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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만난 사람들] 에필로그

후일담

by 채성실

[군대에서 만난 사람들] 프롤로그

[군대에서 만난 사람들 ①] '수원 박새로이' 꿈꾸는 정비병 김요셉

[군대에서 만난 사람들 ②] "군대가 사람 두 번 살렸죠" 배차계원 안홍준

[군대에서 만난 사람들 ③] '군대가 만들어낸 A급 용사' 버스 운전병 이준혁

[군대에서 만난 사람들 ④] '꿀보직일줄 알았지만...' PX병 곽도엽

[군대에서 만난 사람들 ⑤] "미래에 대한 여러 갈림길이 생겼다" 통신병 권범수

[군대에서 만난 사람들 ⑥] "군대에서 도전을 배웠다" 대대 인사계원 이승원


김요셉.jpg (사진 = 김요셉 씨 제공)

입대 전부터 사회인으로서 생활해 "군대에서 숨을 고르고 간다"라고 말했던 김요셉 씨와 안홍준 씨는, 오는 1월 취업을 앞두고 휴식을 취하는 중이다. '내가 자는 곳이 곧 내 집이다'라며 이곳저곳을 오가고 있는 김요셉 씨는 최근 다양한 취미를 갖게 됐다. 안홍준 씨는 고등학생 시절 즐겼던 온라인 게임을 다시 시작했다고 한다. 두 사람 모두 공통적으로 "이번 겨울이 마지막 휴가"라고 이야기했다. 두 사람 모두 최근 들어 스타크래프트를 시작해서, 얼마 전에는 셋이 함께 게임을 즐기기도 했다.




이준혁.jpg (사진 = 이준혁 씨 제공)

인터뷰 당시 "소극적이며 수동적이었던 성격의 내가 입대하고 나서 이렇게 변했다"라고 말했던 이준혁 씨는, 전역 전 휴가를 나와서도 군대에서 얻은 가치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복학하기 전까지의 시간을 허투루 낭비하는 것이 아까워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다. 곽도엽 씨도 야간 아르바이트로 목돈을 마련하면서 성실히 복학 준비를 하고 있다.




P20211104_155633751_8A801F7A-8065-40C0-9A3D-94AB0E7E739F.JPG (사진 = 본인 촬영)

권범수 씨는 복학 전까지의 몇 달을 활용해 치아 교정을 시작했다. 며칠 전 연락했을 당시에는 압구정에 올라와서 매복사랑니를 뽑았다는 근황을 전했다. 대한민국 20대 남성에게 있어 최대의 고민거리일 군 복무 문제를 해결했으며 군대에서 진로에 대한 깨달음을 얻어 나간 만큼, 그의 앞날이 후련히 풀리기를 바란다.

전역 전에도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카메라와 관련된 정보를 찾아보곤 했던 이승원 씨는 전역 전 휴가를 나선 후 70만원대 중고 카메라부터 마련했다. 사진 촬영의 취미를 갖게 됐으며 다이어트 또한 계속하고 있다고 말한 그는 자신의 인터뷰를 아버지께도 보여드렸다고 한다. 부족한 인터뷰 가족들에게도 보여줘서 참으로 성은이 망극하고, 또 고맙다.




김동휘.jpg (사진 = 김동휘 씨 제공)

[군대에서 만난 사람들] 시리즈를 브런치에 업로드하기 시작한 이후 왜 자신은 인터뷰하지 않았냐며 연락해온 취사병 김동휘 씨는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 전역 후 입시학원에서 밤늦게까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던 그는, 아침 일찍 출근해 밤늦게 퇴근하는 생활이 고되지만 원장 선생님께서 '금융 치료'를 해주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나도 누군가 금융치료 좀 해줬으면 좋겠다.




P20211117_153231167_DBD917FC-824C-43D3-AFC1-F4703B3591B9.JPG 경기상업고등학교.

전역 전 휴가를 나오자마자 운전 면허증을 땄다. 아직 휴가를 나오기도 전에 대책 없이 지원해 당당히 합격했던 대외활동에 열심히 참여 중이다. 갓 상병을 달았을 무렵부터 틈틈이 인터뷰를 진행하며 작성했던 [군대에서 만났던 사람들] 인터뷰 기사 시리즈도 이렇게 모두 인터넷에 올렸다. 대외활동은 생각보다 어렵고 본 프로젝트는 모든 포스팅이 두 자릿수 조회 수를 기록하며 보기 좋게 묻혔지만, 어쨌든 여태까지는 병장 시절 세웠던 계획대로 얼렁뚱땅 굴러가고 있다.

지금의 모습에 굳이 점수를 준다면 10점 만점에 1점 정도다. 그럼에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모두가 입을 모아 '아깝게 버리는 시간', '몸 성히 나오기만 하면 본전 이상 한 것'이라는 군 복무 기간에도 좋은 사람들 만나 2020년 5월 31일보다 나아져서 돌아왔으니까.


그러니까 앞으로도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나서 선한 영향 받고 어제보다 나은 사람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나도, 그리고 군대에서 만난 사람들도. (끝)


[군대에서 만난 사람들 - 부록 ①] 취사병 김동휘·전투근무지원병 지준원

[군대에서 만난 사람들 - 부록 ②] 컵라면 익어갈 무렵 (2021 병영문학상 수필 입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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