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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언덕과 얕은 개울의 이중주
04화
내가 떠나는 거라니
야속할 뿐
by
박점복
Feb 10. 2022
그림 출처 : 다음 블로그
언제 그랬냐며 세월이 딱 잡아 시치미다.
바다도 하늘까지 방금 전 일 슬그머니 덮더니만 평온한 척하고.
으레 장승이려니 몰아세우니 무심해도 너무 무심타.
징표 하나 달랑 남기고 가버린 게 벌써 몇 번짼데.
저리로 이쪽으로 쌩하게 스치면서도
매몰찬 세월은
내가 뿌리치는 거라면서.
그새 또 아침이 눈치다
기웃기웃, 떠나려는지.
적반하장도 염치는 있을 텐데 오히려 내가 버렸다나
소쩍새 소리 따라
여러 날 먼 길 나선 봄도 아까까지 옆이었고
객기 탱천 하며 팔팔 거렸던 시절,
온기 여전한데 어느새 보일 똥 말똥.
졸졸졸 애타게 부르던 개울도 제법 가까이 왔는지
소리부터 굉음이다.
기다리느라 따분해할 틈도 없이 어마한 물줄기로 돌변, 한없이 떨어져 놓고는
씩씩거리며 분
(憤)
해하는 소릴 왜 내가 듣는지 대체 모를 일이다.
듬직하던 산등성이조차도.
흔적이라곤 바깥에서부터 세는 게 훨씬 빠른 나이테뿐.
아직도 바득바득.
때론 잽싸게
, 때론 더디게 가만히 내민 저들 손을 뿌리치는 게 나라니, 참!
인연의 질긴 심줄 미련 없이 싹둑 자른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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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점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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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찔끔 저기도 찔끔 거리는 걸 보면 딱히 잘 하는 게 없다는 의미 이리라. 정처 없이 헤매고는 있지만 그래도 꼭 내가 메꿔야 할 모퉁이는 있고 말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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