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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Road Movie 1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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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작가 Aug 09. 2022

눈물의 배웅

Yangon

 “엄마, 우산은 들고 갔어요?”


 지금껏 아이를 두고 혼자 여행길에 오르기를  번이나 했지만 이번처럼 아이가 눈물로 나를 배웅하는  처음이었다. 아이들마다 그런 때가 있는 걸까. 아이는 내가 집에서 나설 때부터 눈물이 그렁그렁하더니,  이나 전화를 걸어왔다. 아이가 너무 서럽게 울고 꺽꺽대서 나까지 목이 메어 나는  번이나 눈물을 삼켜야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아이를 저리 울게 만든  엄마인 나라는 사실이 미안하면서도 내가 누군가에게 떨어져 있는 것만으로도 이런 슬픔을 주는 존재라는 것이 새삼 신기하고 우쭐해지기까지 했다. 생각해보니 ,  많이 변했다. 이전엔 그런 존재로, 엄마로 사는  무겁고 솔직히 던져 버리고 싶을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걸 어느 정도 받아들였다는 뜻일 테니 말이다.


 다행히 울음을 멈춘 아이와 공항에서 마지막 인사를 나눈  나는 편한 마음으로 비행기에 탔다. 그리고 무사히 양곤에 도착해 숙소 체크인을 마치고 방에서 한참 친구랑 떠들다 뒤늦게 인터넷을 연결했더니  있는 남편의 메시지엔,   시간 동안 아이가 남편에게 했다는 말들이  적혀 있었다.


식탁에 앉아서 엄마 밥 먹는 거 생각하면 눈물 나요.

식탁은 엄마 자리예요.

시간 빨리 가야 하니까 시계 뒤로 돌려두고 잘래요.


 이번 여행 끝엔 나를 이토록 사랑해주는 아이 곁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덜하겠다. 여행 시작부터 돌아가나를 반겨줄 아이를 떠올리며 미소 짓다니, 여행을 떠나온 것만큼이나 엄마의 자리를 쁘게 누리는 나를 발견해 행복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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