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 부록 #4
배운 집안 출신의 고양이
고양이의 할아버지는 오래전부터 저명한 인간 과학자들과 교류해 왔으며, 그중에서도 물리학자 슈뢰딩거와는 한때 각별한 사이였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어느 날 슈뢰딩거는 실험을 위해 할아버지 고양이에게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는 상자에 들어가 보라고 요청했고, 할아버지 고양이는 그런 슈뢰딩거를 보고 마음이 상해 그에게서 등을 돌렸다고 한다. 1) 그 후, 할아버지 고양이는 물리학 연구보다는 자식 교육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었고, 덕분에 나쟈(Nadja)는 동물 세계 최고의 물리학자로 성장할 수 있었다.
고양이의 선행학습과 Nadja라는 이름의 유래
좋은 스승 아래에서 배운다는 것은 공부를 함에 있어서 상당한 행운이다. 왜냐하면, 문제를 보는 관점을 알려주는 조언 한 마디가 그 공부를 계속할 것인지 포기할 것인지를 결정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할아버지의 가름침을 받으며 양자역학 공부를 마친 고양이에게, 할아버지 고양이는 세상 진지하게 말했다. "이제까지 넌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하나의 관점을 배운 거야.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너희 세대는 '희망'을 가지고, 세상을 더 제대로 볼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을 찾아내길 바란다." 2)
1) 고양이를 상자에 넣는 실험은 실제로는 슈뢰딩거의 사고실험이다. 양자역학의 기초를 만드는데 기여한 슈뢰딩거는 상자 안에 고양이가 죽으면 죽었고 살면 살았지 50%는 죽고 50%는 살아있는 상태는 이상하다며 확률로 세상을 설명하는 양자역학의 해석을 불편해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기술이 양자역학에 기반하고 있으며 양자역학은 과학적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 'Nadja'는 희망을 뜻하는 이름이다. 할아버지는 또 이렇게 말했다. "내 자식이 아니었다면 그냥 대충 '냥이'나 '까망이'라고 지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