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시
빛의 잔상이 남은 반듯한 면
정지된 시간
의미 없는 깜박임만 가득하고
그 깜박임을 세다가 숫자를 잃고
등을 베고 잠든 오리를 생각한다
날개 달린 것들 중
유일하게 무섭지 않았다. 눈도 날개도 부리도 몸짓도
물 위를 박차는 모습은 늘 경이로워서
땅의 어색한 걸음은 이유를 알 수 없어서
너를 내 언어로
내 언어로 너를
완성하고팠던 서글픈 밤이 있었다
네모 반듯한 면으로 부터
섬광이 쏟아진다
너를 만나러 간다
평온했는지
안녕한지
어떤 의미로 살고 싶은지 물으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