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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순 Jul 15. 2024

긴 인생을 위한 명랑

나를 위한 선택과 태도


장마에 이은 무더위에 요즘

내 마음 속 시원한 계곡물처럼

흘러 다니는 단어로 명랑이 있어.


명랑은

밝을 명明

밝을 랑朗으로

이뤄진 한자어야.


명랑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흐린 데 없이 밝고 환함

유쾌하고 활발함이라는 뜻이 나와.


20대 때 나는

명랑함에 대해

가치있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아.


흐린 데 없이 밝고 환한 곳에

있으면 어둡고 구석진 곳을

파고들고 싶었어.


30대 후반 무렵

명랑함을 귀하게 여기고

다가가고 있더라.  


흐린 상황과 마음에서도

밝음을 향하는 자세

명랑明朗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내게 필요한 태도로 느껴지더라고.


한자의 기원을 찾아가다 보면 빛나는 정지된 순간을 만나게 된다. 밝을 명明자는 해와 달이 만나기 때문에 밝음을 나타낸 것이 아니었다. 고대인의 자연에 대한 감성은 단순하지 않았다. 갑골문 明자는 창문 사이로 밝은 달빛이 스며드는 장면을 포착한 것이다. 어두운 밤, 창문 사이로 비치는 달빛이야말로 조명이 없던 시절 그 무엇보다 밝아 보이지 않았을까?

한자의 풍경, 이승훈 지음


어둠 사이로 비치는 달빛이

밝고 따듯하게 느껴지듯이

중년에 만나는 명랑함이 더 반짝이더라.


사람이 허리를 쫙 펴고
입꼬리를 쫙 올리면
세상에 못할 일이 없대


유퀴즈에 나온 최화정님이

엄마가 생전에 해주셨던

말이라 했어.


이 말을 듣는데

나도 모르게 배에 힘을 주고

처진 입꼬리를 위로 향하고 있더라.

명랑은 나를 위한 선택이구나!


내가 언제 명랑해지는지를

떠올려봤어.

줌바댄스할 때

마음에 담고 싶은

문장을 낭독朗讀하며

소리 내 읽고

내 귀에 들려줄 때

감각을 열고 산책할 때 나는 밝고 맑아져.


나는  매일 어둠 속에서도

빛을 발견하고 향하는

명랑을 선택하기로 했어.


살아갈수록 명랑함의 덕목이 필요한 것 같아요.
...
삶에서 밝은 기운이 중요하더라고요. 햇빛이 몸을 튼튼하게 하듯이 우리 마음의 날씨를 밝은 쪽으로 가꿔야 합니다.
법정 스님께서 자주 말씀하셨던 "내 속의 뜰을 잘 가꾸자"는 말을 제가 좋아해요. 속 뜰을 잘 가꾸려면 끊임없이 사색하고 책을 많이 읽고, 잘 웃고, 삶을 긍정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삶에 대한 설렘이 생기고 재미있어요.

이해인의 말, 안희경 인터뷰




월요 연재 긴 인생을 위한 (   ), 다음주는 쉬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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