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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백 자판기 Oct 03. 2022

이야기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다 (8)

이야기의 황금 비율(2)

Day 10's Topic : Story Grammar

이야기의 황금 비율(2)


가설

  대중적인 이야기에는 특정한 공식이 있다. 가설은 그럴듯했다. 전 세계가 열광하는 영웅 신화, 그리고 동일한 구조. 심지어 이렇게 이야기를 구조화해서 분석하려고 했던 시도가 처음이었던 것도 아니었다.

  러시아 민속학자 블라디미르 프로프는 그가 저술한 책 <민담 형태론>을 통해 전 세계의 마법 신화에 동일한 유형을 가지고 있음을 밝히며 옛이야기의 31가지 기능소를 공개했었다. 즉, 그 역시 전 세계 각국에서 구전되는 민담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의 기능들을 가지고 있고, 이 기능들이 패턴화 되어 이야기로 만들어진다고 생각한 것이다

 더군다나 조셉 캠벨은 기능소의 나열만을 거론한 것이 아니라 기능이 특정한 패턴과 순서까지 가지고 있음을 밝혔다. 이걸 크리스토퍼 보글러가 시퀀스와 플롯이란 개념으로 들고 와 할리우드 작법론으로까지 발전시켰으니. 이쯤 되면 할리우드 입장에서는 이 이론을 도입하지 않을 이유도 없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영화가 바로 루카스 필름의 전설적인 작품 <스타워즈>다.



스타워즈의 탄생

 조지 루카스 감독은 작품을 만들기 전 조셉 캠벨의 이론을 눈여겨봤었다. 그리고 자신의 작품에 그대로 도입시키는데, 그 첫 번째 작품이 바로 <스타워즈>였다. 이 작품이 얼마나 성공했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지금도 스타워즈 개봉일에는 사람들이 단체 휴가를 낼 만큼 열광적인 영화이니 말이다. 스타워즈의 스토리를 크리스토퍼 보글러가 발표한 12단계에 도입해서 보면 다음과 같다.




시퀀스 1. 일상 세계

: 루크 스카이워커는 삼촌 부부인 오웬 라스와 베루 라스 밑에서 자라 농사일을 돕고 있다.


시퀀스 2. 모험의 소명

: 루크는 어느 날 오웬과 함께 터스켄 족으로부터 C3PO와 R2D2를 구매한다. 그런데 R2D2에게 레아 공주가 심어놨던 오비완 케노비에게 도움을 청하는 메시지를 본다.


시퀀스 3. 소명의 거부

: R2D2와 C3PO를 데리고 동네 영감인 벤 케노비를 찾아간 루크는 벤이 사실은 오비완 케노비이며 그가 루크의 아버지와 동료였고 제다이 기사였다는 걸 알게 된다. 레아 공주의 요청에 따라 오비완은 얼데란으로 떠나기로 하고 루크에게 같이 가자고 한다. 하지만 루크는 집안일을 도와야 한다며 그를 거절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시퀀스 4. 정신적 스승과의 만남

: 루크는 오비완과 만나 깊은 대화를 나눈다.


시퀀스 5. 첫 관문의 통과

:루크가 집으로 돌아가 보니 삼촌 부부는 제국군의 손에 목숨을 잃은 상태였다. 루크는 벤, C3PO, R2D2와 함께 밀레니엄 팔콘의 선장인 한 솔로를 만나서 제국군의 추격을 따돌리고 얼데란으로 떠난다.


시퀀스 6. 시험, 협력자, 적대자

: 스타 디스트로이어에서의 결투를 시작한다. 협력자는 한 솔로와 츄바카, 적대자는 다스 베이더와 제국군.


시퀀스 7. 심연 가장 깊은 곳으로의 접근

: 스타 디스트로이어로 가서 레아 공주를 구출하려고 한다.


시퀀스 8. 시련 (스승의 죽음)

: 레아 공주를 구출하고 무사히 탈출하는 데 성공하지만 오비완이 다스베이더에 의해 죽는다.


시퀀스 9. 보상

: 루크는 레아와 함께 반란 연합으로 가서 제국의 최종 병기인 데스스타를 파괴시킬 핵심 전투원으로 인정을 받는다.


시퀀스 10. 귀환의 길(보상을 입었으나 마지막 최악의 상황에 이름)

: 동지들과 함께 데스스타를 파괴하려 루크는 떠나지만 제국군의 무차별적인 공격에 동료들을 잃고 본인도 다스베이더가 추격하며 공격해와서 위기에 빠진다.


시퀀스 11. 부활

: 돈만 받고 그대로 떠나버린 줄 알았던 한 솔로의 귀환하여 그를 돕는다. 루크 역시 포스를 사용하라는 오비완의 조언 덕분에 데스스타를 파괴시키는 데 성공한다.


시퀀스 12. 영약을 지니고 귀환

: 루크는 데스스타를 폭격하는 데 성공하고 반란 연합의 영웅으로 인정받는다.




입증된 가설

 영화는 복합 예술인만큼 스타워즈가 쟁취한 거대한 성공이 단순히 스토리에만 있었다고 하긴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성공의 이면에 스토리의 비중이 매우 컸을 것이라는 것도 부정하기 어렵다. 스타워즈가 아무리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를 잘 살린 화면들을 구성했다고 해도 주인공의 서사가 매력적이지 않다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어려웠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대중적인 스토리는 어느 정도 일정한 규칙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사실임을 알 수 있다.


스타워즈 새로운 희망(1977)


 그러나 한편으로는 저 가설이 정말 사실일지 의아하기도 하다. 영웅 스토리에 한해서는 규칙이 있다고 말할 수도 있긴 하겠으나, 사람들이 영웅 스토리만 좋아하는 것도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영웅 신화의 공식은 다른 장르에는 접목시키기 어려운 것일까? 다른 장르에는 접목시키기 어렵다면 장르별 공식이 따로 존재하지는 않을까?




reference

스타워즈 분석글 출처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tarwars3&no=38266



series

이야기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다 (1) : 조셉 캠벨과 융의 분석 심리학

이야기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다 (2) : 영웅의 여정 17단계

이야기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다 (3) : 오쓰카 에이지의 3단 구조

이야기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다 (외전) : 생각할 점을 안겨주는 단편 영화 추천(1)

이야기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다 (4) : 컷과 쇼트

이야기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다 (5) : 씬

이야기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다 (6) : 시퀀스  

이야기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다 (7) : 이야기의 황금 비율(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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