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31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 패딩 〉의 계절

내가 알고 있던 ‘패딩’ 그리고 ‘패딩’에 대한 새로운 관점

by B패션가 Dec 29. 2024

날씨가 무척 춥다.

해마다 다가오는 겨울을 향해 ‘올해는 얼마나 추우려나’  나지막이 나에게 물어본다.


나는 추위를 못 견딜 정도로 호들갑을 떠는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영하 10도에 가까운 기온 변화는 나 역시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하는 건 매한가지다.


이렇게 몰고 온 한기는 결국 우리네 의. 식. 주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친다.


그야말로, ‘생존’을 위한 ‘의衣 의 쓸모’ 가 여느 때보다 훅 들어와 우리를 깨운다.


사실 패딩은 그야말로 겨울의 최적화된 제품임에는 틀림없다.

가볍고, 따뜻하니,

개인적인 미적 취향을 제외한다면, 생존(?)을 위한 이보다 더 좋은 제품은 없다.



나에게 패딩은,

어울리지 않음.

이다.

정말 많은 옷을 사 보고, 입어보았음에도 불구하고, 토실토실하게 부풀어 오른 ‘저것’만은 아니 된다.


뭐랄까. ‘못생겨 보인다?’

그래서 나는 요즘 같은 한기에도,

여러 옷들을 겹쳐 입고, 코트를 입고, 방한 잡화 (비니 혹은 바라클라바, 머플러, 장갑 등)으로 싸매고 밖을 나선다.

undefined
undefined



매년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어울릴만한 멋진 패딩을 찾는다.


‘내가 패딩을 멋지게 입을 수 있는 패딩’ 이라는 하나의 의식으로 찾고 또 찾고, 보고 또 보며 뒤적이던 패딩의 이야기다.




모두의 '위시리스트' 브랜드

몽클레어 Moncler • 스톤아일랜드 Stone lsland • 옌키옌키 ienki-ienki 등


패딩(Padding 혹은 Padded - ) 혹은 푸퍼(Puffer)


브랜드들은 이 둘 중 하나의 대명사를 사용한다.

두께와 기장 그리고 밑단의 마감처리 방식의 차이에 따라 푸퍼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대분류는 모두 패딩에 해당한다.


'패딩'이라는 제품군을 떠올리면, 제일 먼저 떠올리는 브랜드들이 있다.


우리는  저 브랜드들을 가장 먼저 떠올리고 프리미엄을 붙여주었을까?


undefined
undefined
Moncler (몽클레어) x Edward Enninful  |  Moncler Genius Fall 2024 Ready-to-Wear



저마다 브랜드 스토리, 정체성 등등 브랜드로서 팔딱거리는 앞선 행보도 야무지다.  


하지만 우리가 ‘무언가를 사는 이유’는 단순하다.

예.쁘.니.까.


‘예쁘다’ 라는 건 갖고 싶은 마음이다.

패딩이지만, 설레는 마음을 안겨준다.

설레는 이유는,

단조롭고 텁텁한 멋을 피하고 ‘내가 멋질 수 있다’ 는 자신감과 즐거운 상상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내가 비축(?)하고 있는 자산 대비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인지 계산기를 계속 두드려본다.

나의 자극과 균형 시스템이 흔들린다.


옌키옌키 (IENKI IENKI) ICONICS옌키옌키 (IENKI IENKI) ICONICS

우리는 이처럼 ‘아름다운 것’ 들에 대하여 지각한다.


그들은 강력한 감정의 여정을 (브랜드의) 이야기로 주절대고, 환상을 보여주며 결국 ‘제품’ 이라는 선택과 결정 앞에 우리를 데려다 놓는다.  



패딩의 특수성


패딩이라는 일명 ‘특종’ 이라고 분류하며 불린다.

특수 품목(종)이다.


의류로 분류되는 다수의 제품들과 다른 소재, 부자재, 봉제기법 등의 사양이 달라 말 그대로 ‘특수제작’ 에 대한 기술력이 필요하다.


여기에,

우리가 감각적으로 느끼는 선(몸의 구조적인 이해를 수반한)과 색으로서 빼어난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harpersbazaar.com 몽클레어 (Moncler)harpersbazaar.com 몽클레어 (Moncler)


충전재, '3M Thinsulate' 의 장점

의식의 전환 & 신소재의 발전


또한 최근에는 '의식적인 (Consious) 소비' 문화로 인해 충전재를 구스다운 보다 신슐레이트(THINSULATE) 를 주로 사용한다.


신슐레이트는 3M 에서 개발한 보온재 이다.

그래서 이름이 ' 3M Thinsulate' 이다.

매우 가볍고 착용감이 우수하다. 보온성도 뛰어난 편이라 '구스'의 대안 소재로 각광 받고 있다.

또한 이미 고객들 역시 '꼭 구스 여야만 한다' 라는 편향도 사라졌다.


통기성이 좋기 때문에 습기가 차지 않아 착용감뿐만 아니라 관리가 용이하다.

무엇보다도 사후 관리 차원에서 세탁이나 보관 시에 그 형태가 잘 유지되어 변형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아무래도 구스는 가공된 재료가 아니라 생명체로 부터 가져오는 재료이다보니 부패와 훼손 등은 불가피하다.

시간이 지날 수록 뭉치는 현상, 하단으로 가라앉는 현상은 등이 그것이다.




나의 〈 패딩 〉 주연 브랜드

사카이 Sacai • 하이크 Hyke 등 


개인적인 취향을 담아 내가 꼽은 나의 패딩의 위시리스트는 사카이 Sacai 와 하이크 Hyke 등의 브랜드들이다.


취향의 이유는,

'Just 패딩'이 아닌 표현방식 때문이다.


코트 혹은 재킷 등의 패턴을 가져와 패딩으로 구현하거나,

코트 혹은 재킷의 매무새를 패딩과 섞어 이색적인 멋과 실루엣을 만들기 때문이다.


'전부'를 다 넣은 색다른 조우, 콜래보레이션


또 다른 매력적인 이유는 콜래보레이션 속에 답이 있다.

몽클레어 X 사카이 (2023)과 노스페이스 X 하이크 (2018)이 내가 대표적으로 꼽는 레이블이다. 

 

⦿ 몽클레어 Moncler X 사카이 Sacai (2023)


British Vogue_Moncler x Sacai (2023), The Vogue Editors’ Collab Of The SeasonBritish Vogue_Moncler x Sacai (2023), The Vogue Editors’ Collab Of The Season
브런치 글 이미지 8
undefined
undefined

⦿ 노스페이스 Northface  X 하이크 Hyke (2018)

undefined
undefined
undefined
The North Face x Hyke 3 (2018)


특히 하이크는 2018년 그야말로 '패딩 전문가' 노스페이스와 협업한 이후 고도의(?) 테크닉을 흡수한 듯했다.

이후 2020년에 만난 그들의 패딩을 연출하는 기법은 나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하이크 Hyke (2020-201)

undefined
undefined
undefined
undefined
undefined
undefined
undefined
undefined
undefined


 

'조금 다른데?' 〈 차이 〉를 가져온 패딩


'패딩'하면 대번 떠오르는 심상은 '노스페이스 눕스'의 셰입이 것이다.

하지만 약간의 차이로 새로운 패딩을 만날 수 있다.


겉감 소재의 변경 및 컬러 블록

'블랙'이 아닌 컬러 선택

다른 카테고리의 셰입 (패턴 메이킹)의 조합

다른 카테고리의 제품과 레이어링

다른 카테고리의 주요 소재와 연결


〈 약간의 차이 〉를 만나는 요소를 나는 이렇게 5가지 정도로 정리해 보았다.


겉감 소재 변경

예를 들어 벨벳 소재 혹은 울(wool) 종류 (펠트 소재 포함)으로 완성한 패딩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질감만 달라졌을 뿐인데, 패딩의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컬러 블록과 새로운 컬러의 패딩

말 그대로 컬러를 2가지 이상 사용하여 볼륨을 나눠 배합하는 식이다.


또한 매번 선택하는 '블랙'이 아닌 새로운 컬러를 선택하는 것 역시 차이를 가져온다.


특히 나 역시 블랙을 매우 사랑하지만,

절로 움츠러드는 기온과 해가 짧은 지금 같은 때에 사방천지 블랙인 나를 볼 때,

빛깔이 맑지 아니하고 어둡기 그지 없다.


따라서 탁월한 차선책이기도 하다.

+ 블랙 & 브라운 등의 이너 혹은 하의와 세련된 컬러웨이를 엿볼 수 있다.


undefined
undefined
undefined
undefined
undefined



패딩을 입는 색다른 방법 1.

재킷 (코트)의 질감과 패딩 만나기


패딩 자체가 가진 셰입에서 벗어나 다른 카테고리의 패턴을 접목하여 나타나는 패딩도 흥미롭다.


미우미우 MiuMiu 는 맨즈컬렉션을 통해 '왁싱 재킷'의 패딩을 선보였고,

사카이 Sacai 는 코트와 함께 겹쳐진 퀼팅 패딩을 다듬었다.


라프시몬스 Raf Simons 는 퀼팅 스티치의 맛을 살렸다.

오버사이즈 셔츠에서 가져온 패턴을 매만져 '퀼팅 패딩'으로서 그들만의 아웃핏(outfit)으로 표현했다.


undefined
undefined
undefined
MiuMiu | Sacai | Beat the Elements in Parel Studios



⦿ 라프시몬스(Raf Simons) 오버사이즈 퀼팅 패딩

undefined
undefined
undefined
Raf Simons - Menswear (Fall 2021)



패딩을 입는 색다른 방법 2.

재킷 (코트)와 레이어드 하기


패딩의 볼륨과 길이가 부담스러울 때,

조금은 격식을 갖춘 모양새로 보이고 싶을 때,

이러한 TPO 가 왕왕 생기기 마련이다.


내가 갖고 있는 ‘잘 만들어진 재킷이나 코트’와 함께 패딩을 ‘입는다’라는 뉘앙스 보다 얹는다’라는 입는 뉘앙스가 펼칠 수 있다.


특히 이 대목에서 나는 베스트 Vest의 매무새가 아주 마음에 든다.

undefined
undefined


undefined
undefined
Auralee _Fall 2024 Menswear
undefined
undefined
 Balenciaga Pre Fall 23-24 RTW   |    A.A.Spectrum Fall/Winter 2019-20 Lookbook



그.래.서 요즘 내가 입는 패딩


실제 제작 당시 찾았던 그 레퍼런스 IMG를 소개한다.

사실 지금까지 이 모든 레퍼런스의 절반 이상은 작년 패딩을 기획을 준비하면서 모아둔 아카이브들이다.


브런치 글 이미지 40

 


'우리에게 어울리는 패딩'이란?


이 질문을 갖고 당시 우리는 각자의 역할에 충실한 고민과 스터디가 이어졌던 기억이 난다.

이러한 과정 속에 결국 패딩을 만들었다.


패션 산업에서 ‘겨울 & 아우터 시장’의 승부수는 패딩으로 귀결된다.

수요도 공급도 많은 품목이 패딩인 것이다.


이 패딩을 기획할 당시,

우리 브랜드다운 아웃핏 (outfit) 은 무엇일까?

운전하는 여성들을 위해 가벼우면서도, 승하차가 편한 실루엣은 무얼까?

보통의 일상에서도 조금은 멋질 수 있는 볼륨은 어느 정도일까?

너무 두껍지 않되, 안에 껴 입을 수 있도록 공간 분량을 내어주어 만든다.

퀼팅의 문양은 어떤 스티치로 만들까?


등의 브레인스토밍 과정이 있었다.


지적이며, 근사한 태도와 제스처를 표현하는 패딩


이것이 내가 정의한 ‘우리의 패딩’ 이었다.


지금은 내가 그곳에 없지만,

이제 모습을 드러낸 패딩은 이런 모습으로 지금 그대들을 만나고 있다.

 


undefined
undefined
Bourie 부리_Boubou Padded Coat_BK @bourie_official
undefined
undefined
undefined
Bourie 부리_ Boubou Padded Coat_Orchid @ bourie_official


패딩 입기  ‘이모저모’


빵빵해도 괜찮아 ‘당당한 파워 워킹’ 으로!


‘패딩 ’

이것 하나만으로 너무나 할 이야기가 많다.

그래서 아래 ‘그녀들’를 통해 노스페이스 눕시를 비롯한 당당한 ‘패딩 파워’ 로 대신하고자 한다.



나를 꼿꼿이 세우는 파워!?


결국 모든 옷이 그렇다.


거울 속에 비친 나의 모습과 흡족한 마음으로 집을 나선다.

뭔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

나의 한걸음 한걸음이 경쾌하다.

나의 말, 나의 표정, 나의 몸짓 하나하나 선명한 무늬를 세우는 기분이다.


좋은 옷이 먼저인 건지, 당당한 나의 마음이 먼저인 건지 단언할 순 없다.


좋은 옷,

나 스스로가 인정하는 ‘아름답다 & 멋지다’ 라고 우러나오는 옷을 입었기 때문일까?


혹은 내 마음과 상태가 어떤 옷이든 품은 것인가?

아마도 사람마다 다르겠지.


나는 〈 전자〉 일 것이다.

따라서 하나를 고른다 하더라도 온갖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설레는 순간을 즐긴다.


이 설레는 마음이 실제 입었을 때의 만족도와 부합할 때, 그 위풍당당한 힘은 절로 나온다.


undefined
undefined
undefined
undefined
undefined


꽤 길어졌다.

아무래도 나 역시 패딩에 대한 고민이 많아서겠지.


내가 (우리가) 만들었던 ‘패딩’

나는 내일 그냥, 그걸 휘적휘적 재구성하여 입으련다.   

(내 눈에 예쁜 것들은 너무나도 비싸다.)



한 줄 한 줄의 텍스트와 이해를 돕기 위한 다양한 이미지들로 여기까지 닿았다.

읽는 그대들은 여기까지 읽어내려 왔다.


정보와 학습(지식)을 위한 패딩을 걷어냈다.

나의 취향과 기호를 담았다.

이로서 패딩을 다르게 착용할 수 있는 힌트를 얻길 바랐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덧붙인다면,

패딩을 입을 때 하의 Bottom과 슈즈의 착용을 유심히 보라.


‘같은 패딩 & 다른 느낌’


숨은 감각을 꼭 찾길 바란다.

분명 매일 같은 패딩을 입으면서도, 나를 나아지게 하는 표현이 될 것이다.


이로서 그대들의 옷장을 다시 들여다본다면, 오랜 시간 나의 마음을 다한 것이 전해 진 것이리라 믿는다.


그대들과 패딩의 멋진 조우를 통해 내일부터 좀 더 따뜻하고 멋스러워지길.

이전 08화 맨투맨, 후드티 등 ‘티셔츠’ 의 모든 것!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