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가 쓰는 시 여섯 편 - 겨울은 잉어빵의 계절
길가에 터져버린
꼬릿한 은행 냄새 사이로
어디선가 불어오는
군침 도는 익숙한 향
이 계절에 만나기로 한
약속을 잊지 않고
올해도 돌아왔구나
작년에는 두 마리 천 원
올해는 세 마리 이 천 원
몸값을 한껏 올리고 나타나
안 사면 그만인데
캄캄한 밤을 밝히는 황금빛 몸통과
꼬리까지 꽉 찬 팥으로 유혹하는 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긴 줄의 맨 뒤에 서서 널 기다린다
세 번의 계절을 지나
바야흐로 너의 계절,
매년 찾아오는 너의 전성기
어느새 찾아온 너의 계절에
나도 기다려본다
돌고 돌아 마주할 나의 계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