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책
2033년 11월 10일 목요일.
장유호의 기록을 각색.
아침부터 소장은 무척 화가 난 상태였다. 최근 있었던 연구 결과 때문에 대표에게 무척이나 깨졌기 때문이었다. 내가 대표하고 이야기할 일은 거의 없었지만 무표정으로 사람을 쏘아보며 몰아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기에 그가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나를 비롯해서 대부분의 연구원들은 소장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성격파탄자에 남들에 대해서는 공감을 못하고 자신의 감정만이 중요한 사람이었다. 걸핏하면 화를 내고 집어던지기 일쑤였다. 하도 이상한 사람이라 어떻게 여기에 오게 되었는지 조사한 적이 있는데 다른 연구소에 있을 때도 괴짜에 성격도 안 좋은 연구원으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다만 성격과는 별개로 성과 자체는 굉장히 잘 내는 사람이었기에 윗사람들이 마냥 미워할 수는 없는 사람이었다. 지금 우리 회사에서도 그랬다. 소장 못지않게 괴팍한 성격인 대표의 말도 안 되는 의뢰에도 소장은 어떻게든 성과를 냈다.
젊음을 유지하는 연구? 그 말도 안 되는 연구는 우리는 어떻게든 해내고 있었다. 하지만 몇 달 전부터 심각한 오류가 발견되었다. 우리가 만들고 있는 것은 약물이었는데 지난 5월부터 약물을 투여받은 실험쥐가 엄청난 수준의 공격성을 보이고 있었다. 처음에는 단지 힘이 강해지는 정도였으나 6월에 개선된 약물을 투여했을 때는 이빨이 지나치게 굵어지는 오류가 발견되었다. 밤새 노력해서 만든 새로운 약물을 투여한 8월부터는 다시 예전처럼 그저 신체조직이 젊어진 정도가 되었다. 그러나 9월에는 다시 끔찍한 공격성을 보였다. 실험실을 탈출해 다른 연구원의 손가락을 물어뜯은 결과가 발견되기도 했다. 그냥 문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물어뜯었다. 그 연구원은 손가락을 잃었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며칠이 지나지 않아 사망하였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이를 숨기려고 했다. 그는 단지 질환을 앓고 있던 사람이 되었고 유가족들은 의문 하나 재기하지 않은 채 장례 절차도 마무리되었다. 그 이후, 회사에는 선글라스를 낀 외부인들이 자주 드나들게 되었는데 소문에 따르면 정부 사람들이라고 했다. 우리 연구는 정부의 큰 관심거리 중 하나였다. 우리의 연구는 외부에 여전히 그저 수명을 늘리는 약을 만드는 곳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우리는 3년 전부터 젊음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연구로 전환하였다. 하지만 회사는 이에 대해서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9월 이후, 두 달 동안 회사에서는 크고 작은 사고가 계속해서 벌어졌다. 나 같은 일반 연구원은 그저 위에서 시키는 데로 연구를 하면 그만이었지만 무언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나도 어렵지 않게 인지할 수 있었다. 연구원 내에는 기밀 구역이 생겼고 나조차도 진입하지 못하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비명 소리가 들렸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확인할 길은 없었다. 9월 이후, 우리의 실험쥐들에게 어떤 일이 생기도 있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나는 그저 가이드대로 연구하고 내 지식을 활용하여 이를 보강하는 일만 했다.
“네놈들은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오늘 소장이 화가 났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던 것은 오늘 그가 우리 연구실로 와서 난동을 부렸기 때문이었다. 그는 연구실에 들어오자마자 불같이 화를 냈다. 그리고 알 수 없는 누군가를 향해 욕설을 했다. 우리 중 누구에게 화를 내는 것일까? 우리는 그저 그가 대표에게 심하게 깨졌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오늘은 보고가 있는 날이었다.
“너야? 네놈이 회사에 지금 소문내고 다니는 거야?”
소장은 갑자기 나에게 삿대질을 했다. 대체 뭔 소리야…
“소장님.. 진정하시죠. 하루 종일 연구실에만 있는 제가 무슨 소문을 말하고 다닌다는 건가요? 아시잖아요.”
나는 그를 진정하려고 했다. 그러자 그는 또 알 수 없는 누군가를 향해 삿대질을 하고 욕설을 하며 연구실 밖으로 나갔다.
“씨발. 때려치우던가 해야지.”
나도 모르게 이런 말을 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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