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시도
2033년 11월 19일 토요일.
허유민의 기록을 각색.
지옥 같은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김지한에게 급습을 당한 이후 며칠이 지났는지조차 모르겠다. 회사 연구실 지하에 아주 깊숙한 곳에 나는 지금 갇혀있다. 어두컴컴한 감옥은 아니었다. 잘 차려지고 식사도 잘 나오는 하얀 방이었다. 뒤통수에 큰 충격이 있었는데 머리를 만져보니 치료도 해준 것 같다. 사람을 다치게 할 때는 언제고 대우를 해주는 척하는 것이지?
내가 가지고 왔던 소지품은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었다. 난 환자복 같은 옷만 입고 있었다. 시간도 모른 체 밥을 주면 먹고 잠이 오면 잠들었다. 처음에는 놈들이 주는 밥도 먹지 않으려고 했었다. 내 뒤통수를 내리친 것이라면 이제 나를 죽이려고 음식에 독을 탔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내 의지와는 다르게 허기짐이라는 욕망을 극복하지는 못했다. 며칠 지나지 않아 그들이 주는 밥을 먹기 시작했다.
오늘이 며칠일까? 여기에 갇힌 지 얼마나 지났을까? 회사에서는 나를 찾지 않을까? 도대체 김지한은 나를 어떻게 하려는 것일까? 하루 종일 이런 생각만 하며 지냈다. 아니, 정확히 내가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정말 며칠이 지난 것인지…. 아니면 아주 긴 하루가 아직도 지나가고 있는 것인지…. 시간의 흐름을 알 수 있는 것은 식사 하나였지만 그 식사조차 주기적으로 주지 않았기에 시간을 확신할 수가 없었다.
나를 가둔 문을 열어보려고 몇 번 시도했지만 너무나 무의미한 저항이었다. 나갈 수 있는 방법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이제 나는 여기서 죽게 되는 것일까?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되니 그동안 내가 살아온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 부모님에 대한 생각, 그들에게 효도를 다하지 못한 일, 거짓말한 일, 좋았던 일, 함께 밥을 먹었던 일. 부모님에 대한 생각이 끝나자 내 주변 사람들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졌다. 내 친구들, 옛 남자 친구들, 절교한 친구들, 그리고 내가 일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 내 기사로 상처를 준 사람들. 그들 모두가 생각났다. 그러고 보니 최수영 선배. 그 선배는 지금 뭘 하고 있을까? 의외로 정의로운 사람이라 나를 찾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 회사와 김지한을 먼저 조사했을 텐데? 왜 안 오는 것일까? 우리 부모님은? 내 친구들은? 왜 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 거야… 아니면 아무도 나를 찾지 못하는 거야?
젠장. 이대로라면 그냥 죽을지도 몰라. 아무도 찾지 않는다면, 내가 길을 찾자. 어떻게든 나가자. 놈들은 경찰이나 특수기관도 아니야. 여긴 그냥 회사야. 다 직원들이고. 그렇게 철저하게 나를 막고 있을 리가 없어. 나가자. 어떻게든 생각해내자. 어떻게든.
“이봐요!!!!”
나는 최대한 낼 수 있는 큰 목소리를 냈다. 문 밖에 있는 사람이 있기를 바라면서. 하지만 반응이 없었다.
“야 이 새끼들아!!!!!!”
다시 한번 소리를 냈다. 그러나 이번에도 반응이 없었다. 나는 바닥에 쓰러졌다. 밖에 아무도 없는 거야? 아니면 그냥 내 말을 무시하는 거야? 잠깐…. 밖에 아무도 없다면…. 이 문만 어떻게 할 수 있다면….
밥을 주는 틈을 열어 밖의 상황을 살폈다.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 이거라면 가능할 수도 있어.
나는 문을 몸으로 밀며 열려고 했다. 무의미한 저항이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해야 한다. 이 빌어먹을 문을 열고, 나는 이곳을 나가야 한다.
‘쿵’
‘쿵’
‘쿵’
내 몸은 점점 망가지는 것 같았다. 다친 머리가 다시 아파왔다. 죽는다면 지금 그냥 아무런 고통 없이 눈을 감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 생각은 계속 바뀌는데 문의 상태는 바뀌지 않았다. 나는 다시 절망했다. 바닥에 누워 나는 다시 눈을 감았다. 아주 멀리서 사이렌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그러면 사람이 있을 텐데….
.
.
.
얼마나 지났을까? 인기척이 밖에서 느껴졌다. 누군가 걸어오는 것 같았다. 그러면 누군가가 나에게 밥을 주려할 거고 밥을 주는 구멍을 잠시 열거야. 그러면 그는 반드시 손을 넣을 거고 그 손을 노린다면?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찰나의 순간이 다가왔다.
‘드륵’
나는 그 소리가 들리자마자 나에게 음식을 주는 손을 꽉 잡았다.
“아아, 무슨 짓이야!”
“이 미친놈들아. 내가 할 말이야. 어서 이 문 열어. 안 열면 내가 이 손 먹어버릴 거야.”
나는 그의 손을 물면서 말했다.
“이런 미친. 아아 잠깐 진정하시고요. 이봐요. 내가 지금 숙이고 있잖아요? 열쇠는 내 뒷주머니에 있어요. 그런데 손도 넣고 있고? 그런데 제가 어떻게 이 문을 열까요? 그러면 제가 문을 열어 드릴 테니 이 손 놓으시고….”
“누가 네놈들 수작 모를 것 같아? 난 이 손 안 놓을 거야. 네가 팔 뽑아서 다른 팔로 어떻게든 열든지 말든지 네가 할 수 있는 데로 해!”
그의 말은 일리가 있었지만 그렇다고 내가 이 손을 놓을 수는 없었다.
“아… 진짜 너무 하네.”
“너 바보야? 아마 나라면 충분히 뒷주머니에서 열쇠 빼서 열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너는 그런 것도 못하나 보지?”
“아니, 열어달라는 사람이 그렇게 말하면 어떡합니까. 좋아요 좋아. 내가 어떻게든 열어보죠.”
나는 남자가 문을 열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시간이 걸렸다. 곧이어 열쇠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아이, 젠장. 이렇다니까요. 에이 열쇠가 너무 뒤로 떨어졌네. 저 팔 좀 살짝 뺄게요. 아이 진짜 침 좀 흘리지 마요. 좀 살짝만 풀어봐요. 저 어디 안 가니깐. 에이 진짜. 좀 믿어줘요.”
나는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그의 팔을 살짝 놔주기로 했다. 하지만 너무 많이 놔주면 내가 힘을 줄 수 있었기 때문에 정말 최소한의 양보만 했다.
“진짜, 이럴 거예요? 이게 최선인가요? 에이 진짜.. 으…. 아오 씨발. 으…. 아우 겨우 잡았다. 하아.. 하아… 저 문 열면 그쪽 얼굴 한 대 때려도 되나요?”
“저는 그럼 두 번 발로 밟아도 되나요?”
“에이 진짜…. 그럼 문 엽니다.”
“그런데 여기는 왜 카드키 같은 거 안 쓰고 열쇠를 쓰는 거예요?”
“갑자기 존댓말? 그냥 하던 데로 해요. 몰라요. 나도 윗분들의 마음을 어떻게 알아요. 열렸어요. 진짜 손 놔요.”
마침내 문이 열렸다. 방 안에서 나왔지만 또다시 방 같은 공간이 나왔다. 나는 혹시나 모를 남자의 반격을 대비해 복싱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이럴 때를 대비해 내가 배워둔 게 있지.
“뭔 개수작이에요. 안 때려요. 아오 진짜 손 너무 아파 죽겠네.”
그는 손에 바람을 넣으며 아픈 부위를 좀 막아보려고 했다. 생각보다 착해 보이는 남자의 모습이 보여서 조금 미안했다.
“이렇게 탈출할 수 있으면 나 안 올 때 하시지 왜 하필 오늘이에요?”
“오늘!! 지금 며칠인가요?”
“오늘 11월 19일 토요일이에요.”
“지금 당장 나가야 해요.”
“워워. 지금 나가시려고요?”
“나가야죠. 그럼 왜 열어달라고 했겠어요?”
“어… 지금 나가시면 죽을 수도 있어요.”
“그럼 나 죽이려고 가둬놨고 내가 거기 탈출했으니 나 죽이려고 하겠죠!”
“어… 그게 아니라. 진짜 죽을 수…..”
“뭐라는 거예요. 일단 제가 알아서 탈출할게요. 손은 물어뜯어서 미안해요. 나중에 누가 질책하면 제가 문 부수고 나와서 공격했다고 해요.”
“저 그러기엔 문이 너무 깔끔하게 열렸는데요. 아니 그보다 진짜 제 말 들으세요. 지금은 나가면 안 됩니다.”
“아니, 난 나갈 거예요. 비켜요!”
나는 그를 밀며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문이 하나 보였다. 이번에도 닫힌 곳인가 하고 확인했는데 문이 열리고 긴 복도가 보였다.
‘탕, 탕, 탕’
멀리서 총소리가 들렸다. 나는 순간 얼어붙었다. 그리고 뒤를 돌아 문을 열어준 그를 봤다.
“총까지 쏴요? 김지한 이 새끼. 미친 줄 알았지만 사람까지 죽여?”
“어… 지금은 사람이 아닐 수도 있어요.”
“김지한이요? 그럼요. 그 새끼는 사람이 아니라 악마 새끼예요.”
“아… 아니 그게 아니라 밖에 있는 게 정말로….”
남자는 답답하다는 듯이 말했다.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지?
“일단 여기 있는 게 나을 수도 있어요. 밖에 저 새끼들은…. 어? 누구지 누가 내려오는 거야?”
남자는 무언가 보더니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엘리베이터에서 누군가 내려오는 것을 보고 놀란 눈치였다. 나도 어디 숨어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김지한 미친놈. 총까지 써?
“저는 일단 숨어있을게요.”
“네…. 일단 저도 숨어야 할 수도 있고? 제발 사람이어라, 제발 사람이어라.”
그는 엘리베이터를 응시했다. 사람? 대체 무슨 이야기를… 그때였다. 엘리베이터가 열리고 기괴한 몰골을 한 사람들이 나타났다. 눈에 초점은 없고 살의 일부분이 떨어질 것 같았다. 내가 있는 곳에서 엘리베이터까지 거리가 꽤 됨에도 불구하고 심한 악취가 났다. 그들은 어딘가를 보다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 그들은 웃고 있었다. 난 너무 놀라서 몸이 굳어 버렸다.
“뭐… 뭐지 저건?”
“에이씨 빨리 문 닫아요!!!!”
남자는 내 손을 잡고 문을 닫아버렸다. 그 찰나의 순간 내가 본 것이 있었다. 그 이상한 사람들이 우리에게 달려오고 있었던 것이다.
남자는 문을 닫고 캐비닛을 넘어뜨려 문을 완전히 막았다.
‘쿵’
‘쿵’
‘쿵’
그들이 문을 부수려고 했다. 나와는 달리 그들은 문을 부술 수 있을 것 같았다.
“뭐예요. 저거?”
“실패한 사람들….”
“네?”
“에이씨. 일단 좀 가만히 있어요. 좀 조용히 해요. 기동대가 와서 처리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요.”
나는 입을 꾹 다물었다. 남자와 나는 고개를 숙이고 그들이 진정되기를 기다렸다.
얼마나 지났을까? 밖에서 총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한발 한 발이 아니었다. 누군가를 향해서 연사 하는 소리가 들렸고 비명소리도 들렸다. 나는 너무 무서워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우리는 한참 동안 가만히 있었다. 모든 소리가 멈추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모든 소리가 사라졌다. 문을 열려는 시도도 그들을 막으려는 총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남자는 고개를 들었다.
“이상한데요?”
남자가 말했다.
“네? 뭐가요?”
“대응팀이요. 다 죽였으면 돌아다니는 소리나 사람을 찾는 소리가 들려야 하는데 아무것도 들리지 않아요.”
“우리가 있는지 모르는 것 아닐까요?”
“그럴 리가요.”
“그럼 잠깐 나가볼까요?”
“미쳤어요?”
“미치진 않았고 그 이상한 사람들 소리도 안 들리잖아요. 싸우다가 다 죽었을 수도 있고….”
“흠… 그래요. 잠깐 밖을 살피고 이상 있으면 바로 문 닫죠.”
우리는 캐비닛을 옮기고 문을 열 준비를 했다. 문을 열기까지 수많은 고민들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문을 열어야 하는 것이 맞다. 나는 조용히 문을 열였다.
바깥은 끔찍했다. 시체의 모습을 보는 것은 처음이라 구토가 나올 것 같았다. 악취는 더 심해졌고 총을 맞은 그들의 몸에는 내장기관까지 나와서 역겨움을 더했다.
“웁….”
나는 다시 문을 닫고 토를 했다. 어느 정도 진정되자 남자의 표정을 살폈다. 그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괜찮아요?”
“괜찮을 리가.. 요. 당신은 누구죠? 왜 저걸 보고 아무렇지도 않은 거죠?”
“여기 연구원이에요. 왜 밥 준다고 당신을 보러 와서… 아닌가 당신을 보러 와서 제가 산 걸까요? 기자님은 여기 왜 왔는데요?”
“제가 기자라는 걸 알고 있군요.”
“뭐…. 소장이 하는 이야기 들었으니까요.”
“대체 김지한은 무슨 일을 하는 거죠?”
“김지한… 대표는…글쎄요. 그 사람은 뭘 하려는 걸까요?”
“그럼 당신은 뭘 하고 있는 건데요? 지금 이 일 설명해줄래요? 그러니까.. 구해준 남자분?”
“하하… 서효준이에요. 서효준. 그냥 미친 연구를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효준이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김지한이 저를 이 꼴로 만들기 전에 자기 연구를 보여줬어요. 쥐와 개까지 실험하는 걸 보여줬는데… 설마 사람까지?”
“가끔 저렇게 난동을 부릴 때가 있어요. 보통은 컨트롤이 가능했는데…. 요새 좀 빈도수가 늘었네요.”
“이봐요. 나 기자인 거 알죠? 밖에 나가면 이 일 알릴 거예요. 그러면 연구를 한 당신도…”
“제가 무슨 잘못을 한 걸까요? 그냥 연구원이 연구를 했을 뿐인데…. 저런 부작용이 있으면서도 말리지 않은 죄? 그런 것인가요? 기자님은 모두 진실된 보도를 하시나요? 회사에서 시킨 걸 하시나요?”
“그게 무슨 궤변이에요.”
“궤변이 아니라 직장인의 변입니다. 이제 모르겠네요. 저것들이 밖으로 나가지 않게 하는 게 연구원로서의 마지막 도리인 것 같네요. 미안합니다.”
효준은 고개를 숙였다. 울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이 끔찍한 사태가 믿기지 않았다. 더더욱 밖으로 나가 김지한의 죄를 고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갈까요?”
효준이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밖은 고요했다. 괴물이 된 사람들도, 그들을 죽여야 했던 사람들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최대한 그들의 시체를 보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문 밖에 바로 그들의 시체가 있었기 때문에 안 볼 수가 없었다. 다시 한번 나오려는 토를 겨우 막으며 무사히 그나마 깨끗한 복도로 갔다.
“다 죽었어요. 대응팀도, 저들도.”
“그렇군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죠.”
“저는 어떻게 올라가야 할까요?”
효준에게 물었다.
“방금까지 어떻게든 탈출하려는 사람 아니었어요? 갑자기 왜 겁을 내요? 안 어울리게.”
“아뇨. 이대로 탈출할 수 있을까 해서요.”
“지금은 아마 전 직원들이 회사 밖으로 나가 있을 거예요. 대응팀이나 대부분의 직원들은 기자님 얼굴을 모르니 미처 못 빠져나간 직원인 척하고 나가면 될 거예요. 잠깐, 여기 이 방에 아마 가운이…. 자 여기 있어요. 이거 입고 있으면 그냥 연구원이라 생각할 거예요.”
효준이 연구원이 입고 있는 옷을 내밀었다.
“고마워요. 아까 정말 미안해요.”
“됐어요. 아까 기자님 말 안 듣는 방법도 있었는데 그냥 너무 절실해 보여서 도와드렸어요.”
우리는 엘리베이터로 이동했다. 엘리베이터 앞에는 보안팀으로 보이는 사람의 시체가 있었다. 그리고 괴물의 시체도 있었다. 내가 먼저 엘리베이터에 들어갔다. 엘리베이터에는 보안키가 필요했다. 여긴 뭐지? 방은 열쇠고 여기는 또 보안키를 쓰네? 이상하다 생각하고 있을 때 갑자기 효준의 뒤로 보안팀이 일어났다.
“아… 보안팀.. 살아계신가 봐요.”
내 반가움도 잠시 보안팀 요원은 몸이 심하게 꺾이더니 괴음을 내기 시작했다. 그의 피부를 방금 죽은 사람이라 하기엔 너무 빨리 부패했으며 악취가 나기 시작했다. 효준이 놀라 빨리 엘리베이터에 들어가려고 했다. 나는 그의 손을 붙잡으려고 했다. 그러나 요원은 효준의 목을 물어뜯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이거 들고 빨리 문 닫아요!!!”
목에서 피를 흘리는 효준이 나에게 카드키를 줬다.
“안돼요. 어서 타요.”
“방금 못 봤어요? 문 닫아요 빨리!!!”
효준을 문 요원은 나를 보기 시작했다. 이젠 어쩔 수가 없었다. 나는 급히 엘리베이터를 닫았다. 다 닫히려는 순간 엘리베이터가 열렸다. 요원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나는 소리를 지를 뻔했다. 그때였다. 효준이 요원이 원래 가지고 있었을 총을 뺏어 그에게 난사하기 시작했다. 괴물이 된 요원은 비명을 지르며 쓰려졌고 효준도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다. 나는 보안키를 대고 1층을 눌렀다. 나는 주저앉았다. 너무 충격적이었고 슬펐다. 눈물이 나왔다.
1층에 도착했다. 주변은 고요했다. 나는 힘없이 출구 쪽으로 걸어갔다. 보안키를 계속 대면서 문을 열었다. 바깥이 보였다. 얼마만의 바깥이라고 했지?
“멈춰! 사람인 것 같다.”
진짜 사람으로 보이는 보안팀 요원들이 나를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나를 보호하려는 것 같았다. 안 되는데… 여기서 아무도 모르게 도망쳐야 하는데…. 나는 보안팀 요원들에게 괜찮다고 하고 무리 속으로 들어갔다. 조용히, 아주 조용히 이곳을 빠져나가야 한다. 그렇게 나는 무엇인가로부터 도망치는 직원들 속에 숨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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