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이라고 해도 될 정도인데, 비슷한 물건이 2개 있을 때 마음에 드는 걸 고르면 십 중 십이 더 비싼 물건이다.
그래서, 아내가 주식을 해본다고 말했을 때, 왠지 모를 기대감이 있었다.
그 초능력이 주식시장에도 발휘되지 않을까 하는?
처음 주식을 시작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평화 분위기가 온 사회에 만연해 있을 때였고, 철도 관련 주였던 어떤 주식이 엄청나게 오르기 시작했다.
아내는 능력자답게 엄청나게 오르기 시작할 때쯤 그 주식에 대해 말하였다. 그리고 우리는 한동안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트럼프가 김정은을 만나기로 한 약속을 갑자기 깨버렸고, 철도가 깔릴 가능성이 떨어지니 철도주는 폭락하였다.
얼마 전 회사에서 워크숍을 갔다가 통일전망대를 들렸는데, 서울에서 파리까지 가는 열차 모형이 전시되어 있었다. 저렇게만 되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여하튼 우리는 그렇게 비자발적 장기투자를 하고 있고 아내의 초능력은 실물시장에만 적용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아내의 능력은 단순히 더 비싼 것을 고르는 것은 아니다. 더 좋아 보이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것을 잘 고르는데, 단지 가격만 비싼 것이 아니라 그 이유가 있다고나 할까?
그래서, 친척들이 인테리어를 할 때나 감각이 필요한 일이 있을 때에는 아내의 도움을 많이 필요로 한다. 물론, 집과 가게의 인테리어도 아내가 다 계획하였다. 정작 건축공학 전공자인 나는 그런 인테리어 작업을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프던데, 아내는 그 과정이 재미있는지 혼자 도면을 그리고, 치수를 재고...
나는 돈을 받는다면 겨우 하겠던데. 이런 인테리어 디자인에 있어서 많은 재능을 발휘하는 것을 볼 때 아내는 전공을 좀 잘못 선택한 것 같기도 하다. 나도 그렇고.
그래도, 나는 군대시절 축적한 경험으로 시공에는 좀 재능이 있으니 아내는설계하고, 나는 시공하는 것을 제2의 인생으로 살짝 생각하고 있기도 하다.
처갓집에서 대화 중, 아내의 이런 고급물건을 선택하는 능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나도 같이 주장하는 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