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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굽는 계란빵 Mar 08. 2024

또또

준혁은 겨우 식힌 본능이 다시 끌어 올랐다. 


"후...... 공주임이 먼저 도발한 겁니다."


그녀를 가뿐히 안아 들었다. 자연스럽게 자신의 다리를 그의 허리에 하나씩 감쌌다. 샤워를 마치고 나온 몸의 물기가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침대에 눕힌 그녀에게 입을 맞췄다. 리코타치즈처럼 하얗고 푸딩처럼 부드러운 몸을 천천히 따뜻하게 달궈주었다. 그의 손이 닿을 때마다 그녀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약간 상기된 눈동자와 밝그레한 볼이 그를 더 자극시켰다. 촉촉하게 땀으로 젖은 그녀의 머리카락을 넘기며 이마에 입맞춤을 했다.


"본부장님."

"내 침대에 누워서도 본부장입니까? 혼 좀 나야겠네."


속도를 내기 시작한 그가 미소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못다 한 말을 몸으로 풀려는 사람처럼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


"이름 불러봐요."

"준..... 혁..... 윽."


자신의 이름을 듣자마자 각성제를 마신 것처럼 에너지가 솟아올랐다.


"그만. 안.."




"으윽."


새벽이 밝아올 때쯤 미소는 가까스로 눈을 떴다. 온몸이 두들겨 맞은 것처럼 아팠다. 잠이 든 건지. 기절을 한 건지 어느 순간부터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렇게 괴롭히더니 도망갈까 무서웠나 숨이 막힐 정도로 그녀를 꼭 안고 있었다.


'치. 혼자만 쌩쌩한 것 봐.'


그녀가 하는 말이라면 무엇이든 들어줄 것 같은 남자를 도발했으니 죄를 달게 받은 거지. 그래도 이렇게 괴롭힐 줄은.


밤 사이 있었던 일들이 떠올랐다. 와이셔츠 너머로 보이던 가슴은 생각했던 보다 더 넓었다. 승모근부터 전완근까지 내려오는 자잘한 근육은 그녀를 안을 때 더욱 도드라졌다. 입을 맞춰오는 느낌까지. 간밤의 일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오뚝한 코, 부드러운 입술, 또렷한 눈썹. 훤칠한 이마. 누가 봐도 잘생긴 얼굴. 자는 모습은 이렇게 순한 강아지 같은데. 물끄러미 바라만 봐도 좋은 얼굴이었다.


"언제까지 감상할 겁니까?"


그가 그녀를 더 꽉 끌어안았다.


"더 자요. 눈 뜨고 있으면 괴롭히고 싶어 지니까."

"또?"

"그러니까. 더 자."


꼭 끌어안긴 채 다시 잠이 들었다.


- 징징. 징징


미소는 휴대폰 알람소리에 잠에서 깼다. 어스름했던 침실에 아침 햇살이 가득 들어왔다. 주섬 주섬 옷을 챙겨 입고 거실로 나갔다. 준혁은 어느새 일어나 운동을 하고 아침을 준비했다. 평소라면 먹지 않았을 텐데 오늘만큼은 든든하게 먹일 누군가가 있었기에.


"일어났어요. 씻고 와서 앉아요."

"이게 다 뭐예요?"

"내가 한 건 아니고."


빙그레 웃는 그의 모습이 귀여웠다. 도통 이런 일엔 관심조차 없을 것처럼 보였던 사람이었다. 원래 그런 사람이었던건지는 모르지만 일단 미소가 좋아하는 샌드위치가 눈 앞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근데 제가 옷이 좀."

"이리와 봐요."


준혁은 미소의 손을 잡고 드레스룸으로 들어갔다. 그 안엔 꽤 많은 여자 옷들이 걸려있었다.


"웬 옷이에요?"

"아웃렛 가서 산 것들."

"그날 신발만 산 게 아니었어요?"


맞다. 어쩐지 이것저것 입어보라고 하더니.


"혹시 몰라서."

"뭘요?"

"공미소가 우리 집에 올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했거든."

"말도 안 돼."

"말이 왜 안돼?"


또또. 그가 갑자기 미소의 입술을 막아버렸다.


'하여튼 틈만 나면'


둘의 아침은 그렇게 평화롭게 흘러가는 듯했다.




연재북은 30화 분량이 끝이라 더 이상 연재가 안되네요.


그래서 가끔은 설레여도 괜찮아2로 연재를 시작합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쓰는 기분도 좋네요!


앞으로도 많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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