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온라인수업 #자기주도학습
2020년 겨울을 기억하는가. 개인적으로는 내게는 2020년 봄이 더 충격이었다. 벚꽃 피던 4월에 찾아온, 온라인 개학. 학교의 특성과 구성원 그리고 지역의 상황이 모두 다르므로, 학교마다 운영하는 방법도 다 가지각색이었다. 누구나 처음 겪는 이 상황, 그야말로 대혼란의 시대. 학교에선 매번 뒤늦은 네이버 공문을 기다렸고 몇 번이고 학사일정과 교육계획이 바뀌었다.
그래도 교사들의 집단 지성, 그리고 교사 특유의 (툴툴대면서도 시키는 건 일단 어찌 됐든) 성실하게 해내는 성향이 합쳐져서 어찌어찌 이번 학기가 굴러갔다. 응원은커녕 욕을 먹어도,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어찌 됐든 할 수밖에 없는 것은 학생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교사가 포기해버리면 학생들이 그대로 남겨지니까.
교사는 교육 전문가이지, 영상 제작 전문가가 아닌데-와 같은 말을 속으로 몇 번이고 씹어 삼키면서, 지금까지 배워본 적도 해본 적도 없는 일이지만 학생들에게 최대한 양질의 콘텐츠로 수업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기획하고 자료 만들고 촬영, 편집까지 꼬박 며칠이 걸린 적도 있었다.
어쨌든, 말할 수 없는 것엔 침묵하라고 했다. 코로나 시대의 학교에 대해선 아직까지 내가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나 통찰력에 대한 자신감이 없으므로, 하고 싶은 말은 많으나 하지 않고 이 정도로 마무리하는 것이 낫겠다. 그러니까 그냥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코로나19'라는 변수 때문에 많은 것이 변했다는 이야기다.
그 중에서 온라인 기술의 발전과 인터넷 사용 시간의 증가는 아무도 부정하지 못할 변화일 것이다. 이제는 과외도 원격으로 가능하다며 광고를 한다. '메타버스'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진 것도 코로나 이후의 이야기다. 또한 코로나로 인해 집에서 생활을 하면서 청소년들의 인터넷,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늘었다는 뉴스 보도와 통계도 자주 보인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늘었다는 것은 결국 미디어에 노출되는 시간이 늘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수업조차 원격으로 가능한 온라인 시대, 온 사방에 널린 미디어에서 누구나 나를 따르라고 떠드는 시대, 끊임없이 이어지는 영상들 속에서 길을 잃는 시대에서 학습자가 스스로 주체가 되는 ‘자기주도학습’ 능력은 더욱 중요하다.
그동안 교육의 패러다임이 ‘학생 중심’, ‘배움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학습자의 주체성과 자발성은 이전부터 계속 강조되어 왔다. 교사들은 일방적인 지식 전달이 아닌, 실제적 맥락 속 상호작용을 통한 지식의 구성이 일어날 수 있게끔 다양한 교수학습 방법 및 평가를 통해 수업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 우세해졌고, 이때 교사들은 학생들의 배움을 돕는 ‘조력자’가 된다.
교육계의 화두가 된 지 오래인 ‘과정중심평가’의 핵심 중에 하나는 교사의 ‘피드백’을 통한 성장이지만, 심지어 이 ‘피드백’도 학생이 스스로 ‘내면화’, 즉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물론 교사들도 최대한 학생들과 상호작용하며 동기를 유발하고 학생들이 끝까지 수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게끔 여러 가지 노력들을 해야 한다. 그러나, 교사들의 노력만큼 학습자들도 적극적으로 본인의 배움을 구성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즉, 학습자 또한 자신의 배움에 책임을 져야 한다.
이에 더하여 수업조차 원격으로 가능한 온라인 시대, 온 사방에 널린 미디어에서 누구나 나를 따르라고 떠드는 시대, 끊임없이 이어지는 영상들 속에서 길을 잃는 시대에서 학습자가 스스로 주체가 되는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본다.
*자기주도학습(Self-directed learning) : 학습자가 배움의 주체가 되어 스스로 목표와 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자신의 인지, 정서, 행동을 점검하고 관리하며 학습 과정을 주도해 나가는 학습활동.
나는 학창 시절, 학원에 다니지 않고 반 1등을 해왔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까 양심에 찔려서 하나만 고백하자면, 중학교 3학년이 되어 뒤늦게 외고를 가고 싶어서 여름방학 때 영어 학원을 잠깐 다니다 끊었다. 당시 ‘분필’을 영어로 못 써서 최하위 반에 배정되었는데, 피나는 노력 끝에 반을 차근차근 올라갔지만 아무래도 늦바람이 들어 준비한 내가 외고에 들어가기엔 무리였는지 입시엔 떨어졌다. 그래도 그 여름 방학, 이를 갈고 영어만 공부한 덕분에 고등학교 영어는 비교적 수월하게 배웠다.
고등학교 3학년 때도 그 당시엔 외부 영어 시험 점수가 생기부에 들어가던 시절이라서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는 부분을 보완하고자 또 영어 학원을 잠깐 다녔다. 그런데 내가 필요해서 잠깐 다녔던 그 학원 빼고는 과외 한 번 안 받았다.
갑자기 왕년의 자랑을 늘어놓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지금과 내가 중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이 10년 이상의 차이가 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으니, 그때의 경험을 가지고 학생들에게 잔소리를 하려는 것도 아니다. 다만, 내가 교육에 관한 것들 중에 가장 먼저 ‘자기주도학습’을 주제로 글을 연재하기로 결심한 진정성을 말하고 싶어서이다.
대학교에 입학하고, 임용고시를 준비하면서,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공부해 온 것이 내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되었는지 느꼈다. 그리고 이제 교사가 되고 나니 또 하나의 바람이 생겨났다.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길러줘서 사교육에 끌려다니는 것이 아니라 영리하게 사교육을 이용할 수 있는 학습자로 만들고 싶다는. 일단은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이야기라도 시작한다면, 조금의 변화라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자기주도학습이란, 학습자가 배움의 주체가 되어 능동적으로 자신의 배움을 이끌어나가는 것이다. 무조건 고립되어 혼자 공부하는 것을 자기주도학습이라고 하진 않는다.
마음은 있으나, 방법을 몰라서 막연함만 느끼고 있었던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글에서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기르기 위한 다양한 방법과 실제적인 활동지들을 정리하여 차근차근 ‘무료’로 전달할 것이다. (작정하고 시작한 연재물이니 부디 많이 읽히고 공유되길... 바라지만 뭐... 안되면 어쩔 수 없고...) 이런 글쓰기 플랫폼의 장점이 그런 거 아닌가. 그리하여 배움의 주인이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나의 글이 자신의 목표를 찾는, 혹은 그것에 가까워지는 데 도움이 되는 성장판이 되었으면 한다.
중요한 건 실천이다.
*아래의 글들을 참고하세요.
https://brunch.co.kr/@subeenist/40
https://brunch.co.kr/@subeenist/43
https://brunch.co.kr/@subeenist/47
https://brunch.co.kr/@subeenist/51
https://brunch.co.kr/@subeenist/12
https://brunch.co.kr/@subeenist/61
https://brunch.co.kr/@subeenist/64
https://brunch.co.kr/@subeenist/69
https://brunch.co.kr/@subeenist/71
https://brunch.co.kr/@subeenist/86
https://brunch.co.kr/@subeenist/91
https://brunch.co.kr/@subeenist/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