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밤과 꿈 Oct 30. 2024

그때, 송정 해변에서


 멀리,  남해 바다 송정 해변에서

 마주한 공허가 깊다

 어두운 밤바다

 바라보다 마음이 먹먹

 천길 낭떠러지로 웅덩이를 본

 그때 나는 깨달았다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마음에 바다와 같이

 깊고 먹먹

 웅덩이를 만드는 일이라는 것을

 웅덩이를 다 채우고도 넘쳐

 마음을 흠씬 적시는

 그리움에 중독되는 일이라는 것을

 끝내 그리움마저 메말라

 마음이 바스러져 흩어지면

 사라진 마음자리에

 염병할 공허 만이 남으리라는 것을


 울컥하고 무너지는 밤바다가

 빈 가슴을 쓸어내리며

 통곡하는 소리에 귀를 열다

 사랑은 저와 같이

 외로움에 몸서리를 치는 일이라는 것을

 송정 해변에 와서 깨달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