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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든밍지 Dec 15. 2023

너의 계절은

T가 쓰는 시 여섯 편 - 겨울은 잉어빵의 계절

너의 계절은


길가에 터져버린

꼬릿한 은행 냄새 사이로

어디선가 불어오는

군침 도는 익숙한 향

    

이 계절에 만나기로 한

약속을 잊지 않고

올해도 돌아왔구나


작년에는 두 마리 천 원

올해는 세 마리 이 천 원     

몸값을 한껏 올리고 나타나

안 사면 그만인데


캄캄한 밤을 밝히는 황금빛 몸통과

꼬리까지 꽉 찬 팥으로 유혹하는 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긴 줄의 맨 뒤에 서서 널 기다린다


세 번의 계절을 지나

바야흐로 너의 계절,

매년 찾아오는 너의 전성기

     

어느새 찾아온 너의 계절에

나도 기다려본다

돌고 돌아 마주할 나의 계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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