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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재 Oct 29. 2022

회장님, 회장님,
대체 회장실은 어디에 있나요?

- 아니, 화장실 말고, 회장실요? -

"없는 것을 있다고 말하는 것, 또는 있는 것을 없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이고, 

 있는 것을 있다고 말하는 것과 없는 것을 없다고 말하는 것이 진실이다."

- 아리스토델레스 <형이상학> -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대체 회장실은 어디에 있나요?

- 아니, 화장실 말고, 회장실요? -


이 글과 이어진 일곱 가지 글의 주제는, '켈리 최의 사례 분석을 통해서 확인하고 싶은 질문들' 중에서 다음 질문을 검증해 보기 위한 것이다.

"2. 켈리 최가 한국 사회에서 관심을 받게 된 '유럽에서 엄청난 글로벌 기업을 이룬 사업가'이며, '6천 억대 자산가'라는 사실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검증하고 확정할 수 있는가?"


켈리 최는 켈리델리의 회장이다? 


2021년에 발간되어 20만 부 이상이 판대 되었다는 켈리 최의 베스트셀러 책 '웰씽킹'에는 켈리 최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5년 만에 6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12개국 30개가 넘는 비즈니스와 계열사를 거느린 글로벌 기업 회장'


켈리 최는 한국에서 '켈리델리의 회장'으로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수많은 신문의 인터뷰와 공개된 유튜브의 영상에 '회장님'으로 소개되고 불린다.

이미지 출처: 구글 연관 검색어 '켈리 최 켈리델리 회장' 신문 기사 검색 결과 일부 화면 갈무리


회장실과 비서


드라마에서 보면 고급 가구로 장식된 큰 사무실에서 등받이가 높은 비싼 회전의자에 대기업 회장님이 앉아 계신다. 부속실이나 사무실 앞 안내 데스크에 앉아 있는 비서가 수시로 들락거리며 회장님의 수발을 들고 심기를 챙긴다.


회장님: "오늘 일정이 어떻게 돼?"

비서: "오늘 00시에......"

회장님: "이메일 들어온 거 읽어 봐."

비서: "예"


이미지 출처: 2022년 3월 16일 자 여성 조선 인터뷰 기사 중 일부 화면 갈무리


"이메일도 비서가 대신 읽어준다"라는 인터뷰 기사를 보았을 때, 나는 드라마 속 장면을 자연스럽게 떠 올렸다. "역시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의 회장님답게 일거수일투족을 비서가 챙겨주고 있구나. 이메일도 비서가 대신 읽어 준다니 와~ 대단하다. 이런 걸 보면 드라마가 근거 없이 지어낸 이야기는 아닌가 봐."


내가 본 다른 회장님들


드라마 속 한국의 회장님들을 모셔본 경험이 없어서 한국은 그런지 모르지만, 내가 지켜보고 겪었던 유럽 회사의 상황은 조금 달랐다. 모두 켈리 최의 회사가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큰 회사였다. 내가 본 유럽 소재 기업의 회장님은 다리를 꼬고 앉아서 비서가 대신 읽어주는 이메일을 듣고 있을 수 있는 환경이나 상황이 아니었다. 회장님의 일정이나 업무를 보조하는 비서가 있기는 하였지만 비서는 비서로서의 업무에 바빴고, 회장님은 회장님의 업무로 바빴다.


대부분의 회장님들은 분신처럼 들고 다니는 가방이 있었고, 그 속에는 언제 어디서나 열어서 회사 업무를 볼 수 있는 노트북 컴퓨터가 들어 있었다. 회장님들은 회의나 접견 시간을 제외하고는 늘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다 보고 무언가 하고 있었다. 여러 직급을 거쳐 회장님께 최종적으로 도달하는 수많은 이메일과 보고서를 확인하고 답장을 보내고 업무 지시를 내리는 일에 늘 바빴다. 매일 쏟아지는 수백 통의 이메일과 빽빽한 통계 자료를 읽고, 신속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조정하고, 올바른 방향을 정해서 결정하는 업무 처리 능력을 보면서 감탄했다. "야 나는 시켜줘도 못하겠다."


요즘에도 그런 회사가 있어?


그런데, 회장님의 이메일도 비서가 대신 읽어 준다니, 유럽에 있는 회사치고는 상당히 이례적이고 예외적이었다. "요즘도 이런 회사가 있어?" "아무리 믿는다고 해도 비서가 알기에는 부적절한 회사 경영상의 기밀도 있을 것인데 그건 어떻게 하려고?" "메일은 읽어 준다고 쳐도 답장은 어떻게 할 건데?" "그래가지고 하루에 몇 건이나 일을 처리하겠어?" "요즘은 슬랙이나 내부 메신저를 통해서 업무 연락하고, 프로젝트 관리툴로 모니터링하는데 남이 읽어주는 이메일로 회사 업무를 한다고?" "이 사람 요즘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거 아냐?" "혹시 회사 경영 업무를 처리해 본 적이 없는 거 아냐? 이메일도 비서가 대신 읽어 준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는 것을 보면."


어디에서 '회장님'이라는 직함을 찾을 수가 있나요?


그래서 확인해 보았다. 공개된 켈리델리(KellyDeli)의 기업 구조에서 '켈리 최 회장'의 '회장' 직함은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회사에 회장실도 없을 가능성이 높다. 회장 직함도 없고 회장실도 없다면 어느 비서가 어디에서 우리 켈리 최 회장님의 이메일을 대신 읽어주고 있을까?


다른 직함을 '회장님'으로 잘 못 불렀을 가능성은?


켈리 최가 주주로 되어 있는 켈리델리 관련 비상장 주식회사에서, 자본금 100 파운드에 주주가 단지 부부 2인으로만 구성되어 있는 비상장 주식회사가 있고, 아주 소수의 인물들로 이루어진 비상장 주식회사들이 있는데, '이사회'가 실질적으로 운영되고 있을지 모르겠다. 몇 명이 모여서 실제로 운영이 되고 있다고 해도, 또, 켈리 최가 이사회의 리더라고 해도, 통상 이사회의 리더는 '의장'으로 불리지 이사회 '회장'으로 불리지는 않는다. 그래도 혹시 '의장'을 '회장'으로 잘 못 불렀을 수도 있지 않을까?


이사회 의장도 아니라는데?


켈리 최가 신사임당 유튜브 채널에 나와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그분이 인제 오셔 가지고 지금지금 우리 회사 의장이에요. 저는 지금 우리 CEO를 두고 이사회를 통해서 이 사람을 경영을 하거든요. 원래 우리 주식회사가 아니라, 100 퍼센트 제 주식이에요. 저랑 우리 남편. 그러기 때문에 이사회를 (?)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CEO가 나를 넘어설려면 제가 저만 코칭을 하면 안 돼요. 그래서 이사회를 통해서 하는데, 이 사람이 이분이 의장을 맡아 주시고 계시기 때문에..."


(출처: 2020년 11월 9일 자, Youtube 신사임당 채널, 15분 38초부터 16분 13초까지) (원본 링크: https://youtu.be/wqofP0iLLh0?t=937)


짧은 인터뷰 대화 속에 앞 뒤가 맞지 않은 사실들이 뒤섞여 있지만, 켈리 최가 명확하게 밝히고 있는 것이 '이사회 의장은 켈리 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사회 '의장'의 호칭을 착각하여 '회장'으로 부르게 된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동시에, '켈리 최가 회사 CEO도 아니다'. 그렇다면, 회사 '사장(CEO)'의 호칭을 부풀려 '회장'으로 부르게 된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 대체 우리 '글로벌 기업 회장님'이라는 대단한 '회장' 타이틀은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몹시 궁금하다.


사장(CEO)도 해 본 적이 없는데?


회사 소개 자료에서 남편과 함께 켈리 최가 '공동 창업자'라고 언급된 이외에,  어디에도 '회장님'이라는 공식 직함을 찾을 수가 없었다.


공동 창업자인 남편 제롬(Jerome C.)의 링크드인(LinkedIn.com) 경력란에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었다. 켈리델리를 창업하고 전문경영인에게 CEO 자리를 넘겨줄 때까지 창업 시점에서 2018년까지 본인이 계속 CEO였음을 명확히 밝히고 있었다. 따라서, 켈리 최가 회사의 대표자로 사장(CEO)에 해당하는 직책을 맡은 적이 없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미지 출처: 남편 제롬(Jerome C.)의 LinkedIn.com 개인 소개 페이지 일부 화면 갈무리


그렇다면, 대체 '회장님'은 어디에서?


그렇다면 회사에 회장이라는 직위도 존재하지 않고, CEO 역할도 해 본 적이 없는 그녀를 수식하는 '회장님'이라는 호칭은 대체 어디에서 왔을까? 회사 구조상 존재하지는 않지만, 존중의 의미를 담아서 예의상 주위 사람들이 불러주는 호칭 인지도 확인할 수 없었다. 아니면, 회사 구조에도 존재하지 않고, 유럽 현지에서는 아무도 그렇게 부르지도 않지만, 최초에 한국에서 자신을 소개할 때 '회장'으로 소개한 것이, 회사의 규모나 구조에 대한 확인이 없이, 그 후로는 한국의 모든 곳에서 당연히 '회장님'으로 소개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장과 회장


확인된 공개 정보에 따르면 켈리델리의 회사 규모는 한국의 대기업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억지로 분류하자면 중견 기업 수준으로 추정된다. 중견 기업 규모의 회사를 이끄는 경영자나 대표이사(CEO)의 통상적인 호칭은 '사장'이다. 따라서, '회장'이라는 직함을 붙였다고 해서, 누구나 아는 세계적인 글로벌 그룹의 총수나 한국 재벌 그룹의 회장님을 떠올리는 것은 지나친 상상이 아닐까 싶다. 혹시, 그런 지나친 상상을 의도적으로 유도하였는지는 확인할 방법은 없다.


지금은 이사회의 이사의 역할만


켈리 최가 2021년에 발간한 책 <웰씽킹>에서 "지금은 회사 이사회의 이사로 일하면서"라고 말한다. 그리고, "직접 경영을 할 때에 비해 수십, 수백 배의 시간적 자유를 얻었다."라고 추가하고 있다. 즉, 비상임 이사로서 비상장 회사의 주주로서 이사회만 간여하고 있지 경영에는 직접 참여하고 있지 않다고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영국 정부에서 공개한 기업 정보에 의하면, 켈리 최(등록된 이름은 본명인 최금례, Keum Rye CHOI)가 이사로 등록되어 있는 회사 중 활동이 전혀 없는 페이퍼 컴퍼니를 제외하고, 유의미한 활동을 하고 있는 회사는 자본금 100 파운드로 설립된 지주 회사격인 지미키 리미티드(Jimiki Limited, 이하, 지미키)와 본사 격인 켈리델리 컴퍼니 리미티드(KellyDeli Company Limited, 이하, 켈리델리 본사) 두 개의 회사였다. 모두 비상장 회사로, 지미키 리미티드에는 이사(Director)가 켈리 최와 남편으로 2명밖에 없었고, 켈리델리 본사는 6인으로 이사회가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영국 정부에 보고하고 있다(2022년).


주식회사는 아닌데, 백 퍼센트 제 주식. 백 퍼센트 제 주식인데, 저랑 우리 남편?


켈리 최는 유튜브 신사임당 채널과의 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원래 우리 주식회사가 아니라, 100 퍼센트 제 주식이에요. 저랑 우리 남편."


'원래 주식회사는 아닌데', '100 퍼센트 자기 주식'이란다. '100 퍼센트 자기 주식인데', '저랑 우리 남편'이란다. 대체 무슨 소리를 하려는지 헷갈린다. 소위 글로벌 기업을 경영하는 회장님의 멘트로는 황당하고 뭔가 많이 부족하다.


원래부터 주식회사였다


이 대목에서 켈리 최가 말하는 회사는, 자본금 100 파운드로(100주 액면가 1파운드, 켈리 최 60주(60 파운드), 남편 40주(40 파운드)) 설립된 지미키 리미티드(Jimiki Limited)를 지칭하고 있는 것 같은데, 켈리 최가 모르고 있었나 본데 '원래부터 주식회사'이다. "원래부터 우리 회사가 주식회사였어? 그리고, 아직도 우리 회사가 주식회사야?"라고 관계자에게 한 번 물어보시라.


기본도 안 되는 이런 황당한 말을 하기 전에 꼭 확인을 하시라. 대한민국에 와서 공개적으로 인터뷰도 하고 강연도 하려면 그냥 와서 대충 생각나는 대로 말하지 말고 기본적인 공부는 하고 오는 최소한의 정성이라도 보여주기를 요청한다. 한국 대중들을 생각도 없고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로 취급하지 않는다면.


뒤에 '리미티드 Limited'라고 붙어 있잖아요


참고로, 영국의 회사명에는 규모와 형태에 따라서 반드시 붙여야 하는 명칭 중에 하나인 리미티드(Limited)가 켈리 최가 관여하는 모든 회사명에 붙어 있었다. 리미티드(Limited)는 '유한 책임 주식회사(Limited company by shares)'를 뜻한다. 원래부터 주식회사가 맞다. 리미티드(Limited, Ltd)는 그냥 폼이 나라고 회사명에 장식처럼 붙여 놓은 것이 아니다. 혹시 알지 못하고 있었는지 모르지만, 영국법에 따라 비공개 유한 책임 주식회사면 반드시 붙여야 하는 이름이다.


가족이 주식을 갖고 있으면 '주식회사'가 아니라 '개인 회사'?


그런데, 또, 주식회사는 아닌데, '백 퍼센트 자기 주식'이라고 한다(남편 것도 자기 것으로 생각하는지). 혹시, 가족 구성원들이 백 퍼센트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면 그 회사는 '주식회사'가 아니라 '개인 회사'나 '가족 회사'가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엄청난 '글로벌 기업의 회장'님이라는 분이.


기업 주주 현황에서 대충 '남편'이라는 존재


공적 문서에 기재된 바에 따르면, 켈리 최와 남편은 독립적인 자연인이다. 부부 사이라고 해도 대충 부엌 식탁에서 "당신이 다 가져가"라는 말로 주식을 적당히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상법상으로 주식 양도양수의 법률적인 절차를 진행하여야 하는 공적인 관계라는 것이다. 그래서, 기업의 주식 현황을 말할 때는 (사실과 다르게) 적당히 "100 퍼센트 제 주식이다"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말해 놓고, 정확히는 자기가 100 퍼센트의 주식을 가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있으니까 덧붙인다. "저랑 우리 남편." 다시 말하지만, 켈리 최와 남편은 독립적인 자연인이다. 100 퍼센트 자기 주식이 될 수 없다. 100 퍼센트 자기 주식이라고 '절대로' 말해서는 안 된다. 만약에 공개된 기업이라면 허위 공시 등의 위법의 소지가 있을 수 있는 내용이다.


소위 글로벌 기업이라고 홍보하는 회사의 주주 현황을 설명하거나, 대단한 글로벌 기업 '회장님'이라는 분의 '주식회사'에 대한 이해와 인식으로 보기에는 상당히 아쉽다.


두 개의 주식회사


켈리 최와 남편 2인만이 이사로 등록된 자본금 110 파운드의 비상장 주식회사 '지미키 리미티드'에서는 이사회가 서류상으로 구성되어 운영되고 있지만 실무적인 활동을 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 인터뷰에서 켈리 최가 지칭하는 이사회라면, 만약 이사회 의장을 두고 운영을 하고 있다면, 또, CEO를 언급하고 있다면, 켈리델리 본사에 해당하는 '켈리델리 컴퍼니 리미티드'(KellyDeli Company Limited)를 지칭하고 있는 것이라 짐작해 볼 수 있다. 이 회사 역시 동일한 비상장 주식회사이다.


두 개의 주식회사를 짬뽕해서


켈리 최가 "원래 우리 주식회사가 아니라 100 퍼센트 제 주식이에요. 저랑 우리 남편."이라고 언급한, 60:40으로 남편과 함께 지분을 갖고 있는 주식회사는 자본금 110파운드의 '지미키 리미티드'이다.


켈리델리 본사 격인 켈리델리 컴퍼니 리미티드(KellyDeli Company Limited)는 켈리 최가 말한 "100 퍼센트 제 주식이에요. 저랑 우리 남편."에 해당되지 않는다. 영국 정부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켈리델리 본사의 지배 주주가 지미키 리미티드라는 법인이다. 따라서, 켈리 최와 남편이 개인적으로 본사(KellyDeli Company Limited) 주식의 100 퍼센트를 가지고 있을 리가 없다. 그렇게 영국 정부에 등록되어 있지 않다.


두 개의 회사 지미키 리미티드와 켈리델리 컴퍼니 리미티드를 편한 대로 뒤섞는다.


자영업자 마인드와 주식회사


따라서, "그분이... 지금 우리 회사 의장이에요. 저는 지금 우리 CEO를 두고 이사회를 통해서 이 사람을 경영을 하거든요. 원래 우리 주식회사가 아니라, 100 퍼센트 제 주식이에요. 저랑 우리 남편."이라는 식으로, 독립적인 법인인 두 개의 주식회사를 뒤섞어서 편한 대로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짐작이 된다. 아니면, 주식회사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거나. 아니면, 기업 경영을 전혀 모르거나.


기업의 규모는 성장하였는지 모르지만, 개인 자영업자 마인드에서 주식회사 운영에 대한 인식과 절차도 같이 성장하였는지 확인하고 점검할 필요가 있겠다.



비상근 일반 이사?


통상적인 상법상의 해석에 따르면, 주식회사의 지분(주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회사 운영에 있어서 업무 집행 능력이나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즉, 우리가 어느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해당 회사의 경영 권한을 가지고 직접 회사 업무를 집행할 수 없는 것과 같다. 따라서, 대표이사나 최고경영자와 같은 직책을 맡지 않고 있다면 회사 경영 업무를 수행하거나 회사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상법상의 방법은 없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지분(주식)이 아무리 많아도 "내가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라거나 "내가 해당 회사의 경영자다"라고 말할 수 없다는 뜻이다.


영국 정부에서 공개하고 있는 비상장 주식회사인 켈리델리 본사의 기업 정보에 따르면,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6인 중에는 회사를 경영하는 CEO(최고경영자)와 CFO(재무담당 최고 책임자)는 다른 사람으로 명시되어 있었다. 최고경영자(CEO)는 켈리 최(Keum Rye CHOI, 최금례)가 아니었다. 책에서도 직접 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이사회에 비상임 이사의 역할만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회사 지분을 가진 주주의 한 사람일 뿐이다. 분류하자면, 이사회에서도 그 역할은 비상근 일반 이사가 아닐까 추정된다.

주) 이사들이 회사의 일상적인 업무에 대해서 관여(집행)하는지 여부에 따라서 상근(업무담당) 이사와 비상근 이사로 구별한다. 매일 출근(상근)하여 회사경영과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를 상근이사로, 이와는 달리 이름만 이사로 등재되었을 뿐 업무수행 여부와는 관련이 없는 경우를 비상근이사로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비상근이사는 단지 이사회의 구성원이 될 뿐이고 회사의 일상업무에는 관여하지 않는 이사를 말한다. (나무법률사무소 자료 인용)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서(2022년 3월 31일 자 업로드 영상 39분 55초부터) 켈리 최가 "(내가) 우리 회사 일은, 본사 일은 두 달에 하루 정도 하나요."라고 언급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자신의 역할이 회사의 일상업무(경영)에는 참여하지 않는 비상근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상근 일반 이사가 회사의 대표자가 될 수 있는가?


그렇다면, 비상장 주식회사의 주식을 소유한 주주로서 비상근 이사로 등록된 개인이 해당 기업을 대표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해석이 필요하다. 조금 지나친 비유이기는 해도, 어떤 삼성전자의 주주이자 비상근 이사가 스스로를 '연매출 236조 원의 글로벌 기업 삼성을 이끌고 있는 기업가'라거나 '삼성을 경영하고 있다" 또는 '삼성그룹의 CEO', '삼성그룹의 회장'이라고 공개적으로 자신을 소개하고, 해당 직위를 자신의 이력에 포함시키고, 대중 홍보용으로 공개적으로 사용하고, 이에 상응하는 대우와 사회적 지위를 누리려고 한다면 어떻게 될지 질문해 볼 수 있다. 이럴 경우에는 삼성전자에서 회사의 직위를 사칭한 것으로 관련자에 대한 처벌을 요청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해당 직위를 사칭하는 것으로 오해를 받을 위험


물론, '대표이사'로 지정된 경우에는 '연매출 몇 조원의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를 이끄는 경영자'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켈리델리의 경우에도, 켈리 최가 아닌 다른 사람이 최고경영자(CEO)로 공식적으로 지정되어 있고 실제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니, 그 사람을 '켈리델리를 이끄는 경영자', 'KellyDeli CEO', '켈리델리 사장'으로 소개하는 것에는 토를 달 것이 없다.


따라서, 켈리 최를 '해당 기업을 이끄는 경영자', '켈리델리 회장'으로 표시하는 것은, 대외적으로 해당 기업의 경영 주체에 대한 혼란을 줄 수 있고, '켈리델리 CEO 켈리 최'로 오해할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자칫하면, 경우에 따라서, 해당 직위를 사칭하는 것으로 오해를 받거나 규제를 받을 위험도 있다고 본다.


켈리 최가 켈리델리의 CEO는 아니다


의도하고 유도하지는 않았는지 모르지만, 켈리 최가 한국에서 자신을 홍보해 온 정보에 대한 상식적인 이해의 결과로 한국에서는 '켈리델리 CEO 켈리 최'라는 오해를 낳고 있는 것이라 유추가 가능하다. 한국 내에서 켈리 최가 켈리델리 CEO로 인식이 된다면, 켈리델리의 실무 경영 주체인 CEO가 누구인지에 대한 혼돈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으니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지 출처: 구글 검색 연관 검색어 '켈리델리 CEO'의 검색 결과 일부분 화면 갈무리 
이미지 출처: 소비자 평가, iconsumere.or.kr, 2022년 1월 18일 자 관련 기사 일부분 화면 갈무리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인물 검색 화면 일부분 갈무리


공식적인 직책은 발견할 수 없었다


공개된 자료와 공식 문서를 토대로 종합해 보면,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의 회장'이라는 공식적인 직책은 발견할 수 없었고, '최고경영자(CEO)'도 아니었다. 현재 켈리델리에서의 지위는 '공동창업자(Co-Founder)', '주주' 그리고 '이사회 구성원(이사)' 정도의 표현이 가장 정확하지 않나 싶다.


등록되고 공개된 켈리델리 회사 정보에서는 켈리 최의 공식적인 직책은 발견할 수 없었다. 실제로, 켈리델리 법무팀 담당자가 대외적으로 켈리 최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켈리 최를 지칭할 때 '주주(shareholder)'라고 지칭하였다. 이를 통해서, 현재 켈리 최가 켈리델리 회사 내에서 갖는 공식적인 직책은 없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었다.


또한 프랑스 창업 시점에 등록된 회사 정보에도 남편이 사장(Managing Director)으로 등록되어 있었고, 현재의 CEO가 임명되기 전까지 계속 자신이 CEO(최고경영자, 대표자, 사장)이었음을 남편이 공개 이력으로 밝히고 있다. 따라서, 켈리 최가 '사장' 또는 '회장'으로 임명되거나 등록된 사례는 발견할 수는 없었다.


https://brunch.co.kr/@algarve/307


결국, '켈리 최 회장님'은 한국에서만 독특하게 쓰이고 있는 호칭이라 추정되었다.


직접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이사회의 이사로서 제한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현재에도, 한국에서는 '뛰어난 경영 능력으로 켈리델리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고 있는 글로벌 기업가'로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주목받고 싶은 욕망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실은, 더 이상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주로 가족들과 여행을 하고, 유튜브 영상 제작과 책 저술 등으로 한국 대중들과 SNS로 소통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솔직히 말하기가 어려울지 모르겠다.


경제분야 차세대 글로벌 리더로 선정되는 한국


인터뷰에서, 회사 경영에는 더 이상 관여하고 있지 않고, '회사 일은 두 달에 겨우 하루 정도 일한다'(1년에 총 6일?)라고 밝힌 켈리 최를 '시사저널'에서는 경제 분야 '2022 차세대 리더 100인'으로 선정하였다고 한다. TV조선에서 전 세계의 리더(Leader)를 초청해 '글로벌 리더스 포럼'을 주최하였고, 켈리 최가 현재 글로벌 기업을 이끌고 있는 경영자로서 소개되며 강연자로 초청되고 있었다.


한국에서, 현재도 탁월한 경영 능력을 발휘하여 유럽에서 회사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고 있는 현장 경영자(CEO)로 인식되며, 미래 한국을 이끌어 나갈 차세대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로 추앙받는 꿈같은 상황을 쉽게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충분히 짐작이 된다.


'KellyDeli CEO Kelly Choi'는 잘못된 표현임을 명확히 밝혀야


하지만, 한국에서 '켈리델리 회장'이나 '켈리델리 CEO 켈리 최(KellyDeli CEO Kelly Choi)'라는 명칭을 사용함으로써 특별한 대우와 우대를 기대하고 유도할 생각이 없다면, 또한, '켈리델리 CEO는 켈리 최'라고 인식되어 켈리델리의 경영 주체에 대한 혼돈이 발생하고 켈리델리 기업 운영에 불편을 야기하지 않으려면, 사람들이 지나치게 오해할 때마다 현재의 직책이나 역할을 정직하게 밝혀서 정확하게 정정하는 것이 공인으로서 올바른 태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유튜브나 SNS에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으로 호칭하는 많은 댓글을 본다. 보고 있노라면, 확인할 수 없는 '회장님'이라는 호칭에 대해서 어떻게 말해 주어야 할지 난감하다. 그녀는 앞으로도 '회장님'이라 부르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인생 최고의 우쭐함을 즐기고 싶은 욕망을 자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만, 나에게는 참으로 낮 간지러운 일이다.


우리는 지금 이 인형의 어디쯤을 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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