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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언 Oct 25. 2024

떠날 때는 말없이

떠날 때는 말없이


갈라고 

준 편지 받은 편지

곱게 접어

몰래 챙긴다 가을이 


올 때도 갈 때도 

기별 없이 소리 없이

그렇게 오고 간다 가을은 


겨울이 등 떠밀어 

가야 한다며

가을은 겨울로 이동 중


맛보기로

쌀쌀함 줬다 뺏었다

싸인을 주며

겨울준비 하라네


겨울은 너무 시려

벌써부터 

내 마음 숨고


조금만 더 

곁을 내어주면

안될까

널 보낼 맘 아직

도착 안 했는데


살점 

떨어져 나간 자리

아픔 잊고 새살 

내놓을 수 있었던 건

네가 있어서였다는 걸

알기나 할까


널 만나러

다니던 수날 

무지 행복 했어


그 행복 

달아날까 봐

조마조마했지 

눈뜨면 창문 열어

너의 존재를

확인해야 했고


그리움

허기지고 차오를 때

채워주고 걷어낼

오색추억


네가 훗날 올 때까지

쓰고 남을 만큼

살 속에 쟁여놨지


떠나는 뒷모습 

어찌하나

부탁한다 가을아!


나를 재워 놓고 

뒤꿈치 들고 가기를


그래 

갈 거면 어서가 

해있을 때


보내는 맘

아리고 시리지만

후련하기도 한건  

후회 없이

사랑했고 행복했기에


이제 

잡은 손 놓을 시간


싸한

바람이 분다


기댈 곳 없는 

마지막 잎새 하나

툭! 떨어진다

가을은 그렇게...


흘리고 간

발자국 말없이 덮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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