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안
2033년 11월 20일 일요일.
이승준의 기록을 각색.
오늘은 김지한 대표의 집에 초대받았다. 몇몇 사람들은 김지한 대표가 너무 건방지다, 무례하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지만 내가 봤을 때는 그는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니다. 그의 말을 들어보면 그는 우리 한국에서 나올 수 없는 엄청난 수준의 인재인 것 같다. 인류를 구원하겠다는 신념을 가졌다는 게 어찌 보면 허무맹랑하게 들릴 수 있지만 그는 모든 것을 현실로 만들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 김지한 대표를 욕하는 사람들이 나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오셨군요. 형님.”
그는 나를 보고 웃었다. 봐라, 그가 얼마나 친절한 사람인가? 표정이 없는 사람이라고? 이렇게 잘 웃어주고 착한 사람이 또 어디에 있단 말인가?
“대표님. 이렇게 좋은 자리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제가 이제 모신 게 부끄러울 지경인데요. 전에 채용 연계로 복지원에 계신 분들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하.. 다들 잘하고 계시지요? 대표님 하시는 일에 누가 될까 염려가 되곤 합니다. 착한 아이들이긴 한데 말이죠.”
“너무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아 여보, 이승준 원장님이 오셨어요.”
“어머, 원장님. 어떻게 날이 갈수록 더 잘생겨지세요? 당신도 좀 원장님처럼 관리하고 그러세요.”
대표의 부인이 나타났다. 볼수록 나이에 비해 참 고풍스러운 사람이란 말이야.
“하하 감사합니다. 대표님이야 뭐 워낙 일이 많으시니, 지금도 정말 멋지십니다.”
“원장님도 참 말씀을 잘하시네요. 이리로 오시죠. 저희랑 식사하시죠.”
대표 부부와의 식사 자리는 즐거웠다. 맛있는 식사와 유익한 대화, 다른 사람들과의 식사 자리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정도 느껴졌다. 그야말로 벅차올랐다. 대표에 대한 찬양의 시도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원장님께서는 저에게 가식을 떠는 다른 사람들과는 참 다르시네요.”
식사를 어느 정도 마치자 대표가 입에 묻은 음식을 닦으며 말했다. 그가 약간 건방지게 느껴진다는 느낌이 뭔지 약간 알 것 같았지만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대표님은 워낙 적이 많으시죠? 하시는 일이 워낙 대국적인 일이니 질투하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가식 떨고 그런 사람들 귀는 기울이지 마세요. 자기 수 틀리면 대표님 욕하는 부류들도 많죠.”
“원장님은 사업하고 싶으신 생각은 없으세요? 아 복지원도 사업이라 할 수 있겠군요.”
“갑자기 그게 무슨 말씀이실까요? 사업이야, 돈 많이 벌고 그런 것 하고 싶죠. 하지만 저도 아이들을 위해 복지원을 하고 있는 것이죠. 이것도 일종의 사업 맞습니다.”
“네. 그런 좋은 뜻을 가진 분이 필요합니다. 조금 더 쉽게 이야기하죠. 제 사업을 받아서 좀 맡아주실 수 있을까요?”
대표의 말에 나는 너무 놀라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무슨 말씀이신지?”
“아내와도 상의를 충분히 끝낸 일입니다. 우리 회사는 여기가 본사가 아니에요. 여기가 본사처럼 운영되고 있을 뿐이지. 저희는 이제 서울로 다시 돌아가려고 합니다. 그렇다고 여기를 버릴 수는 없고, 믿을 사람은 없고. 저와 생각이 많이 비슷하신 원장님이라면 어떨까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이곳의 일을 총괄로 맡아주실 수 있는지를 여쭙는 것입니다.”
“아…. 정말 의외의 제안이기는 합니다.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 할지 솔직히 모르겠어요.”
“이곳의 아이들은, 이곳의 사람들은 다음 단계로 나아갈 것입니다. 저희의 실험도 곧 끝나갈 거고요. 그냥 원장님은 이곳을 관리만 해주시면 됩니다.”
“다음 단계요? 실험? 하하 죄송합니다. 대표님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지금 하신 말씀이 정확히 무엇인지….”
“원장님은 저를 믿으시죠?”
“아, 예 신뢰하죠.”
“저는 원장님을 믿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비서를 통해 들으실 수 있고요. 결정은 다음 주까지만 내려주시면 됩니다. 죄송합니다. 회사에서 또 연락이 와서요. 이번에는 본사입니다. 서울로 가야 하네요. 이런 일이 많아서 원장님이라면 충분히 회사를 이끌어주실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갑자기 제안드렸습니다.”
대표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정리하며 말했다.
“아… 저….”
“원장님. 다음 주까지입니다. 연봉도 전혀 섭섭하지 않게 넣어드릴 것이고 보너스도 많이 드릴 테니 너무 걱정 마세요. 저보다 더 어울리는 분이라 부탁드리니 꼭 마음 깊이 생각해 주세요. 저희 비서인 박윤진 비서입니다. 똑똑한 친구이고 원장님을 잘 모실 수 있는 분이니 이야기 잘 나눠주세요. 여보, 미안한데 먼저 갈게요. 원장님 잘 모셔드리고.”
대표는 바쁘게 말하고 사라졌다.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지?
“어머, 원장님. 저희 남편이 항상 저래요. 항상 즉흥적이고 항상 좋은 결정을 하죠. 여기 있는 박비서나 저나 저런 제안이 들아오면 혹할 것 같은데요? 부디 좋게 생각해주세요.”
대표의 부인이 나에게 물을 따라주며 말했다.
“그러면 식사 마치시면 말씀해 주세요. 대표님이 하시던 이야기 제가 잘 설명드리겠습니다.”
박윤진 비서가 나에게 인사하며 말했다. 대표의 말대로 똑똑해 보였다.
하아…. 이게 무슨 일일까? 정말 진심인가?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하는 것일까? 참 고민된다. 하지만 하고 싶기도 하다. 이만한 사업체를 운영할 수 있는 직책이라면…. 확실히 군침이 당긴다. 적당히 고민하는 척하다가 바로 받아줘야겠다. 하하하. 참 대표란 사람, 마음에 드는 사람이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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