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서

by 빛날

사랑한다는 것으로 새의 날개를 꺾어 너의 곁에 두려 하지 말고

가슴에 작은 보금자리를 만들어 종일 지친 날개를 쉬고 다시 날아갈 힘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서정윤 시인은 말합니다.


생텍 쥐페리는 어린 왕자의 소설에서 말합니다.


너의 장미꽃을 그토록 소중하게 만드는 건 그 꽃을 위해 네가 소비한 그 시간이라고.

너는 네가 길들인 것에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게 되는 거라고.

오로지 마음으로 보아야 잘 보이는 건데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이 삼십 대의 나이에 사랑한다고 생각한 사람에게 서정윤 시인의 '사랑한다는 것으로'를 강요했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맘껏 하게 해 달라고. 구속하지 말라고.

나는 날개를 달고 자유롭게 멀리 높게 날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말한 나는 그 사람의 지친 날개를 쉴 수 있도록 했을까요?

겉으로는 흉내 낸 것 같습니다. 속을 들여다보면 아닙니다.

나는 그 사람의 날개를 맘껏 조정하고 싶었습니다.

내 날개 관리만 하면 되는데 그 사람의 날개뿐 아니라 주변 환경, 사람, 먹이까지 조정하고 싶었습니다.

서로 숨 막혔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조정하려 했으니까요.

보금자리가 아니라 가시방석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어린 왕자에서 읽었던 글이 떠오릅니다.

길들여지고 소비한 시간의 소중함을 압니다. 그 시간에 일어났던 일들에 책임을 집니다.

꼭 함께 있는 것만이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 거라지요.

얕은 눈을 감고 마음의 눈으로 보는 연습 중입니다.

그 어려운 것을 한 걸음씩 해 나갑니다.

전력질주로 해결하고 싶은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성경에서 말하듯 사랑은 오래 참고 온유한 게 맞습니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날개를 꺾고 싶었습니다. 집착으로 끝이 납니다.

얕은 사랑을 경험으로 알기에 비우려고 합니다. 연습 중입니다.

과정에 아픔이 있습니다. 아프면서 배우기를 멈추지 않습니다.

상처 난 마음을 치유하는 강력한 능력을 가진 것이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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