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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ine 세인 Feb 27. 2024

내 주머니에

옥상시선 9


매일은 어쩌면 애써 나를 설득하지 않기로 하는 외로움 같은 걸 주머니에 구겨 넣는 일. 어쩌다 빨래를 하려고 주머니를 뒤지다 발견하는 영수증 따위에 적힌 그날의 식사가 적당한 기억으로 내 어딘가 저장되거나, 대수롭지 않게 버릴 수 있는 무언가가 되어 쓰레기통으로 버려지는 일. 그러고도 여러 번 하다 보면 익숙해져서 괜찮은, 괜찮기로 하는 일. 


다시 빈 주머니에 언젠가는 생각지도 못한 차가운 손이 들어와, 어쩌다 내 손이 그의 손보다는 덜 차가울 때도 있어 잠깐 녹여주고 싶다는 건방진 마음이 들고. 나라면 그 찬 기운을 알 것도 같아 넌지시 아는 체하고 싶어지다가도. 구겨 넣은 외로움이 밴 주머니가 오늘은 너무 좁아 입을 다물기로 하는 미안함이 그 옆에 자리하는 일. 다만 그 역시 이에 관해서라면 잘 알고, 우리는 서로 다른 시간에 같은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로도 괜찮은, 괜찮기로 하는 일.



Se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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