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하던 중, 같은 헬스장에서 그리워했던 전 연인을 마주쳤다
2년 전, 지금 일하던 곳에서 자연스럽게 서로가 서로에게 스며들었던 날
과거 우리만의 세상이었던 지금 이맘때 여름 시절이 영화 장면처럼 스쳐갔다
서로의 온도, 속도가 너무 잘 맞았고,
이렇게 깊어질 줄은 예상치도 못했다
짧은 3 달이었지만 단기간에 너무 많은 추억과 함께 깊어졌었다
어느 날은 그는 내 엄지 손가락에 멍을 언제 스치듯 보고는
다음날 타박상 연고와 비타민을 사서 내게 주었다
사용법을 설명하면서.
또 어느 날엔 색색의 영양제들과 쪽지, 그리고 잘 씻은 방울토마토를 주었다
그리고 쪽지 안엔
영양제 별 설명과 함께 좋은 하루를 보내라는 응원의 메시지가 써져 있었다
하루는 만나기 전 꽃 한 송이를 주며
오늘 무슨 날이냐며 웬 꽃이냐며 너무 행복해하는 나를 보며
흐뭇하게 바라보며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즐겁게 데이트를 하고 나서 산책 후 헤어지기 아쉬워하던 때,
따뜻하게 안아주며 처음보다 더 사랑한다며
늘 담백하게 과하지 않게 진심을 표현해 주었다
왜 헤어졌냐고 묻는다면,
그저 내가 사랑 앞에서는 많이 서툴고, 마냥 장난감을 안 사주면 토라져버리는 아이처럼
성숙하지 못했다
그때마다 늘 그는 이유 없이 어두워진 나의 눈치를 보기 바빴고
그때마다 화내지 않고 부드러운 어투로 내가 잘못했다며, 미안하다며
하지만 이제 앞으로는 극단적으로 잠수를 탄다거나 회피하지 말고 말해달라고 부탁했었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글을 쓰는 순간에도 미안한 마음에 눈물이 난다
헤어지자 한 건 그였지만, 이별 후에도 많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았지만 외면했다
더 미련 갖지 않기 위해서, 아직 미련이 있는 내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아 더 차갑게 굴었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그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눈앞에 네가 있는데도 그냥 바라만 봐야 했어 너무 미안해서
물론 2년이 흐른 지금, 혼자 있는 시간을 많이 보내면서 많이 배우고, 성숙해지고, 단단해졌어
지금은 예전과는 다르다고 느낄 만큼.
그땐 내가 많이 미성숙했어.
불편한 상황이 생기면 대화보단 단절하고, 내 방식이 너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되었을지
이제야 깊이 이해하게 됐어.
너는 얼마나 외롭고 답답했을까,
그걸 왜 그땐 보지 못했을까 하는 마음에 미안함이 자꾸 남더라.
그 시절의 나는 내 감정을 다루는 법도, 사랑을 지키는 방법도 잘 몰랐던 것 같아
시간이 지나고 많은 걸 배우고 나니 네가 얼마나 이 관계를 위해서 노력했는지 선명하게 느껴져
헤어지자는 긴 글의 문장 중에 ‘본인보다 더 많이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서 더 사랑받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 던 너의 말이 이제는 이해가 돼
아직도 많이 사랑하지만 놓아주어야 할 거 같은 너의 심정이 얼마나 미어졌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