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 때는 말없이
갈라고
준 편지 받은 편지
곱게 접어
몰래 챙긴다 가을이
올 때도 갈 때도
기별 없이 소리 없이
그렇게 오고 간다 가을은
겨울이 등 떠밀어
가야 한다며
가을은 겨울로 이동 중
맛보기로
쌀쌀함 줬다 뺏었다
싸인을 주며
겨울준비 하라네
겨울은 너무 시려
벌써부터
내 마음 숨고
조금만 더
곁을 내어주면
안될까
널 보낼 맘 아직
도착 안 했는데
살점
떨어져 나간 자리
아픔 잊고 새살
내놓을 수 있었던 건
네가 있어서였다는 걸
알기나 할까
널 만나러
다니던 수날
무지 행복 했어
그 행복
달아날까 봐
조마조마했지
눈뜨면 창문 열어
너의 존재를
확인해야 했고
그리움
허기지고 차오를 때
채워주고 걷어낼
오색추억
네가 훗날 올 때까지
쓰고 남을 만큼
살 속에 쟁여놨지
떠나는 뒷모습
어찌하나
부탁한다 가을아!
나를 재워 놓고
뒤꿈치 들고 가기를
그래
갈 거면 어서가
해있을 때
보내는 맘
아리고 시리지만
후련하기도 한건
후회 없이
사랑했고 행복했기에
이제
잡은 손 놓을 시간
싸한
바람이 분다
기댈 곳 없는
마지막 잎새 하나
툭! 떨어진다
가을은 그렇게...
흘리고 간
발자국 말없이 덮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