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분동지의 신혼(그림)일기
아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던 그는 조카가 생기고 많이 달라졌습니다. (저는 그런 그를 보며 조카가 태어나면 사람이 달라진다고 확신을 했고 말이지요.. 제가 이겼습니다) 특히 여전히 적응이 안되는 장면은 바로 그가 조카의 동영상을 보거나 사진을 보며 웃고 있는 모습입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조카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구매해 한 시간 반 거리의 고양시 너머까지 운전을 해서 다녀왔습니다. (왕복 세 시간이 넘는 거리라니..)
막 잠에서 깬 조카를 유치원에서 데리고 집에 오는 길이었습니다. 한동안 보지 못해서 낯선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조카는 연신 남편의 얼굴을 힐끔거렸습니다. 잔뜩 자란 수염과 뿔테 안경까지 더해지니 본인이 알고 있던 외삼촌의 느낌이 아닌 것 같았나 봅니다. 집에 도착해 피자를 시켜주고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비한 텐트를 열심히 조립하는 남편의 곁을 어슬렁 거리던 조카는 인디언 텐트가 꽤 마음에 들었는지 남편과 조금씩 가까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의 수염을 개미라고 부르는 것은 잊지 않았지만 말입니다.
아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너무도 순수해서 이따금 이마를 치게 되더군요. 특히나 남편의 수염을 보고 개미라고 하거나 남편이 뽀뽀를 하자 격렬하게(?) 그 부위를 문지르는 모습은 너무 귀여워서 깨물어주고 싶었지요. 집으로 보쌈해오고 싶은 조카를 두고 다시 한 시간 반 거리의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왠지 마음이 따뜻합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에겐 먼 일처럼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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