 자치를 위한 교육행정 혁신과제’와 ‘새로운학교 운동과 학교혁신과제’가 선택주제였다. 모둠별로 공통주제와 선택주제 1개를 중심으로 모둠별 이야기를 나누고 전체가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공통주제인 ‘학교혁신 네트워크 구축방안’에 대해 모둠 토론에서 나온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지역을 중심으로 공동교육과정, 마을교육과정, 문화예술교육 등을 통해 지역 인프라와 상설협의체를 구성해 지역 네트워크를 촘촘히 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수업과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교사학습공동체를 통한 학교 밖 교사 협력방안에 대해 토의하고, 새로운학교 지역네트워크를 활성화하는 방안으로 주제별 연구회, 정기적 컨퍼런스와 연수, 모델학교 구성을 통한 연대 등 활동가들의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협력과 연대를 위한 공유의 장을 마련하고 네트워크를 단단하게 다지는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선택주제 1인 ‘학교 자치 활성화방안:학교자치를 위한 교육행정 혁신과제’에서는 핵심과제로 학교 기본운영비 증액 등 학교 자치 강화, 공모사업 혁신 운영, 인사제도 혁신, 공문 없는 학교, 공모교장제 확대, 학교(교사)주도 교육청 평가회, 학교· 마을 공동교육과정 등 학교혁신을 가로막고 있는 다양한 규제를 극복하는 방안이 제시되었다.
선택주제 2인 ‘새로운학교 운동과 학교혁신과제’의 모둠토의 결과로 학교교육과정의 체계화 및 위계화, 학생 발달에 맞는 학년(군) 교육과정 연구, 성정과 공감의 평가 방법 연구개발, 다각적인 기초학력 보장 지원방안 마련, 학교공동체 문화 형성을 위한 기반 마련 등 새로운학교를 만들기 위한 학교혁신 과제와 그 해결 방안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었다.
전주 문화체험으로 말랑말랑해지는 시간
여름 활동가 워크숍 마지막 날에는 다양한 매력을 가진 도시, 전주의 문화를 함께 거닐면서 몸과 마음이 말랑말랑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세 명의 활동가와 함께 전주의 다양한 빛깔을 담은 세 가지 테마의 전주 문화체험길을 걸었다. 전주의 역사를 오롯이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동학농민혁명군 전주 입성길을 답사하기도 하고, 이야기가 있는 전주 옛길을 따라 한옥마을을 함께 걷기도 하였으며, 전주한옥마을이 품고 있는 다양한 도서관을 산책하였다.
나지막이 핀 하얀 제비꽃도
아스라이 비춘 저녁노을도
파란 하늘에 떠있는 하얀 구름도
바람에 하르르 흩날리는 꽃잎도
사람 냄새 풍기는 너도
모두 보면 볼수록 좋은 것들이다.
보면 볼수록 아름다운 것들 – 이충근
새로운학교네트워크 활동가 워크숍을 통해 함께 길을 걸어가는 선생님들을 만났다. 굳이 우리를 설명하지 않아도 됐다. 존재만으로 함께 길을 걸어간다는 믿음과 새로운학교에 대한 새로운 의지가 생겼다. 그리고 사람 냄새 폴폴~ 우리는 새로운학교 운동의 가능성을 보았다. 그 가능성은 바로 학교 현장에서 새로운학교를 만들기 위해 묵묵히 실천하는 교사들이다.
보면 볼수록 참 좋은 당신, 우리는 지난 7월 뜨거운 여름, 그들을 만났다.
2023 여름 호 목차
들어가는글_2023 새넷 여름호
1. 시론
2. 포럼 & 이슈
3. 특집
4. 전국넷
5. 수업 나누기 정보 더하기
6. 티처뷰
7. 이 책 한 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