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냉장고 푸른 숲

내 몸으로 돌아오는 메아리

냉장고를 열면 알 수 있어요.


뭘 먹는지, 어떻게 먹는지. 그래서 냉장고 속은 우리의 몸 속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냉장고 속에 삼겹살, 버터 같은 고지방 식품이 많을 수록 우리의 몸도 그렇겠죠? 고지혈증이나 비만, 고혈압으로 가는 지름길 일 수 있습니다. 탄수화물, 단것이 많다고요? 그럼 당뇨를 걱정해봐야합니다.


대신 쌈채소는 어떠세요?


푸릇푸릇한 숲처럼 식탁과 냉장고를 초록으로 가득 채우는 거에요. 그럼 우리의 몸도, 혈관도 맑아질 겁니다. 냉장고가 어떤지는 식습관, 생활습관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냉장고 속을 들여다 보는 몸 속을 들여다 보는 것과 같습니다.





#유기농 쌈채소 600g

쌈채소가 몸에 좋다는 거 누군들 모를까요? 다만 물가가 오른만큼 쌈채소의 가격도 훌쩍 올랐습니다. 예전엔 1kg 한박스가 온라인 세일가 9,900원이던 것이 지금은 양이 줄어 600g이네요. 그래도 이 싱그러운한 맛은 포기 할 수 없어서 조금이라도 사서 알뜰살뜰 먹어보려고 애씁니다.


남편은 저를 만나기 전에 쌈 같은 거(?)는 절대로 먹지 않았다고 합니다. 제가 자꾸 식탁 위에 올리고 맛있다고 권하다보니 먹게 됐데요. 처음엔 고기쌈으로 시작했다가 지금은 샐러드로 줘도 판다처럼 우적우적 잘 먹어요.


당연히 장이 약했던 장트라블타 시절은 옛날옛적 얘기가 됐고 잦은 방귀나 음식물쓰레기 같은 기체똥의 냄새(?), 배탈나는 횟수도 거의 사라졌어요. (식사시간이었다면 정말 죄송합니다.ㅠㅠ 방귀 때문에 이혼할 뻔 한 얘기를 풀면 한바닥 써야되서 그건 이만 줄이겠습니다.)



#건강적금 들기

그래서 요즘은 남편과 외식하는 횟수를 줄이고 그 돈 아껴서 건강적금을 들고 있어요. 외식했을 때 나가는 외식비 3~4만 원 정도를 남편이 저에게 입금(?)하면 그걸 모아서 식재료 사는데 보탭니다. 당연히 술이나 자극적인 음식 먹는 횟수가 줄고, 돈도 아끼고, 물가가 올라서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쌈채소 한번씩은 먹을 수 있게 됩니다.


가끔 온라인에서 신선도가 조금 떨어지지만 먹는 덴 문제가 없는 쌈채소, 샐러드용 채소믹스를 세일가에 팔아요. 그럴 땐 무조건 박스나 kg 단위로 구매하는데 아침엔 샐러드, 밤에는 쌈으로 싸먹으면 이렇게 저렇게 또 알뜰살뜰 없어집니다.


미리 부지런히 씻어놔야 하는 수고스러움은 있지만 다른 걸 먹을 때보단 확실히 몸이 가벼워지는 기분이 들어요. 배춧잎 같은 쌈채소로 건강에 적금드세요!


잡곡밥 + 마른반찬 + 쌈채소


#냉장고 속 건강 적금 들기

6종 랜덤 쌈채소가 600g에 9,900원. 사실 의사 선생님들이 추천하는 하루 채소 섭취량은 500~600g입니다. 그렇다고 쌈채소 한박스를 하루에 다 먹을 수는 없잖아요.


토마토, 파프리카, 당근, 양배추 등 다른 채소도 먹어야 하고. 그리고 쌈채소로만 식탁 위를 채운다면 남편이 분명 화를 낼겁니다. 우리가 초식동물이냐고. 하지만 푸릇푸릇한 신선한 맛에는 다른 음식에서 절대 느낄 수 없는 매력이 있습니다.


씁쓰름한 레드 치커리에서 새로운 입맛 돋움을. 아삭아삭한 상추에서는 신선함과 상쾌함. 비타민과 쌈케일, 비트잎에선 생명력과 마치 숲에 온 것 같은 해방감을 느낍니다. 푸르름은 그 자체로 자연이고 생명력입니다. 자연을 우리 몸 속에 넣는 일은 몸에 대한 책임이자 건강에 대한 의무입니다.





#길러먹는 재미

올해부터 1일1채식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테라스 울타리에 상추를 길러먹기 시작했어요. 씨앗에서 작은 떡잎으로 새싹이 올라오더니 쭈글쭈글 상춧잎처럼 되다가 다시 새 잎이 나오고. 귀엽게 자라는 걸 구경하는 재미도 있지만 성체(?)가 된 다음에 똑똑 따먹는 재미도 무시 못 합니다.



길러먹는 재미에 수확하는 재미까지. 상추 똑 따서 후딱 만들어낸 상추비빔밥이면 1일1채식 완료. 잡곡밥, 나물, 산채류, 매실장아찌 넣어서 통깨 솔솔 넣고 참기름 한바퀴 두르면 끝이에요. 간장이나 고추장 대신 고추장에 무친 매실장아찌나 깻잎장아찌를 넣어도 더 맛있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어요.



이렇게 소소한 푸르름이 식탁 위로 올라오고, 입안을 싱그러움으로 가득 채우기까지. 초록과 함께하는 매 순간은 행복입니다.



냉장고 속 상추파먹기


냉장고속 청경채파먹기


진심을 담아 레시피를 전합니다. 제 손을 잡고, 함께 글을 써주세요.

sticker sticker

마음과 마음이 만나면 구독자님은 작가가 됩니다.

구독, 좋아요, 댓글 환영합니다.♥

keyword
목요일 연재
이전 15화눈길 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