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악'을 들여다보다.
편의점에서는 필수로 팔아야 하는 품목들이 있다. 그중 하나는 쓰레기봉투이고, 또 다른 하나는 담배다. 여러분은 혹시 담배를 어디서 구매하는가? 나는 비흡연자라 담배를 구매한 적은 없지만, 일반 마트에서 담배를 본 기억이 거의 없다. 주로 편의점에서만 볼 수 있었고, 지금도 그렇다.
담배 한 갑의 가격은 현재 4,500원이다. 흡연자들에게 이는 거의 매일 소비하는 품목이라고 볼 때, 결코 싼 금액이 아니다. 고정적으로 지출하는 분들이 많고 개당 가격도 적지 않은 편인데, 흥미로운 점은 이렇게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왜 다른 곳에서는 취급하지 않을까?
실제로 담배는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품목 중 하나이지만, 편의점 주인들에게는 큰 수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점주님 말씀으론 이랬다. 담배의 마진율은 고작 8퍼센트에 불과하다. 그러면 이걸 편의점이 다 가져가냐. 그것도 아니다. 부가세 등 추가 세금으로 빠지는 금액을 제한 나머지를 본사와 7대 3으로 나눈다. 100원~200원 남짓인 셈이다.
이 말은 뭐냐. 담배 한 갑을 실수로 누락하면 그 주의 담배장사는 망한 거나 마찬가지다. 한 갑으로 얻을 수 있는 편의점 점포가 담배 한 갑으로 얻는 이익을 100원으로 계산했을 때, 누락한 담배 한 갑을 메꾸려면 45갑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의점에서 담배를 계속해서 판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담배가 '유인 상품'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담배를 사러 온 고객들이 다른 상품도 함께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전체적인 매출 증대에 기여한다고 설명하셨다. 담배를 팔지 않으면 본사에서 편의점 개설을 안 해준다고 하셨다.
하지만 이런 전략이 항상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담배만 사고 나가는 손님들도 많다. 담배 재고 관리도 큰 부담이다. 편의점 눈에 보이는 곳에 비치된 담배 가격만 점주님 말로 수백만 원이다.. 아래 선반에 재고로 쌓여있는 담배는 더 많다. 천만 원은 훌쩍 넘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담배는 편의점 운영에 있어 '필요악' 같은 존재다. 판매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판매한다고 해서 크게 이익이 되는 것도 아니다.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하지만 편의점에서 일하면서 담배를 집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종종 죄악감을 느낀다. 특히 이번에 담배 재고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그 감정이 더욱 강하게 들었다. 수많은 담배 갑을 세고 정리하면서, 이 작은 상자들이 누군가의 건강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담배를 찾는 손님들의 얼굴, 그들의 기침 소리, 담배 연기 냄새... 이 모든 것이 나의 양심을 무겁게 만든다. 하지만 이것이 내 일의 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편의점 운영의 필요악, 그것이 바로 담배 판매다. 이런 모순된 감정 속에서 일한다는 것이 때로는 힘들게 느껴진다.
이렇게 우리는 살아가면서 종종 '필요악'과 마주친다. 좋아하지 않거나, 심지어 손해를 볼 수도 있는 일들을 해야만 하는 상황 말이다. 하지만 이런 경험들이 우리를 성장시키고, 더 큰 그림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사실이다.
편의점 점주들이 이익이 되지 않는 담배 판매를 통해 고객 유치와 전반적인 매출 증대를 꾀하듯, 우리도 당장은 힘들고 불필요해 보이는 일들을 통해 예상치 못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어쩌면 이러한 '필요악'들을 어떻게 다루고 극복하느냐가 우리 삶의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일지도 모른다.
결국 성공적인 삶이란, 좋아하는 일과 해야만 하는 일 사이의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일 것이다. 때로는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장기적인 이익을 위해 인내하는 것이 삶에서 필요하게 느껴진다. 편의점 점주들이 낮은 수익성에도 불구하고 담배를 판매하는 것처럼, 우리도 당장은 힘들고 불필요해 보이는 일들을 통해 예상치 못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다음에 편의점에서 담배를 구매하거나 판매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잠시 멈춰 서서 생각해 보자. 그 작은 담배 한 갑 속에 우리 삶의 축소판이 담겨있음을...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필요악'들이, 어쩌면 우리를 더 나은 미래로 이끄는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결국 이러한 상황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하느냐가, 우리 삶의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