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삶 나무 그늘 아래 쉬어 가세요
일 년 전 과거 매니저가 나에게 "요즘 재미있게 즐기는 게 뭐야?"라고 물었을 때 "글쓰기"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지금 그녀가 다시 묻는다면 세 가지를 꼽고 싶다. 이 모두가 글쓰기에서 나온 가지들이다. 글쓰기의 확장판이라고나 해야 할까?
"글쓰기의 시작은 독서입니다."
누구에게라도 자신 있게 말한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독서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개한 '2019년 국민독서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종이책과 전자책을 합친 한국 성인의 연간 평균 독서량은 7.5권이다. 생각보다 많긴 하지만, (사실 주변에 한 권도 안 읽는 사람이 많아서 한 권 정도일 거라고 짐작했다) 여전히 독서 인구는 적다.
독서를 좋아했으나, 학업 중이거나 다른 바쁜 일이 있을 때는 우선순위에서 밀어냈다. 지금껏 읽은 책을 북리스트라는 제목으로 엑셀로 정리하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4년 전부터다. 작년에 51권을 읽었고 올해 지금껏 52권을 읽었으니 주 1권 독서가 자리를 잡은 셈이다. 매일 15분 독서가 시발점이 되어 이제는 매일 30분 독서(15분 영어책, 15분 우리말책)를 꾸준히 실천한다.
좋아하는 독서를 더욱 재미있게 해보려는 시도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모임 〈매일 독서 습관 쌓기〉를 만든 지 3개월이 되었다. 완독 인증을 수작업으로 처리하는 수고스러움에 자동화를 생각했다가도 다양한 책 제목과 한 줄 평을 즐기는 기쁨을 위해 한땀 한땀 입력한다. 2주 후엔 100일 잔치도 한다. 책을 읽기만 하고 그치면 남는 게 없어서 월 1회 독서토론 모임 〈원데이 독서토론〉을 만들었다. 누구나 참여 가능한 날짜에, 읽고 싶은 혹은 읽은 책으로 부담 없이 참여하는 모임이다. 처음엔 부진했으나 이제 조금씩 자리를 잡고 있다. 독서 모임과 토론을 리딩하니 양질의 도서도 선별해야 하고 더욱 열심히 읽어야 하기에 나에겐 선순환으로 다가온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다른 사람의 글을 많이 읽어보세요."
시작은 그랬다. 글을 잘 쓰고 싶어서, 글쓰기 수업을 30주 연속으로 들었고, 글쓰기 모임에서 다양한 글을 읽었다. 라이크와 댓글을 단 횟수만큼 글쓰기 실력도 올라갔다. 그럼에도 결정판은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더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다른 사람의 글을 자세히 많이 읽기 때문이다.
자기 이해 전문가라는 자신감으로 시작한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는 일과삶 대표 프로그램으로 정착했고 심화 과정까지 넘보고 있다. 독서와 글쓰기를 접목한 〈서평으로 시작하는 글쓰기〉 역시 순항 중이다. 사실 두 과정이 나에게 만만하지는 않다. 그러면서도 즐거운 이유는 수업을 준비하는 과정에 있다. 한편씩 과제를 읽으며 피드백을 기입하는 순간이 즐겁다. 혼자 문우의 글 구조를 분석하고, 문우에게 메모도 적고, 글쓴이의 마음을 하나하나 헤아리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적성에 맞기도 하다. "힘들면서도 즐겁다"가 가장 적절한 표현이다. 솔직히 문우의 글에서 많이 배운다. 그렇게 성장한다.
"이미 글이라는 콘텐츠를 가진 작가야말로 진정한 콘텐츠 크리에이터입니다."
좀 생뚱맞나? 독서와 글쓰기는 내 성향에 딱 맞는 즐거움이라면, 유튜브는 약간의 일탈성 즐거움이다. 우연히 시작한 유튜브 만들기 모임 덕분에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렸다. 처음엔 엄청난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서 겨우 하나의 영상을 만들었다. 재미있었지만 바로 포기했다. 나는 시간을 먹고 사는 사람이니까.
최근 다시 유튜브 일과삶 채널을 다시 시작했다. 이번에 무조건 원테이크로 제작한다. 특강을 녹화해서 올리거나, 직접 제작을 하더라도 평균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의 시간만 투자한다. 아직은 즐기는 용도이니까 큰 부담을 가지고 싶지는 않다. 시간이 흐르면 실력도 늘어나겠지.
원데이 독서토론에서 만든 독서 퀴즈 콘텐츠를 활용하여 "퀴즈로 읽는" 시리즈를 만들기도 하고, 프로 일잘러를 위한 툴 사용 재생목록도 만들었다. 브런치 작가를 위한 시리즈도 조만간 제작하려고 한다. 내가 아는 유용한 팁을 영상으로 제작하면 보는 사람들도 쉽게 활용하겠지? 감사하게도 예전에 진행했던 돈 안들이고 내 책쓰기 특강 (feat. 부크크) 영상이 조회수 2,500에 좋아요가 83개로 선두를 달린다.
글쓰기가 씨앗이 되어, 가지를 내고, 무성한 잎을 피우는 나무로 성장 중이다. 내년엔 또 어떤 가지로 뻗어 나갈까 나도 궁금하다. 나무 그늘 아래서 편히 쉬어갈 여러분의 행복한 모습을 상상하며 미소짓는다. 이렇게 말하고 싶다.
"여러분의 구독과 좋아요는 일과삶 나무에 거름이 됩니다."
- 원데이 독서토론
- 똑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