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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아리 Nov 07. 2023

18. 퇴사, 그다음은? 다시 회사원 - 비슷하다

치앙마이

치앙마이에서 한국으로 귀국하기 이주 전이었다.


아침 요가수련 후 카페에서 베이글 샌드위치와 라테를 마시며 책을 읽고 있는데 갑자기 보이스톡 한통이 걸려왔다. 전화를 받으니 예전에 몇 번 만난 적이 있는 싱가포르 팀의 팀장님이었다. 


“이제 그만 놀고 일해야죠, 싱가포르에 오세요”


며칠간의 고민 끝에 답변했다. 달 후에는 갈 수 있을 것 같지만, 사람이 빨리 필요한 상황이면 힘들 것 같다고.

감사한 제안이었지만, 백수 생활의 하이라이트인 한국 편을 보내고 싶었고 같은 일을 하고 싶은지, 아니 그보다 다시 회사원이 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도 필요했다.

감사하게도 두 달 후인 6월 중순부터 출근을 해도 된다는 답변을 받았고, 남자친구도 약간은 아쉬운 듯 그러나 언제나처럼 이해하며 따뜻한 응원의 말을 보냈다.


그렇게 나는 다시 회사원이 되었다. 말레이시아에서 일할 때 자주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다음에는 싱가포르나 유럽에서 일해보고 싶다고.  (나는 항상 어떤 일이냐 보다는 어디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편이다.) 그리고 그 제안이 왔고, 그래서 내 작은 소망을 실현해 보기로 했다.


많은 직장인들은 이직을 하기 위해 퇴사를 한다. 

그리고 이직 말고 다른 ‘어떤 것’을 하기 위해 퇴사를 한다. 세계 여행을 가기도 하고, 공부를 하기도 하고, 창업을 하기도, 결혼을 하기도, 내 경험의 범위에서 생각하기 어려운 새로운 분야로 도전을 하기도 한다. 내가 예전에 같이 일했던 말레이시아 S전자 직원 중 한 명은 퇴사 후 핸드폰 액세서리 사업을 시작했고 또 어떤 이는 피트니스 트레이너가 된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나는?

퇴사 그 후의 이야기는?


비슷하다.


대학 졸업 후 7년 일했고, 7개월쉬고, 다시 봉급 생활자가 될 것이다. 비슷한 일을 하면서. 다른 공간에서.



하지만 조금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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