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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비 Jan 12. 2019

피니시-즐겨라! 그거면 된다.

존 에이커프의 피니시를 읽고 주체적인 사유의 기록(4)

 글은 존 에이커프의 FINISH에 담긴 통찰과 나의 경험과 생각을 담았다. 이 글이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나 완벽주의가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사람에게 작은 영감이 되기를 바란다. 더 많은 사람이 완벽주의에서 벗어나 하고자 하는 일을 시도하며 주체적인 삶에 가까워지기를 바란다.


 완벽주의의 네 번째 거짓말, 재미있는 건 가짜다.

 나는 테니스를 한참 재미있게 배울 때, 전날 아무리 늦게 잠들더라도 새벽 6시 30분이면 눈을 뜨고 자전거를 타고 거의 매일 테니스를 치러갔다. 왜냐면 테니스를 치러가는 게 너무 재미있었다. 3시간 정도 재미있게 테니스를 치고 돌아오면 하루 종일 활력이 돌았다. 그런데 저녁에 난 다이어트를 위해 헬스장으로 또 운동을 하러 갔다. 오전에 이동 시간까지 4시간 이상 운동을 했는데, 왜 나는 또 헬스장에 갔을까? 헬스장에 가서 쇠덩이를 드는 일은 정말 재미없었다. 러닝 머신을 뛰는 것만큼 지루한 일이 없었다. 하지만 살을 빼려면 왠지 헬스장에서 운동을 해야 할 것 같았다.


 내가 다니던 대학교 헬스장은 3월, 9월에 사람이 많다. 왜냐면 학기 초에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하겠다고 다짐하고 헬스장을 등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3주 정도 사람이 붐비다 운동하는 사람들이 크게 줄어든다. 왜 많은 사람들이 운동하기 위해 헬스장을 선택할까? 왜 많은 사람들이 헬스장에서 지속적으로 운동하는데 실패할까?


우리는 "이거 재미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절대 하지 않는다.

우리는 대개 추구하는 목표가 선하고 옳은 것일수록 성취하기가 어렵다고 믿는다.
테니스와 헬스장. 무슨 차이가 있을까?

 피니시에서는 완벽주의가 '재미있는 건 가짜다. 재미가 무슨 소용인가? 재미가 갖는 가치가 무엇이란 말인가? 재미는 측정도 불가능하지 않나? 게다가 별 도움도 안 되는 것 같고 말이다'라고 부추긴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이거 재미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절대 하지 않는다.'라고 한다.


 또 '우리는 대개 추구하는 목표가 선하고 옳은 것일수록 성취하기 어렵다고 믿는다. 이런 믿음에 따르면 우리를 좌절하게 하지 않는 목표는 충분히 좋은 목표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동안의 성과를 확인할 유일한 방법은 우리가 흘린 피와 땀과 눈물의 양뿐이다.'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우리의 이러한 생각은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며 형성되었다. 근대에 인간에게 '노동''노력'이 가장 중요한  가치로 부상한다. 그러한 가치관이 지금의 사람들에게도 많이 남아 있다. 우리는 노력하지 않은 것은 가치 없다고 생각하고 윤리적으로 잘못되었다 생각한다. 'YOLO'라는 신조어가 등장하는 등 인식이 변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는 노력하지 않고 재미를 추구하며 살아가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재미는 무엇일까? 재미는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1. 아기자기하게 즐거운 기분이나 느낌, 2. 안부를 묻는 인사말, 3. 좋은 성과나 보람'을 의미하는 말이다.(출처 : 표준국어대사전) 재미는 부정적인 의미가 없을뿐더러 좋은 성과나 보람을 의미하기도 한다. '재미 보다.'라는 관용구는 '성과를 올리다.'라는 의미라 사용된다. 하지만 그 느낌이 묘하게 다르지 않은가? '성과를 올리다.'보다 '재미 보다.'는 왠지 부정적인 느낌이 든다. ( 너무 길어질 것 같기에, 그 이유에 대해서는 차후에 상세히 이야기해보고 싶다.)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아라'

'좋아하는 일은 취미로 남겨두라'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아야 할까? 취미로 남겨둬야 할까?

 누군가는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아라.'라고 한다. 또 누군가는 '좋아하는 일은 취미로 남겨두라'라고 한다. 그렇다면 일과 취미는 무슨 차이가 있을까? 취미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된다. 잘할 필요도 없다. 타인에게 능력을 증명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취미일 뿐이야."며 보험을 들면 된다. 하지만 일은 다른다. 잘해야 된다. 타인에게 나를 증명해야 한다. 어떤 말로도 보험 들 수 없다.


 그래서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삼으면 좋아하는 것을 잘해야 한다. 잘하려고 하니 완벽주의가 고개를 들고 '재미있는 건 가짜'라고 하는 건 아닐까? 그렇게 우리는 좋아하는 일을 재미없는 방법으로 하는  건 아닐까? 테니스가 좋아서 테니스 선수를 하겠다고 다짐하고 나를 돌아보니, 테니스 선수가 되기에는 기초 체력과 근력이 부족해서 테니스는 잠시 내려두고 헬스장에 가서 러닝머신을 뛰고 쇠덩이를 드는 건 아닐까? 그리고 회의감이 찾아와 '내가 진짜 테니스를 좋아하나?'라는 생각이 드는 건 아닐까? 좋아하는 것을 내가 재미를 느끼는 방법으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여기에서 의문에 부딪힌다.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삼으려면 잘해야 된다며? 재미있기만 하고 잘하지 못하면 어떻게 해? 이에 대해 존 에이커프는 목표 설정에 관한 두 가지 요소, '만족도''성과'에 대해 이야기한다. '만족도'는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느낀 기분을, '성과'는 그 과정에서 실제로 무엇을 얻었는지를 보여주는 요소이다. 두 가지 요소가 모두 충족될 때 목표 달성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도전의 30일 프로젝트'에 참가한 수천 명의 참가자들에게 확인한 사실은, 스스로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 목표를 고른 사람들의 만족도가 최대 31퍼센트 높았다고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즐길 수 있는 목표를 선택한 경우에 성과 또한 46퍼센트가 증가했다. 재미를 느끼는 목표를 선택하면 더 높은 성과를 얻게 된다는 재미와 성과의 밀접한 상관관계는 이후 수차례 반복된 연구로 증명되었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이 목표가 더 재미있어질까?"

목표 달성 과정은 꼭 어렵고 힘들지 않아도 괜찮다.

즐겨라! 그거면 된다.

물론 지금 당장 재미있는 일을 찾아 떠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목표를 달성하고자 할 때, '재미'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각자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상상만해도 재미있는 것일 수도 있고, 따분한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이 목표가 더 재미있어질까?"를 고민해보자는 것이다. 


 목표에 함께 도전할 친구를 만드는 것, 매일 나에게 작은 보상을 주는 것, 사람들에게 나의 목표를 이야기하며 감시해달라고 이야기하는 것, 도전 과정을 기록하는 것, 목표 달성을 위하 내기를 하는 것 등 목표를 재미있게 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각자가 재미를 느끼는 요소는 모두 다를 것이다. 한번 고민해보는 건 어떨까? 회사에서 팀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업무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해보는 건 어떨까? 가정에서 가족들과 집안일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해보는 건 어떨까? 중요한 것은 재미있게 하는 것이다. 목표 달성 과정은 꼭 어렵고 힘들지 않아도 괜찮다. 즐겨라! 그거면 된다.


다음 글 : 몰입이 깨지는 순간 찾아오는 방해꾼



 우리 모두가 완벽주의를 넘어 목표 달성에 다가가길 바라며.

 각각의 성취 경험들이 모여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며.


 0. 프롤로그 - 무슨 글을 어떻게 왜 쓰지?

 1. 그건 다 완벽주의 때문이야.

 2. 절반으로 줄여라.

 3. 모두 다 할 수는 없어

 4. 즐겨라! 그거면 된다.

 5. 몰입이 깨지는 순간 찾아오는 방해꾼

 6. 무의식 속의 혐오

 7. 성과의 빙산을 그대로 보여주는 데이터

 8. 마무리의 아름다움


참조.

1. FINISH(피니시), 존 에이커프, 다산북스, 2017

2. 표준국어대사전, 네이버 '재미' 검색

3. unsplash.com, 사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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