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구월이 -나태주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기다리라, 오래 오래

될수 있는 대로 많이

지루하지만 더욱


이제 치유의 계절이 찾아온다

상처받은 짐승들도

제 혀로 상처를 핥아

아픔을 잊게 되리라


가을 과일들은

봉지 안에서 살이 오르고

눈이 밝고 다리 굵은 아이들은

멀리까지 갔다가

서둘러 돌아오리라


구름 높이, 높이 떴다

하늘 한 가슴에 새하얀

궁전이 솟았다


이제 제각기 가야 할 길로

가야 할 시간

기다리라, 더욱

오래오래 그리고 많이


다시 9월이 -나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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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입니다.

다시 9월입니다.

비가 와서인지 그리 뜨겁던 팔월의 태양이 하루 만에 선선한 기온이 되었습니다.


기온이 내려가니 살 것 같습니다

이제서야 주변을 돌아보고 나를 들여다볼 마음이 생깁니다.

마음을 들여다보니 여기저기 상처도 많습니다

시인의 말처럼, 내 혀로 상처를 핥아 치유해야 할 시절입니다.


이제 이 폭염이 끝나면,

이제 저 한 줌의 열기마저 식으면,

이제 제각기 가야 할 길로 가야 할 시간입니다.

이제 이 구월엔,

그렇게 각자의 길로, 각자의 세상으로, 세상 만물이 제 자리로 찾아 돌아갈 겁니다.

세상의 비정상이 정상으로 돌아갈 겁니다

세상의 비탄이 희망을 꽃피울 겁니다

꼭 그럴 겁니다.

그 9월을 기다립니다

그렇게 간구하는, 그래서 구월 求月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구월은 평화가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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