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수 없는 것들
소란하고 우울한 내 일상에 빛이 되어주는 것들 - 운동, 음악, 커피, 꽃
그 중 제일은 운동인데, 이번엔 좀 무리를 했던 걸까,
2주전에 삼두근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160이하가 정상인 근육효소수치(cpk)는 13990까지 치솟았고,
내 왼쪽팔은 어깨부터 손목 바로 아래까지 터질듯이 부어올랐다.
병원에 가서 팔이 이상하게 퉁퉁 붓는데, 아프진 않아요 했더니 의사가 나를 빤히 보며
"진짜 이상한데요..."
그래서 내가, 횡문근융해증 의심되는데요... 그냥 혈액검사 해주시죠.. 했더랬다.
간수치와 근육효소수치 모두 최악이었지만 초기에 갔고, 신장까지는 나빠지지 않은 상태여서
금방 회복했다. 병증의 원인이 삼두근 파열이니 스포츠의학전문병원에 가서 각종 치료도 받고 했더랬다.
도수는 받을때마다 참 하나마나 한 치료라는 그런 생각이.
상체 운동을 전혀 할 수 없었던 시간 속에서도 내 왼팔은 쉬지 못했다.
저녁 퇴근 이후와 주말, 아침은 온전히 내가 혼자 집안 살림과 아들 케어를 해야 했기에
아들이 한번 치대기라도 하면 팔이 아파왔다.
붓기가 점점 빠지면서 오히려 통증은 커졌다.
다행히 모든 수치와 외적인 증상들이 좋아졌다.
하체 운동과 가벼운 상체 운동으로 운동에 다시 복귀했다.
운동을 할 수 없었던 일주일 정도, 스트레칭도 하지 말라는 의사 말에,
그 의사 분이 분명 헬창은 아닐거란 생각을 했다.
그렇게 회복을 하고 난 지난 주말. 생일을 맞아 간만에 아들과 함께 호캉스를 다녀왔다.
엄마에게 하룻밤 부탁할까도 해봤지만 치매 걸린 아빠때문에 충분히 짜증나는 엄마에게 짐을 안기기 싫어
밤에 애를 들쳐업고 왔더랬다.
생일이니 거의 반년만에 와인을 몇 잔 마셨다. 계속되는 불면의 밤 끝에 킹 사이즈보다도 더 큰 침대에서도
몸부림을 치며 나대는 아들내미의 발길질을 피해 잠을 청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저녁에 파티를 하고는
일요일 하루를 내리 앓았다. 열이 39도를 오르내리고, 관절 마디마디 안 아픈곳이 없었다.
코로나를 의심하면서도 제발 코로나가 아니기만을 간절히 바랬다.
(아니다!! 아닙니다! 보건소 문자 받았음)
정신이 몽롱해서 엄마집에 가 전기장판 위에서 이불을 덮고 자다가,
타이레놀을 때려 넣고
꾸역꾸역 아들 씻기고 재운뒤 옆에 누웠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잠을 자기 시작했다.
죽음처럼 잤다.
3시쯤 깼을 때, 몸이 가벼워짐을 느꼈다. 뭔가 귀신이라도 떨어져 나간것 처럼
36.8도 열이 내렸다.
아침에 코로나 음성 문자를 받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아들에게 어제저녁
"산아, 엄마가 아파서 많이 못 놀아줘서 미안해"
"괜찮아, 엄마. 걱정하지마!"
이렇게 대번에 예쁘게 말하는 너는 발길질은 좀 해도 내 피붙이구나.
엄마가 빨리 완충해서 에너지를 또 쏟아줄게
이제 새벽에는 잠을 자자.
새벽 2시에는 잠을 자는 걸로
다들 건강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