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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shin Mar 18. 2024

at the bar

the junctioneers @ noonan's pub

그간 세월이 많이 흘렀다. 아주 빠르게 흘러가 버렸다. 토론토에서 사스카츄완으로 비지니스를 찾아 떠났던지가 벌써 십 년이 훌쩍 지났다. 그곳을 정리하고 다시 토론토로 돌아오고, 한국을 다녀온 지 2년이 다되어가니 이곳 내 단골 아이리쉬 펍 Dora Keogh 엔 거의 12년 만에 들렀는데..

그동안 많은 일들이 벌어진 모양이었다. 친절하고 낭만적이었고, 가끔 내 술값을 받지 않곤 했던 이곳의 쥔장 John 할배는 하늘나라로 떠났고, 펍은 Noonan이라는 새로운 아이리쉬 이름으로 변해 있었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것들도 있었으니.. 너무나 익숙했던 내부 인테리어와 함께, 이곳을 찾는 객들의 특유의 유쾌함과 open mindedness, 그리고 소박하지만 진지하고 흥겨운 라이브 밴드의 연주와 함께하는 아이리쉬 펍의 진정한 바이브가 그것이었다.

작은 키에 새하얗고 착한 얼굴로 언제나 생글생글 웃던 주방장 토니도 떠난 것 같았고, 내게 진정한 기네스의 맛을 알게 해 준 chief bartender 도 보이질 않았다, 하지만 십수 년 전 내가 마지막으로 이곳을 찾았을 때 즈음에 막 아일랜드에서 도착해 서버 생활을 시작했던 신참 제임스가 이제는 어엿한 헤드 서버가 되어 날 알아봐 줬다. 반가웠고 신기했다.  

Do you recognize me?

Yes I do!

선술집 아이리쉬 펍의 전형인 high stools 주변으로 가득히 서있는 손님들의 설렘은 여전히 변함이 없었고, 밤 9시에 시작하는 라이브 밴드의 연주를 기다리며  동행한 회사동료와 난 오랜만에 아이리쉬 맥주에 흠뻑 빠져갔다. Guinness & Harp.. with a dish of fried calamari.

한국을 가본 적도 없다면서 서울과 부산을 알고 있다는 옆자리 친구들과 말을 트고

꽤 명성이 있다는 백발의 드러머가 등장하면서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The Junctioneers의 컨서트가 시작되었다.

이렇게 한두 잔씩 마시며 라이브 공연을 같이 즐기다 보면 전후좌우의 손님들과 그저 친구처럼 대화가 이어지게 된다. 이곳 댄포스 거리의 로컬 주민과 함께 온 영국인 금발의 친구들이 그랬고, 동네 친구들 모임이라 동부인해서 온 이들이 그랬고, 내가 폰 사진을 찍을 때마다 즐거운 환호성으로 호응해 준 옆자리 젊은이들이 그랬다.

난 이런 왁자지껄의 유쾌함이 살아있는 음악과 함께하는 바이브가 너무 좋다. 누군들 안 그렇겠는가..


Vive la vibe of the pub!



* 아래는 이곳이 예전의 도라 키오(Dorah Keogh) 였을 적의 글과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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