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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의 다이어리 May 26. 2024

홉풀(HOPE FULL)

오늘부터 홉풀 HOPEFUL



'설레다'를 영어 사전에서 찾아보면 FLUTTER, EXCITED 등의 단어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설렘의 가장 근접한 영어 어감은 바로 'HOPEFUL' 이다. 

왠지 홉풀 홉풀 하니 희망과 소망으로 가득 찬 이라는 'HOPE FULL' 느낌도 있다. 

HOPEFUL 하면 

내 마음 상태가 HOPE FULL 하다면

그때 반 고흐 인사이드 전시에서 보았던 테라스 앳 나잇 카페의 심심한 아름다움을 

내 일상에서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신기한 일이 있었다.


반고흐 인사이드 전시를 다녀와 브런치스토리에 감상평을 기록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방문한 아이 치과에서 그 반 고흐의 테라스 앳 나잇 그림을 보게 되었다. 

그 치과에서 우연히 들른 화장실에서는 


구하여라, 

그리하면 하나님께서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그리하면 너희가 찾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그리하면 하나님께서

너희에게 열어주실 것이다. 


라는 구절이 문앞에 붙어있었다. 

오랜만에 설렜다. 


어느 누구는 늘 자기 전에 감사 노트를 쓴다고 하는데

감사 노트는 왠지 없는 감정을 쥐어짜는 거 같기도 해서

감사보다는 설렘 노트를 써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복직 후 만나게 될 직장생활에서

아이들의 양육과 교육이 이루어지는 가정 생활에서

그리고 신앙 생활에서 


설렘이 필요하다. 

시급히.


문득

쉬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모처럼 생긴 휴식시간을 잘 보내고 싶은데 막상 어떻게 보내야 할 지 무엇을 할지 몰라

휴일에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서 핸드폰의 최신 뉴스나 숏폼을 보는 일 밖에는

딱히 하고 싶은 일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한껏 꾸미고 오랜만에 연락한 친구와 만나는데

이야기의 주제가 금방 동이 나버린다면 그만큼 슬픈 일이 또 있을까

예수님을 만나야 한다고 늘 예배시간에 듣지만

예수님을 만났는데 내 안에 아무 감흥이 없다면 그게 더 무서운 일 아닐까. 


생각해보면 

내면의 설렘의 기름은 스스로 준비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슬기로운 다섯 처녀가 기름을 준비한 것처럼

내 안의 기름은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닌 듯 하다. 

기름이 동 났으면

그걸 알아차려야 하고

기름을 채우려는 노력이 있을 때

마태복음의 7장 7절의 약속이 있다. 


내면의 기름이 동났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 있는데 그것은

무엇을 해도 재미가 없다는 것이고

심지어는 모처럼 기획한 가족 여행을 가도 뻔하고

무엇을 해도 부질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갑자기 신선한 아이디어가 생각나 컴터를 열어보면

웹에는 없는 정보가 없다. 더이상 새롭거나 신기한 건 없는 것이다. 

비밀이라고 여겨졌던 모든 정보들이 세상에 다 풀어져 있는 느낌이다. 

그것을 단순히 40대의 갱년기나 무기력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가족과 함께 참여한 예배시간 설교 말씀조차도 뻔하게 느껴지면

그제야 설렘의 소스는 

외부가 아닌 내 마음의 상태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청소하면서 깜짝 놀라는 순간들이 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방이지만

침대 밑 소파 밑에 어마무시한 먼지 뭉치들이 청소기에 딸려나올 때

깜짝 놀라게 된다.

내 마음에도 얼마나 많은 먼지들이 뭉쳐있을 지 

상상이 안 간다. 

먼지 뭉치들을 치우고

깔끔하게 정리하여


내 일. 내 직장에서

내 아이들의 양육에서

또 틈틈히 공부하는 공부계획에서

가정 생활에서

그리고 신앙 생활에서 


설렘의 상태가 될 수 있도록 

내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영역은 없다

시시하고 뻔해져야 할 영역은 없다. 

HOPEFUL한

만남을 준비하는 최소한의 노력을 하자.

 내면의 설렘의 기름을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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