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마을의 매력에 빠지다
크리스마스는 뭐라도 해야 하고, 연말에는 아는 사람끼리 모여서 술 마셔야 하고 새해엔 다 같이 일출을 보러 가야 하는 줄 알았다. 대부분 그렇게 살아간다고 생각했기에 인도로 떠나는 발걸음이 무거웠었다. 사실 남들처럼 그렇게 의미 있게 연말을 보낸 기억이 그렇게 많지 않은데도 한국에 남은 친구들처럼 그걸 하지 못하고 간다고 생각하니깐 기분이 안 좋았다.
“뭐야 그냥 다른 도시와 다른 게 없잖아?”
내가 인도를 너무 많이 다녀서 그런 탓이었을까 아니면 인도 여행 자체에 불만이 있어서 그랬을까 오르빌이 특별하게 보이지 않았다. 서양인들이 많은 건 고아에서도 많이 봤고 자연친화적인 것은 한국에서도 많이 봐와서 감흥이 없었다. 마트리 만디르에서 명상을 하면 그렇게 좋다고 해도, 그래봤자 가만히 멍 때리고 있는데 장소가 뭐가 그렇게 중요한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일단 밥을 먹으러 Solar kitchen으로 향했다. 특이한 점은 solar kitchen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you don't have card my friend?”
오르빌에 있는 모든 식당은 카드만 받았다. 카드는 visitor’s center에서 받아서 써야 했다. 인도에서 항상 잔돈 문제로 상인들과 싸웠었는데 그런 문제를 안 겪을 수 있다니 너무 좋은 것 같았다. 처음엔 특별하다고 눈치 못 챘지만 계속 오르빌을 걷다 보니 오르빌의 독특한 시스템이 눈에 띄었다.
곳곳에 배치된 전기 충전소는 오르빌의 친환경 철학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함께’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오르빌은 자연을 지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는 게 보였다. 델리에서 실패했던 도로 한편마다 전기 충전소가 자리 잡고 있었고, 전기 스쿠터와 릭샤가 끊임없이 오가는 모습을 보니 오르빌이 환경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느껴졌다. 저녁 9시 이후로 serendipity guest house는 불을 켜 놓으면 전기를 아껴달라고 우리를 혼내기도 했다. 내가 아는 인도와는 정말 다른 모습이었다. 심지어 힌디어가 안 통하는 곳이고 타밀어나 프랑스어가 통해서 정말 인도 처음 온 기분이었다. 아빠’라는 말이 계속 들렸는데, 알고 보니 타밀어에서도 ‘아빠’라는 단어를 쓴다고 했다. 처음엔 나를 놀리는 줄 알았지만, 이내 사람들의 반응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여행에서 먹는 건 빼놓을 수 없지만 인도 음식은 잠시 빼놓을 필요가 있다. 그래서 난 그 지역에 한국 식당이 있는지 항상 찾아본다. 오르빌에는 ‘너와 나’ 한식당이 있었고, 어른들에게 본격적으로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한식을 먹어놓아야 한다고 설득했다. 물갈이를 경험하지 못했던 분들은 이제 여행 시작인데 뭔 한식이냐고 그러셨지만 나를 전적으로 믿어달라고 말하며 한식당을 가게 됐다. 비빔밥도 맛있었지만 식당에서 들은 얘기들은 오르빌을 더욱더 매력적이게 느껴졌다.
오르빌의 모든 가게는 공동체 소유이고, 직원들은 월급을 받으며 일한다. 이곳에서는 개인의 이익보다 모두의 발전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노동도 하나의 공유 자원으로 활용된다.” 노동력은 그중 가장 쉽게 공유할 수 있는 자원이었고 오르빌에서 월금 50만 원이 넘으면 굉장히 많이 버는 것이라고 한다.
“어쩌다가 어른들이랑 여행하게 됐어”
너와 나 사장님은 어른 9명과 여행하는 나를 안쓰럽게 봐주셨다. 그리고 자기 아들이 있는데 오르빌에 있는 동안 아들이랑 한번 지내보라고 권해주셨다. 히피처럼 사는 그와 대화하 보면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하셨다. A는 오르빌에서 자란 덕분인지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이 달랐다. 자유롭고 개방적인 태도, 그리고 모든 것에 호기심을 가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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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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