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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와 폭동의 심리학

[오늘의 심리학 #160.] 누가 트럼프 좀 말려봐요.

※ 주의. 아직 못 본 분이라면 영상의 내용이 다소 충격적일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tAKbwJGR0Gc


 미국 전역에서 시위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연일 일어나는 시위의 성격은 다양합니다. 사실 어떤 일이든 그렇지만 결정적인 계기가 역치를 넘어서 그럴 뿐 이전까지 쌓여왔던 다양한 분노가 있는 법이죠.

 시위를 관통하는 주제는 조지 플로이드씨에 대한 경찰의 과잉 진압입니다. 이렇다 할 저항도, 위협도 하지 않는 흑인을 대상으로 경찰이 보여준 행동은 끔찍합니다. "흑인이어서 당했다!" 라고 단정지을 수 없지만, 적어도 공권력을 등에 입고 시민의 치안을 지키는 경찰이 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마지막 유언이 "숨을 쉴 수 없어요." 라뇨. 이건 정말 말이 안 되죠.


 사실 이 시위의 성격을 단순한 하나로 볼 수 없는 이유는 그간 미국이 했던 미숙한 코로나19 대처, 그로 인한 경제적 타격, 국가 수장의 나르시시즘 넘치는 행보 등이 턱 끝까지 출렁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조지 플로이드씨의 사망은 분노하던 그들을 거리 밖으로 나오게 했죠.


https://www.youtube.com/watch?v=CeLmn6rKRks


 그러나 평화 시위로 이어지진 않은 것 같습니다.

 인근 가게의 약탈, 방화 등으로 이어졌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군을 개입하는 초강수로 맞서고 있습니다. 계엄령을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아 조마조마하네요. 몇 년 전 광화문을 촛불로 뒤덮었던 때의 기억이 나기도 하고요.


 오늘은 시위와 폭동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인한 조지 플로이드씨의 사망으로 인해 미국 전역에서 시위가 일어났고, 일부 시위는 폭동으로 변질되었다.
- 마틴 루터킹은 시위와 폭동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나는 폭동이 파괴적이고 자기희생적이라고 계속 말할 것이다. 자유와 정의를 위한 투쟁에서 억압받는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비폭력이다."
 "그러나 폭동을 비난하는 것만큼, 폭동을 비난하라고 만드는 조건들을 비난하는 게 필요하다."

- 폭동의 파괴적이고, 통제되지 않으며, 기회주의적인 공격성에 대해 비난하려면 애초에 그런 일이 일어났던 원인 역시 떠올려야 한다.
- 폭동은 병의 증상이다. 근본적인 원인이 있기에 증상이 일어난 것이다.
- 병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 병의 증상만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옳지 못 하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왜 때려?" "애초에 맞을 짓을 하지 말았어야지!" 입니다.

 때린 것도 잘못이죠. 그런데 때릴만큼의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 맞지도 않았겠죠. 화가 머리 끝까지 치솟을 정도로 건드리는 사람은 제쳐두고, "폭력은 나빠." 라고 하는 건 옳지 못 합니다. 확실히 해야죠. 둘 다 나쁘다고.


 또, 낮에 진행하는 시위와 밤의 시위 성격이 다른 것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낮 시위는 평화적이에요. 밤에 날뛰는 폭동 사건에만 주목하며 '이는 극좌파의 선동이다!' 라고 얘기하는 건 현실성이 없는 주장입니다. 지금 시대가 어느 때인데요. 이미 한국에서 40~50년 전에 다 해본 전략을 쓰고 있는 건가요.


- 목적 없는 폭력과 약탈 역시 기회주의적으로 시위에 가담한다.
- 지금의 시위에서 아쉬운 것은 조직, 집중력, 리더십이다.
- 초점 없고 의제의식이 없는 시위는 소득 불평등도, 인종차별도 해결하지 못 한다.


 학교에서 괴롭힘이 일어나면 옆에 있던 아무 상관도 없는 애까지 재미 들려서 같이 괴롭힘에 동참할 때가 있습니다. 굉장히 악질이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떤 이유인지 중요하지 않아요. 그냥 욕하고 화낼 곳이 생겼기 때문에 분출하는 겁니다.

 이런 기회주의적인 일부를 바탕으로 시위의 성격을 규정지으면 안 됩니다.


 그러나 지금 시위에는 구심점이 부족하다는 느낌입니다.

 시위가 성공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고, 현실적인 변화로 발전하기 위해선 시위를 '집회'로 바꾸어야 합니다. 그래서 리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조지 플로이드씨의 형제들이 시위의 구심점이 되고 있으나 이들은 이 사건의 피해자입니다. 리더의 짐까지 지게 하는 건 위험할 수 있어요.


 그리고 개인적인 의견까지 더하자면, 시위는 유머러스해야 합니다.

 해학과 풍자는 강력한 무기에요. 욕할 대상이 있을 때 상스러운 욕보다 우스운 블랙코미디로 응수하는 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급스러운 대처입니다.

 저는 광화문의 촛불 집회가 매 주 축제의 분위기로 흘러갔던 게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리더가 있었고, 의제가 명확했고, 비폭력을 고수하는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모두가 분노를 웃음으로 승화하는 축제의 장이었어요. 그 결과는? 성공이었고요.


https://www.youtube.com/watch?v=HyLf_90BCk8






 저는 트럼프를 자기애성 성격장애 환자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타국의 공인 정도니까 대놓고 말해야지. 공식적인 진단명 없는 사람을 마음대로 이렇게 규정하면 안 됩니다. 원래.)

 자기애성 성격장애를 가지고 있으면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잘된 일은 자기 탓, 안된 일은 남탓, 상황탓이에요. 그래서 든든한 리더로 보이지만, 실속은 이기적이고 자기 잘난 맛에 삽니다.


 문제는 이런 사람이 높은 자리에 앉아있을 때에요. 자기의 권위만큼의 대단함을 지켜내기 위해 다른 사람들이 수년간 쌓아왔던 것들을 헌신짝처럼 버립니다.

 사실 예상했었어요. 미국이 중국을 적으로 규정짓고 절대 타협하지 않을 거라는 걸요. 분노를 다른 곳으로 돌려야 비난이 자기에게 향하지 않을 거잖아요. 트럼프는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표현을 절대 쓰지 않습니다. 언제나 우한 바이러스라고 얘기하죠. 우한에서 왔다. 너희들이 잘못했다. 자, 그레이트 아메리칸들아! 너희들이 미워해야 하는 건 바로 저기 있는 중국놈들이야!


 다만 문제는 중국에는 가면을 10개 이상 쓰고 있어서 절대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지략가가 있다는 거겠죠. 양보는 없는 자강두천의 자존심 싸움.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분명한 건 인류와 지구에게 좁게는 자국민 넓게는 세계 전체의 인류에게 좋지 않은 상황을 초래할 것입니다.


 이 정도 정치 얘기는 해야겠어요. 보다보니 답답해서 어휴...




* 참고 자료


1. 직장상사의 성격이 ㅈ같은 심리학적 이유

 - 리더십과 나르시시즘의 상관 관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https://brunch.co.kr/@3fbaksghkrk/330


2. 무분별한 사재기의 이유? 밴드웨건 효과!

 - 폭동에 휘말리는 일부의 심리를 설명할 수 있는 글입니다.

https://brunch.co.kr/@3fbaksghkrk/284


3. 자녀의 삶을 침범하는 독을 품은 부모의 특징

 - 나르시시즘 권력자가 약자에게 하는 다양한 영향력을 소개해드려요.

https://brunch.co.kr/@3fbaksghkrk/275


4. 친할수록 정치, 종교 얘기는 하면 안 된다고? 천만에!

 - 하지 말아야 하는 건 정치, 종교 얘기 자체가 아니라 그 사상을 바탕으로 상대방을 규정짓는 몰상식입니다.

https://brunch.co.kr/@3fbaksghkrk/239




* 출처 자료


The Psychology of Rioting: The Language of the Unheard

Denouncing symptoms of disease without treating the root cause is bad medicine.

Posted May 30, 2020 Joe Pierre M.D.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log/psych-unseen/202005/the-psychology-rioting-the-language-the-unhe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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